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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씩씩한 종윤아빠 Jan 09. 2018

17. 가성비는 가고 가심비가 대세

마음을 행복하게 하는 소비

오늘 쓰려고 했던 감성마케팅 자료를 웹에서 뒤적거리다 '플라시보 소비'라는 단어를 보았습니다.

2018년 트렌드 키워드로 소개되어 있는 플라시보 소비

우리가 집중해야 할 소비자 접근 방법이 시장 전체의 트랜드가 된다는 것은 한편으로 씁쓸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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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목적을 구축하기 위해 이용하는 수단으로서 일반적으로 4P라는 것을 고민합니다.

제품(Product), 가격(Pricing), 장소(Place), 촉진(Promotion)

여기서 말하는 제품과 가격은 

단순히 형상화된 상품 그 자체가 아니며,

제품에 붙어 있는 가격표상의 가격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제품이라는 것은 단순히 제품이나 서비스 자체를 말하는 것 이외에 그 제품이나 서비스가 제공하는 포괄적인 혜택(Benefit)을 의미합니다.

가격이란 제품의 가치를 객관적인 수치로 표현한 것입니다.

이러한 가격도 생산자나 판매자 입장에서 벗어나 소비자 입장에서 분석하는 소비자 가격(Customer cost)이라는 용어가 있을 만큼 가격은 바라보는 입장에 따라 표현하는 방법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됩니다.


여러분은 제품의 가격을 어떻게 정하고 계신가요?

원가에서 마진율을 붙여 일괄로 계산 하시나요?

주변 상권의 가격을 참고해 평균치로 혹은 최저가로 계산 하시나요?


커뮤니티비즈니스와 같이 관계망을 기반으로 사업이라면

생산적인 소비자 활동을 고민하는 사업이라면 

우리의 가치가 적절한 가격으로 교환되기 위해서 더 적극적인 고민과 대응이 필요합니다.


예를 들어 딸기라는 상품으로(비슷한 크기의 제품)

우리 생협 매장에서는 유기농 딸기를 1kg에 17,000원에 팔고

이마트에서는 유기농 딸기를 15,000원에 팔고

마트에서는 일반딸기를 12,000원에 판다고 가정해 볼 때


우리는 가격을 이마트 수준으로 내리는 것이 맞을까요?

아니면 같은 유기농이라도 

우리 딸기를 재배한 농인이 어떤 분이고, 

어떻게 농사를 지엇고, 

이런 소비가 착한 소비이고,,,,, 

등등을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 맞을까요?

(좋은 판매는 설명이 길어지면 안됩니다ㅠㅠ)


우리는 좋은 소비방법을 '가성비'라는 단어로 통칭해 왔습니다.

가격대비 좋은 성능

그 말은 반대로 비슷한 성능이라면 가격이 싸야한다는 무한 가격 경쟁을 의미합니다.

성능이라는 것이 명확히 들어나는(그 조차도 정확하다 말하기 어렵지만ㅠ) 컴퓨터나 자동차 같은 공산품은 비교가 가능하다지만 식품이나 서비스 상품들은 상대적으로 비교 자체가 매우 어려울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좋은 물건 싸게 팔기'에서는 결코 자본으로 밀려드는 대기업을 이길 수 없습니다.

가성비는 우리에게 불공정한 운동장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벙법은 무엇일까요?

가성비가 아니라면 가심비로 접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격대비 마음의 만족

그 유기농 딸기를 재배하는 농장에 방문해서 체험도 하고

농장에서 상품성이 떨어지는 딸기들을 따로 매입해 사람들이 모여 딸기잼도 만들고

농민이 직접 써 준 '우리 딸기 홍보 문구'나 농장 사진들을 상품 옆에 전시해 둔다면

같은 유기농 딸기라도 이제는 이마트의 딸기와는 다른 '나의 딸기'가 됩니다.


친환경 쌀이야기를 해 볼까요?

쌀이야말로 식생활에 가장 중요하고 소비도 많은 상품입니다만 친환경 쌀은 가격이나 품질 비교등의 여러 사유로 과일등의 상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요가 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저희 마을생협에서는 고민 고민하다 도정기를 구입했습니다.


예전에 10kg에 30,000원 판매했던 무농약쌀을 

이제는 나락을 가져와 직접 도정해서 1kg단위(3,000원~3,500원)로 판매를 합니다.

원하는대로 분도를 정하고 원할 때 즉석 도정된 쌀을 구입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바로 도정하니 밥맛도 좋고

언제든 소량 구매가 가능하니 집에 쌓아둘 필요도 없고

단순히 쌀을 사고 팔던 매장에서 도정을 하면서 쌀에 대해 이야기 할수 았는 공간으로 변했습니다.

우리의 가치를 더 확실히 표현하면서 차별화 된 상품을 만들고

소비자는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포지션이 더 적극적으로 바뀌었고 만족도도 높아졌습니다.


플라시보 효과에 대해 들어보셨을겁니다.

효엄이 있다고 환자에게 제공하는 가짜 약이 실제 환자의 상태를 호전시킨다는 의약 용어이자 심리학 용어입니다. 환자가 이 약이 효과가 있다고 믿음으로써 생기는 증상으로 일종의 자기암시 혹은 자기중족적 예언이라 할 수 있습니다.

플라시보의 어원은 ‘마음에 들다’는 뜻을 가진 라틴어입니다.

마음에 드는 것에 대해 우리는 실제보다 높은 가치를 부여하게 됩니다.

생협 매장의 제품과 똑같아(완전히 똑같다기 보다는 비교하기 애매한 상품) 보이는 상품이 이마트에 있다해도 우리가 이 상품에 부여하는 의미가 달라지면 우리는 이 상품에 더 큰 가치를 부여합니다.


플라시보 소비는 이성적인 판단이 아닌 마음의 만족을 충족하는 소비를 의미합니다.

성인용 장난감-캐릭터 상품들, 인형 뽑기방과 같은 사행성 상품들도 이와 같은 시대상을 반영합니다.

작년 유행했던 단어중 '탕진재머'를 기억하시나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돈을 탕진하면서 재미를 느끼는 소비자를 일컫는 말로 탕진잼(탕진+재미)에 er을 붙여서 탕진재머라는 이름을 지었습니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가 아니라

나는 소비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가 현대사회의 자기 존재확인입니다.


즉 소비는 자기 존엄을 확인하는 길이지만 실제로는 소비를 통해 사람들은 더 대상화되고 더 고립되어 갑니다.


우리가 생산적 소비자를 부르짓는 것은

소비자가 되지 말자,

혹은 소비를 하지 말자가 아니라

자기 존엄을 관계망속에서 생산-소비활동에서 확인하고

자기 존엄을 실천적 소비자 활동을 통해 실천하고자 함입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에 있어 제품은 정형화된 물건 하나가 아니라 소비자가 공감하고 공유할수 있는 그래서 자기 이야기가 투영될수 있는 대상이 되어야 합니다.

커뮤니티비즈니스에 있어 가격은 표기되어 있는 가격표가 아니라 소비자가 기꺼이 지불하고 얻을수 있는 유무형 만족도와 가치의 총계입니다.


화폐의 교환이 아닌 가치의 교환이 되기 위해서는 

유형의 상품에 대한 개선과 발전뿐 아니라 

무형의 만족에 대한 개선과 발전이 반드시 동행되어야만 됩니다.




감성팔이와 커뮤니티비즈니스의 감성마케팅은 구분되어야 합니다.

감성팔이는 듣는 사람이나 보는 사람의 감성을 자극할 만한 이야기를 함으로써 물질적, 또는 정신적인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행위입니다. 문제의 본질을 흐리고 다른 이익에 기댄다는 점에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됩니다.

감성팔이의 가장 큰 문제는 동일한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다는 것입니다.

한쪽의 이익을 위해서 공유되지 않은 가치와 감성을 강요하는데 있습니다. 

법원에 출두하는 기업인들은 항상 휠체어에 따고 나타나고

선거철만 되면 정치인들은 시장에서 국밥을 먹는 사진을 올리는 것은 감성팔이의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감성마케팅은 우리의 가치를 공유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야합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감성마케팅은 개인이 자존감을 높이고 이를 관계망에서 풀어내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따라서 '가심비'를 통해 소비자의 입장에서,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할수 있는 사업이 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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