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의 첫 인연, 해양대학교 입학.

고등학교 때 제 꿈은 해군사관학교에 입학하여, 하얀 정복을 칼 같이 입는 장교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당시 봤던 ‘태풍’이라는 영화에서 하얀 제복을 멋지게 입은 이정재 배우를 보고, ‘아 나도 저렇게 멋진 제복을 입을 수 있는 해군사관학교에 가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하지만 사람 일이라는 게 뜻대로 풀리지 않듯이, 사관학교 입학 신체 검사에서 탈락하고 무엇을 위해 공부를 해야 하는지 해군장교가 아니면 내가 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 깊은 고민에 빠졌습니다.

목표를 잃어버린 채 기계적으로 공부를 하고 있었던 그 때, 저와 바다의 첫 인연을 맺어준 해양대학교와의 운명적인 첫 만남이 시작됩니다.


해양대학교에 재학중이던 고등학교 선배님이 해양대학교 홍보를 하기 위해 모교를 방문한 것입니다. 하얀 제복을 입고 반으로 들어온 선배는 해양대학교의 비전과 장점에 대하여 1시간 동안 자세히 설명하였습니다.

해양 대학교라는 곳은 한 번도 들어본 적도 없고, 생각해 보지도 않은 곳이었지만 선배의 자신감 있는 눈빛과 목소리, 그리고 선배가 이야기하는 해양대학교의 비전이 썩 괜찮게 들렸습니다.

해양 대학교를 졸업하고 군대 대신에 3년간 배를 타면1억이라는 돈을 모을 수 있고, 승선경력을 살려 해운회사, 조선소, 해양 공무원, 해양 경찰 등 전문 분야에서 일할 수 있다는 선배의 말이 제 귀를 쫑긋하게 만들었습니다.

100% 확신까지는 아니었지만, 해양 대학교에 가면 제 앞가림은 하고 살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에 해양대학교 입학을 결심하게 됩니다.

이렇게 저와 바다의 인연은 해양대학교 입학이라는 첫 단추로 시작이 되었습니다.


하얀 제복을 멋지게 차려 입은 상상속의 제 학교 생활과는 달리, 해양대학교 1학년 생활은 저에게 고난과 인내의 시간으로 기억됩니다.

친구들은 대학교 1학년 때 캠퍼스의 낭만을 외치며, 잔디밭에 둘러 앉아 밤이 새도록 술을 마시는데 저는 입학 첫 날부터 신입생 특별 훈련을 받았습니다.

해양대학교 해사대학교에 입학하면 승선생활관이라는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게 되고, 모든 생활이 엄격한 규율에 의하여 통제됩니다. 승선 생활을 하게 되면 외부와 단절된 채 배의 지휘자인 선장의 지시를 따라야 하고 위기상황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미리 교육을 하는 것이지요.

아침 6시에 기상해서 1시간 동안 구보를 하고, 아침 식사를 하기 전에 복장 검사를 통과하지 못하면 수많은 동기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적을 받고 특별훈련을 해야 했습니다.

똥손으로 유명했던 저는 다림질도 서툴렀고 구두도 잘 닦지 못하여 수 없이 많은 특별훈련을 받아, 특별 관리 대상자라는 명예로운 호칭을 얻기도 했습니다. 아침 식사를 하러 갈 때 마다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아, 항상 옷이 땀에 흥건히 젖곤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학교를 그만 두지 않고, 1학년 생활을 버텨준 저에게 ‘고생 많았다’고 이야기해주고 싶습니다.


아침 구보와 특별훈련에 조금은 익숙해질 때쯤 저는 깊은 고민에 빠지게 됩니다.

‘나는 왜 해양대학교를 다니고 있지? 무엇을 위해 내 청춘을 여기서 보내고 있지?’

이러한 생각을 수도 없이 하게 됩니다.

졸업을 하고 항해사로 승선을 하면 군대대신에 돈도 많이 벌 수 있는 것은 알겠는데, 배를 내려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막막하게 느껴졌습니다.

무엇을 위해 내가 해양대학교에서 이 고된 생활을 하는지 이유를 찾고 싶은데, 답이 보이지 않는 것 같아서 학교를 그만두고 다시 시험을 보고 다른 대학교에 입학을 할까 하는 생각을 수도 없이 했습니다.

목표와 꿈이 없는 학교생활을 하다 보니 학점은 당연히 안 좋을 수밖에 없었고, 그렇게 시간은 흘러가 2학년이 되었습니다.

2학년 1학기 봄, 저는 제 인생의 방향을 바꿔준 멘토님을 만나게 됩니다. 멘토님을 만나고 나서 저는 해양대학교를 다녀야 하는 이유와, 학교를 졸업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찾게 되었습니다.

멘토님과의 만남은 제 2장에서 자세히 이야기하려고 하니 많은 관심과 구독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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