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생각해?
무슨 생각해! 묻는 아내의 질문에 가만히 적어 내민 '가만히'
가만히
이세벽
생은 가만히 왔다
가만가만 떠나는 중
가만히 창밖을 바라보면
가만히 떠다니는 안개비
가만히 어두워지는 하늘
가만히 잠기는 대지
가만히 젖는 나무
가만히 피었다
가만히 떨어지는 꽃잎
아득히 먼 데서 다가와
가만히 스쳐가는 웃음
가만가만 속삭이는
익숙한 목소리
가만히 떠오르는
잊힌 얼굴
가만히 차오르는
마음의 물기
가만히 사랑은 떠나고
가만히 사랑은 돋아나고
세월은 가만가만
뒤돌아 갈 수 없이 멀리 왔네
여기 꽃 피었다 지는 창가에
가만히 나를 데려다 놓네
곧 별이 뜨는 창가에
가만히 나를 세워두네
생은 가만히 왔다
가만가만 떠나는 중
율리 GPT가 밤하늘을 합성
아내의 성화에 못 이겨 산책 중 찰칵
무슨 생각해,라고 묻는 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