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성이가 8살 어느 여름날 저녁이었다. 아이와 함께 욕실에서 목욕을 하는데 쓰던 비누가 닳아서 새 비누를 꺼낼 때 우성이가 내게 말했다.
“아빠, 이 비누는 돼지비계로 만들어졌으면 좋겠어요. 돼지비계로 만들면 천연비누를 만들 수 있거든요.”
“돼지비계로 비누를 만든다고요?”
“네 옛날에는 돼지비계에서 나오는 기름으로 비누를 만들어 사용했다고 해요.”
솔직히 나는 비누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지 못했다. 동물성 기름을 이용해서 만든다는 것을 얼핏 들은 것 같았지만 정확하게 몰라서 확인해보고 알려준다고 아이에게 말했다. 그 이후에 알게 된 사실이지만, 옛날에는 돼지기름이나 소기름과 같은 동물성 지방에 양잿물이라고 불리는 수산화나트륨(NaOH) 또는 수산화칼륨(KOH) 등의 강한 알칼리성 물질을 넣고 가열해서 비누를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아이에게 천연 비누를 왜 사용하고 싶은지 물어보았다.
“아빠, 천연 비누를 쓰면 화학약품을 덜 쓰게 되잖아요. 그럼 지구를 깨끗하게 할 수 있어요.”
“그래요. 그러면 우성이는 왜 지구를 깨끗하게 지키고 싶은데요?”
“왜냐하면, 지구의 살고 있는 동물들이 멸종되지 않고 사람들과 어울려서 함께 살면 좋겠어요.”
“우리가 목욕하고 난 물은 하수구를 통해서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잖아요. 깨끗한 천연 비누를 사용하면 동물에게도 너무 좋겠네요.”
우성이는 자연을 깨끗하게 지켜서 멸종위기 동물이 잘 살아갈 수 있는 지구라는 공간을 만들고 싶어 한다. 아이의 꿈은 지구의 환경을 지키는 곤충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며, 멸종이 위기의 동물들을 보고하고 싶어 하는 마음을 잘 키워갔으면 한다.
비누의 역사
최초의 비누를 제조했다는 기록은 고대 바빌론(BC 2800년)에 있다. 비누로서 사용하는 지방산나트륨은 1세기경에 이미 등장한다. 로마의 플리니우가 쓴 책 ‘박물지’에는 당시의 갈리아인이 짐승의 지방과 재를 사용하여 비누를 만들었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때 당시에는 세제로 사용된 것이 아니라 약용으로 만들어서 사용했다고 한다.
BC 1500년경의 고대 이집트의 파피루스에도 비누가 기록된 흔적을 찾을 수 있다. 이 당시 기록에는 식물성과 동물성 기름을 이용해서 최초로 알칼리염과 혼합한 최초의 비누를 만들어서 염증, 피부 질환과 세척을 위해 사용되었다고 한다. 또한 구약성서, 고대의 인도, 그리스, 중국 등에서도 비누의 사용 기록을 알 수 있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2세기경에 당시의 의사에 의해서 피부 질환 예방을 위해서 비누를 사용하기를 권장했다고 한다. 16세기 이전에는 동물성 기름을 이용해서 비누를 만들어 사용했고 그 이후부터는 올리브 오일을 사용한 비누가 유럽에서 널리 퍼지게 되었다. 18세기 후반부터는 오늘날의 합성 비누로 기초를 확립하게 되었고 대중들의 위생과 청결에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산업용 비누가 제조되기 시작했다.
비누의 어원
비누(soap)의 어원은 고대 로마의 사포산(Mount Sapo)에서 유래됐다. 사포산에서 양을 종교의식에 의하여 제물로 바쳐졌는데, 이때 생긴 양 기름이 사포산에서 강가로 흘러들어 가 나무의 재와 뒤섞이게 되었다. 사람들은 이 강물에 빨래를 했을 때 쉽게 세척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입증된 세척 기능을 사포(Sapo)라고 부르게 되었고 오늘날 비누(soap)가 되었다.
우리말에서 ‘비누’라는 말은 단어는 1677년에 나온 <박통사언해(朴通事諺解)>에 "비노 잇나야 남을 주어 머리 감게 하라"는 구절에서 처음 발견되었습니다. ‘비노’가 바로 ‘비누’의 옛말에서 왔다.
비누는 어떻게 얼룩을 제거하나?
비누의 세척 작용은 비누의 분자 구조에서 비롯된다. 비누 분자는 친수성기와 소수성기를 가지고 있다. 즉, 물을 좋아해서 물과 반응을 잘하는 친수성기와 물을 싫어하고 기름을 좋아하는 소수성(친유성기)로 이루어져 있다.
비누칠을 하면 친유성기가 기름이나 때와 반응하여 녹인 후에 아래 그림과 같이 공 모양의 구조를 하고 비누 안에 가두어 두게 된다. 그리고 이런 공 모양의 구조가 용액 전체에 분산이 되는 미셀(micelle)을 만들게 된다. 즉, 친수성기는 강한 극성을 띠어 서로 반발하여 모이지 않게 되어 물에 의해서 씻겨나가게 되고 깨끗하게 된다.
<부모 지식 탐구 at home> 매거진은 집과 일상에서 직접 경험한 아이의 호기심과 궁금증에 아빠가 대답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대화와 그에 대한 부모가 알아야 할 지식 등을 담고자 한다. 부모가 모든 것을 알아야만 지적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찾고 배우면서 알아가면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가는 방법을 알리고자 글을 쓴다.
- 천연 비누 vs. 합성 비누, 어떻게 만들어졌을까요? @부모 지식 탐구 at hom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