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장에서 얻은 가격의 원리
우리 집에는 책장이 많이 있다. 아이들이 쉽게 책을 접하고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 거실과 방에 책장을 놓았다. 아이들이 놀다가 책이 궁금하면 바로바로 꺼내서 읽을 수 있게 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눈에 보이면 책을 읽는데 조금 더 용이하기 때문이고 아이의 호기심을 끌어내는 책을 바로 읽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사를 하고 나서 책장이 필요해서 구입을 하려고 가구매장에 들렀을 때이다. 책장을 둘러보다가 마음에 드는 원목 책장이 있었다. 그런데 가격이 꽤 비싸게 나가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보니 비슷한 디자인인데 가격이 꽤 저렴한 책장이 있었다. 그래서 매장관리자에게 무슨 차이가 있어서 가격이 차이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처음 본 것은 원목이라서 비싸고 두 번째 것은 MDF로 만들어져서 저렴하다고 했다. 하긴 우리 집에 있는 책장은 원목이 아닌 모두 MDF로 만들어져 있고 그래서 저렴한 가격에 구입했었다.
왜 원목 책장이 더 비싸요?
그렇게 가구 매장을 나오고 나서 차로 이동을 하는 우성이가 내게 물어보았다.
“아빠, 원목 책장은 왜 비싸게 파는 것이에요?”
잠깐 생각을 하고 아이에게 이야기했다.
“원목이라는 것은 무슨 뜻인지 알아요?”
“원목은 나무를 잘라서 만든 것이잖아요.”
“맞아요. 원목이라는 것은 나무를 베어내서 따로 가공하지 않았다는 뜻인데, 보통은 나무의 형태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가구를 말해요. 음, 진짜 나무로 만들었다고 보면 돼요.”
“아빠, 그럼 가짜 나무로 만드는 것도 있어요?”
“나무를 자르면 나이테도 있고 옹이도 있잖아요? 그럼 그것은 원목가구라고 말해요.”
“네, 그렇죠.”
“그런데 집에 있는 책장을 생각해봐요. 거기에는 나이테도 없고 옹이도 없잖아요?”
“네 그러네요. 그럼 집에 것은 원목이 아니고 무엇으로 만들었어요?”
다행이도 이전에 책장을 구입할 때 판매상품소개에서 MDF라고 보았던 글을 본적이 있어서 대답을 할 수 있었다.
“우리 집 책장은 MDF라고 하는데요. 보통 버려지는 가구를 가져다가 재생해서 만든 것이에요.”
“버려지는 가구로 만든 것이라고요? 그런데 왜 나무테나 옹이가 없어요?”
“음, 왜냐하면, 버려지는 가구를 기계로 잘게 부숴서 만들어서 그래요.”
“아빠, 잘게 부수면 어떻게 책장을 만들어요? 그럼 톱밥으로 책장을 만들 수 있다고요?”
“하하, 맞아 비슷한데, 잘게 부순 나무 조각을 본드를 넣고 기계로 강하게 압축해서 만들거든요. 그래서 널빤지 같이 평평하게 만들어요.”
“그럼 왜 가격이 원목보다 싸요?”
아빠의 입은 쉴 수가 없구나! 계속되는 질문에 다시 한 번 침을 삼키고 대답을 이어갔다.
“우성아, 가구를 만들기 위한 나무는 어떤 것이 있는지 알아요?”
“네, 소나무나 참나무를 사용해서 만들지 않아요?”
“우리나라는 가구를 만들기 위해 보통 다른 나라에서 수입해서 오는 경우가 많아요. 나무가 많은 지역은 어디에요?”
“아마존 같은 밀림에 나무가 많아요.”
“맞아요. 아마존이나 동남아시아 같이 더운 열대지방에서 가구용 나무를 수입해요. 그럼 수입해올 때 나무를 배에 싣고 옮겨야 되고, 책상이나 책장 같은 가구로 만들어야 되잖아요. 그러면 옮기는 비용, 수입할 때 국가에 내는 세금, 만드는 제작비용이 많이 들어가요.”
우성이에게 나무를 수입할 때 소요되는 여러 가지 비용을 알려주었다. 재활용해서 만드는 MDF는 나무를 구입하는 비용이 적게 들어가고, 원목가구보다 제작비용이 덜 들기 때문에 원목가구가 비싸다고 설명을 해주었다. 우성이는 100% 완벽하게 이해를 했는지 모르겠지만, 이렇게 꾸준히 아이에게 설명을 자세하게 해주는 것은 아이의 생각을 폭넓게 해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이해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MDF란 무엇인가?
MDF는 Medium Density Fiberboard로 중밀도 섬유판이라고 한다. 회사 사무실의 책상, 서랍장, 싱크대, 책장 등에 주로 쓰이는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자재이다. 목재나 폐자재를 일정한 크기의 조각으로 만들어 섬유(Fiber)만을 추출한다. 그리고 접착제와 섞어서 고온고압으로 성형을 한 것이다. 목재를 고운 입자로 만들어 접착제와 섞어 나무 모양으로 만들어내는 것이다.
나무의 섬유질을 압착해서 만들어 원목보다 가볍고 단단하게 만들 수 있다. 밀도에 따라서 고밀도섬유판(High Density Fiberboard), 중밀도섬유판(Medium Density Fiberboard), 저밀도섬유판(Low Density Fiberboard)으로 나뉜다. 일반적으로 MDF가 가장 많이 사용된다. MDF는 1973년 유럽에서 제작되어 미국에서 발전되어 지금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 판상재이다.
가끔 PB(Particle board)라고 불리는 것과 헷갈리는데, PB는 입자가 MDF보다 크고 결합력이 낮아 강도가 약하다. 뭉쳐있는 입자의 크기가 크다면 PB라고 보면 된다.
MDF의 장점
원목이 가지는 결이 없고 밀도가 높아서 수축과 팽창이 없어 변형이 적다.
재질이 가볍고 내구성이 우수하다.
밀도가 높아서 가공성이 우수하다.
원목보다 금액이 저렴하다.
MDF의 단점
물과 습기에 약하다.
접착제에 의해서 환경호르몬을 유발하기도 했는데 최근에는 환경호르몬을 개선한 E1 등급, 또는 환경호르몬을 사용하지 않는 제품도 만들어지고 있다니, 아이들 가구로 구입을 한다면 E1등급을 사는 것이 좋겠다.
<부모 지식 탐구 at home> 매거진은 집과 일상에서 직접 경험한 아이의 호기심과 궁금증에 아빠가 대답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대화와 그에 대한 부모가 알아야 할 지식 등을 담고자 한다. 부모가 모든것을 알아야만 지적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찾고 배우면서 알아가면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가는 방법을 알리고자 글을 쓴다.
- 원목 책장이 비싼 이유는 뭐죠? MDF 책장@부모 지식 탐구 a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