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기상은 아니더라도 나는 아침 5시에서 6시 사이에는 일어난다. 아침잠이 많은 아내는 그런 날 늘 영감이라고 놀려대지만 일찍 일어나면 혼자서 할 일이 많아서 좋다. 언제부터인지 아침에 일어나 눈을 뜨는 순간 혼자서 중얼거리는 말이 생겼다. 딱히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대략 '오늘도 잘해보자', '좋은 하루다', '나는 괜찮다' 등등 희망적이고 긍정적인 말을 나지막이 읊조린다.
수많은 자기 계발서에서 그랬던 것 같다. 긍정 확언, 자기암시 등등... 나도 그래서 그런 습관이 든 것이다. 효과가 좋다. 요즘은 주로 '나는 운이 좋다'라는 자기암시를 한다. 구체적 단어보다 그냥 이 말이 좋다. 포괄적 개념이라 콕 집어 말 안 해도 다 잘 될 거 같은 생각이 든다. 위험한 일을 하다 보니 저 '운'이라는 말이 결코 가볍게 볼 단어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기에 어쩌면 나에겐 가장 어울리는 자기암시다.
하지만 너무 희망적 말만 믿어서는 안 될 일이다. 나의 일을 놓고 보자면 일단 그렇다. 사람 목숨이 오락가락하는 사고 현장에서 희망과 현실은 철저히 구분되어야 한다. 119구조대원의 능력이 모든 사람을 살릴 수는 있는 초인적 그 무엇이 아니기에 현장에서는 현실을 냉철하게 바라봐야 한다. 희망을 말하기에는 사람의 힘으로 도저히 어쩔 수 없는 현실이 있기도 마련이다. 무조건 잘 될 거라는 말은 그런 현실 앞에서 공허하게만 들린다. 안타깝게도 나는 이러한 현실을 자주 목도한다.
살기 힘든 세상이다. 하지만 희망을 말한다. 속을 들여다보면 과연 희망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특히 젊은 세대들의 미래에 대한 희망은 무엇일까? 주식? 비트코인? 혹여 부의 대박을 희망이라 말하는 것은 아닐까? 내가 보기에 그것은 희망이 아니라 허상이다.
주식이나 비트코인이 나쁘다는 게 아니다. 희망이라는 것을 그곳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하루 종일 파랗고 빨간 휴대전화를 바라보고 있는 현실이 과연 희망이라고 말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자신의 현실을 파악하고 거기서부터 한 계단, 한 계단 밟고 올라서 당찬 각오가 희망이 아닐까라는 말이다.
막연히 잘 될 거라는 희망보다 현실을 봐야 한다. 철저한 자기발견을 통해 내일을 설계해야 한다. 희망은 그러한 설계에 좋은 연료로 써야 한다. 잘 될 거라는 믿음은 현실에 바탕해야 한다. 아무것도 행동하지 않으며 희망만 입에 달아본들 달라질 것은 없다. 미래는 말이 아닌 행동으로 만들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