매거진 기다릴께

공원에 숨은 비경이 있다

by 한명화

찬겨울이 왔어도 바람이 불어도

둘이서 데이트 즐기는 곳

작은 호수에는 작은 소나무숲 섬이 있고

호수를 내려다보는 정자가 있는 곳

호수를 즐기러 들어서려면

입구양쪽 옆에서 천연덕스런 미소로

어서 오라 반기는 할망과 할아방

오늘도 왔네요 인사하며 곁을 지나면

신선들 찾아와 즐기시라고

멋진 장기판이 기다리는 곳

어제는 빨간 통에 장기알 있었는데

사라진 장기알 기다리는 슬픈 돌장기판

바짝 말라버린 낙엽들처럼

내려주는 물길 없어 멈춰버린 물레방아

옛 노래 부르며 돌고 싶은데

비 오는 여름 기다리고 있다고

물레방아 하소연에 짝꿍 다가가

슬쩍 손길 얹어 돌려준다

천천히 돌아가는 물레방아는

기지개 켜게 도와주어 고맙다며

올 때마다 그 손길 잊지 말라고

해태 두 마리 엎드리고는

마주 보며 으르렁 이빨 내어놓고

온 힘으로 멋진 돌다리 펼쳐 놓았으니

걱정 말고 사뿐사뿐 건너보라 한다

너희 모습 보니 힘든 것 같은데?

절대 아니라며 즐겁게 건너란다


분당 중앙공원에 숨은 비경

아는 이들만 즐겨 찾는 작은 호숫가

옛날 옛적 이야기가 쏟아질 것 같은

아늑하고 조용한 숨은 비경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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