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사장님은 홍반장^^
안심생활협동조합의 이사장님은 마을의 제일 큰 언니입니다.
신랑은 마을의 제일 큰 형님이자 큰 어른이고 이사장님은 큰 형수님이자 사모님이십니다.
몇년동안의 운영상의 어려움과 연속된 적자로 누구도 이사장직을 맡으려 하지 않을때 흔쾌히 협동조합 이사장직을 맡아주신 의리의 큰 언니입니다.
이사장님이 찍힌 사진을 찾아보려 작년 1년치 사진들을 싸그리 찾아보았지만 이상하게 이분이 정확히 나온 사진을 잘 없습니다.
가끔 사진에 나타나는 모습도 무언가 바삐 다니시는 뒷모습이거나 거리가 멀거나,,,,,
겨우 찾아낸 것이 땅과 사람이야기(안심생활협동조합에서 운영하는 마을까페겸 생협매장)에서 진행하는 동아리 프로그램에 같이 활동하시는 사진 하나.....
마을살이 10년
마을의 단체 모임이 20여개가 넘지만 우리 이사장님은 새로운 캐릭터의 리더입니다.
매장에 나오셔도 카운터에 계시거나 의자에 앉아 계시는 모습을 거의 볼수 없습니다.
(그러니 사진도 거의 없나 봅니다.)
구석의 주방에서 무언가를 손질하시고 무언가를 만드시고 무언가를 정리하고 계십니다.
특별히 자기 주장을 크게 내시지도
그렇다고 회의나 모임에 빠지시지도 않습니다.
사람들의 부족한 부분을 조용히 채워주시지만 항상 제자리에서 지켜봐주시고 귀 기울여 주십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대표, 이사장님의 모습은 아닐겁니다.
우리의 상황이 항상 어렵고 현실이 녹녹치 않기 때문에
회의는 언제나 치열하고
실행은 언제나 전투적이었습니다.
우리의 마을살이가 어느새 생존을 걱정하는 전쟁이 되었고
우리의 리더는 이런 전쟁의 선두에 서서 논의를 이끌고 실행을 독려했던 캐릭터로 각인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대표가 모든 것을 주도하는 것에 익숙해져 있었지만
리더가 앞이 아닌 뒤에서 서포트 해주는 새로운 환경은 정체가 아니라 새로운 목소리를 만들어 내기도 합니다.
리더가 아니어도 또 누군가는 자기 목소리를 내고 또 누군가는 앞장서 실천을 종용하고 앞서 달려갑니다.
그렇다고 리더가 중요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아니 더 중요해지고 더 신뢰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가장 신뢰하는 사람은 가장 목소리가 큰 사람도 가장 앞장서는 사람도 아닐겁니다.
항상 같은 자리에서 비켜봐주는 사람
항상 필요한 곳에서 발견되는 사람
항상 내 말을 귀 기울여주는 사람
마을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앞장서 가는 사람이 아니라 가장 뒤에서 사람들을 챙기고 밀어주는 사람일지도 모릅니다. 표나지 않고 주목받기 어려운 곳이지만 필오한 틈을 매꾸어주고 지탱해주는,,,,,
어찌 보면 마을에서 체격적으로는 제일 왜소해보이는 이사장님이
오늘따라 더 커다랗고 듬직해 보입니다.
노자의 도덕경에 이런 구절이 있습니다.
太上下知有之(태상하지유지) 최상의 군주는 백성들이 다만 임금이 있다는 것을 알 뿐인 군주이다.
其次親而譽之(기차친이예지) 백성들이 다정함을 느끼고 칭송하는 것은 그 다음이다.
其次畏之,(기차외지) 지배자를 두려워하는 정치는 그 아래이며
其次侮之(기차모지) 백성들이 업신여기게끔 되면 가장 낮은 지배자다.
우리의 조급함이
우리의 성과주의가
우리 스스로의 신뢰를 무너트리기도 합니다.
속도와 효율에서 벗어나 우리의 관계, 그리고 공동체의 신뢰를 다시금 고민해 본다면
가장 훌륭한 리더는 존재하는 것만으로 의미를 가지는 존재이고
때로는 아무것도 하지 않는 리더가 훌륭한 리더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