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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Jan 13. 2019

변기의 물은 똥과 오줌을 어디로 데리고 가나요?

하수도의 새로운 발견

우리는 화장실에서 매일 대변과 소변을 배출한다. 그런데 이상하다 그 많은 똥과 오줌은 어디로 가는 것일까? 내가 이런 생각을 하게 만든 사람은 바로 아들 우성이었다. 7살 경에 화장실에서 똥을 싸는 우성이는 나를 불렀다. 대변을 보면서 아이는 아빠와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한다. 

무엇인가 궁금한 것이 생기거나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나를 찾아 화장실 앞에 앉으라고 말한다. 솔직히 화장실 앞에 앉아서 아이와 이야기를 하는 모습이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와 짧은 시간이라도 대화를 할 수가 있으니 나와 아이들에게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    

  

어느 날 아이는 대변을 보면서 내게 물었다.   


“아빠, 궁금한 것이 생겼는데요. 제가 싸는 똥은 어디로 가요?”    

 

오 마이 갓~! 또 똥 이야기라니…, 그 많던 똥은 다 어디로 사라진 것일까. 아무튼 나는 잠시 생각을 정리하고 입을 열었다.      


“아마도 이 똥이 섞인 변기의 물은 바다로 돌아갈 거예요.”

“네! 바다로 간다고요? 그럼 바다가 더러워지는 것 아니에요?”

“변기의 물을 내리면, 똥과 오줌이 섞인 물은 하수처리장이라는 곳에서 더러운 물질은 없애고 깨끗한 물로 다시 변신하게 돼요. 그리고 강으로 흘러가서 바다로 들어가게 되지요.”

“아빠, 혹시 세수하고 버려지는 물도 변기의 물과 같이 섞여서 가게 돼요?”   

  

전혀 생각해보지 않은 질문을 받는 순간 어떻게 되는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아이의 생각을 먼저 물어보기로 했다. 


“우성이는 어떻게 생각해요?”

“저는 물이 섞이지 않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변기의 물은 냄새가 더 많이 나잖아요. 그러면 나중에 하수처리장에서 정화를 하는데 어렵잖아요.”  

   

정확하지는 않지만, 아마도 변기의 물과 세면대의 물은 서로 다른 하수관으로 흘러들어 갈 것 같다고 말을 해주었다. 그리고 우성이가 말을 이어갔다.   

  

“아빠, 세면대에서 사용한 물이 변기로 흘러가게 만들면 좋을 것 같아요.”

“왜 그렇게 생각하는데요?”

“변기의 물은 세면대의 물보다 조금은 더러워도 되잖아요. 어차피 똥과 오줌을 내보내면 되잖아요.”

“그렇지! 매우 좋은 생각인데요.”   

   

그렇게 말하면서 중수에 대한 개념을 아이에게 간단히 설명해주었다. 그리고 상수와 하수의 뜻도 함께 알려주면서 중수를 활용해서 화장실에 재활용하거나 빗물을 받아서 화장실에 사용하는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 지식 탐구 심화   

  

하수도는 왜 만들어졌을까?


땅속으로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는 하수도는 보이지 않지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집에서 사용하는 생활 배수를 한 곳에 모아 하수처리장으로 보내고, 화장실의 수세식화를 만들어주어 쾌적한 가정환경을 만들어 준다. 


또한 옛날처럼 집에서 버리는 오수가 바로 강으로 흘러들어 가서 물을 오염시키지 않고 하수도를 지나 하수처리장에서 깨끗하게 정화된 물을 만들어 강과 바다의 생태계를 보호한다. 특히, 경제성장과 도시화로 인해서 많은 사람들이 집중되어 모여 살면서는 하수도는 필수가 되었다. 또한, 비가 많이 오거나 강이 범람을 할 때 생기는 범람으로 도시가 침수되는 것을 하수도를 설치해서 막을 수 있다.     

중세 프랑스

중세 유럽에서는 하수시설이 잘 되어 있지 않고 화장실이 건물에 따로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밤새 받은 오물을 창밖으로 내던지던 것으로 하루가 시작될 정도였다. 프랑스 베르사유 궁전에도 화장실이 없어서 사람들은 건물의 벽이나 바닥 숲 등에 숨어서 볼일을 봐서 거리는 오물이 많았다. 


그래서 그 당시 프랑스에서는 오물 똥을 피하기 위해서 하이힐을 신고 다녔다. 또한 2층 집에서 버리는 오물을 피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파라솔이고 악취를 희석시키기 위해서 향수가 개발되고 중절모가 남자의 패션이 된 것도 그러한 이유라고 한다.      


미생물이 하수 오물을 정화하는 과정

하수의 종류


하수에는 두 가지 종류가 있다. 가정, 빌딩, 공장 등에서 사용한 물이나 화장실에서 나온 물을 ‘오수’라고 한다. 그리고 하수관으로 흘러들어 가는 빗물을 ‘우수’라고 말한다. 하수도는 오수와 빗물을 동일한 하수관에 모여서 흘러내려가게 하는 방법인 합류식과 오수와 빗물을 별도의 하수관에 흘러내려가게 하는 방법인 분류식으로 나눠진다. 최근에는 상대적으로 깨끗한 빗물과 오수를 구분하는 분류식의 하수관이 주로 사용된다. 


하수처리장은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어 깨끗한 물로 정수를 한다. 일반적으로 하수도에서 하수처리장으로 온 물은 일정 시간 침전지에서 뜨는 물질과 가라앉는 물질을 분리한다. 그리고 하수 탱크에 미생물을 이용해서 미생물이 오염물질을 먹고 자라면서 큰 덩어리가 되면 탱크의 바닥에 가라앉게 된다. 그러면 상부의 깨끗한 물은 다시 소독하여 강이나 바다로 방류를 한다.      



<부모 지식 탐구 at home> 매거진은 집과 일상에서 직접 경험한 아이의 호기심과 궁금증에 아빠가 대답하면서 답을 찾아가는 대화와 그에 대한 부모가 알아야 할 지식 등을 담고자 한다. 부모가 모든 것을 알아야만 지적 대화를 할 수 있는 것이 아닌 아이와 함께 찾고 배우면서 알아가면서 지적 호기심을 채워가는 방법을 알리고자 글을 쓴다.

변기의 물은 똥과 오줌을 어디로 데리고 가나요?  MDF 책장@부모 지식 탐구 at 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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