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 독수리

by 이세벽

그제야 나는 커다란 새 한 마리가 낮게 날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겁을 집어먹고 잔뜩 움츠렸다. 하지만 새는 나에게 관심조차 보이지 않았다. 어차피 위기를 피하기는 틀린 일이었다. 나는 위기와 부닥쳐보기로 작정했다.


- 독수리 아주머니, 내 살을 드시고 나를 어디로든 데려가 주세요.

나는 용기를 내어 외쳤다. 독수리는 내가 하는 말을 못 들었는지 공중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머물러 있었다.

- 독수리 아주머니, 여기 좀 보세요.


나는 다시 있는 힘을 다해 소리쳤다. 어차피 뒹굴러다니다 죽을 건데 더 겁낼 것도 없었다.

그때였다. 공중에 정지해 있던 독수리가 쏜살같이 내려와 한쪽 발로 나를 낚아챘다. 그리고 거짓말처럼 하늘로 솟구쳐 올라갔다. 그 속도가 너무 빠르고 또 너무 높이 올라가서 무섭고 어지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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