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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감성아빠 Sep 13. 2016

추석 명절 스트레스 없는 행복한 가족의 시작

차별 없는 평등하고 행복한 한가위


추석 명절을 맞이하면서 얼마 전에 동료와 나눈 대화이다.

“이번 명절은 시댁에 가지 않아도 돼서 다행이야.”

“왜요? 이번에 못 내려가세요?”

“어, 이번에 남편이 일이 많아서 추석에 출근을 해야 되는데 고향에 가기가 좀 그래.”

“그래도 고향에 못 내려가서 많이 아쉽겠네요?”

“아니, 사실은 시댁에 가면 시어머니랑 같이 있기 불편한데 잘되었지 뭐.”

  

설과 추석에 많은 사람들이 명절 스트레스를 느낀다. 특히 남편보다 아내는 명절 스트레스와 명절증후군이 더욱 심각하다. 주로 명절 음식을 준비하는 아내는 가사노동과 시부모님의 잔소리에 육체적,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는 경우가 많다. 고향에 가는 것이 불편하다는 동료 분은 아마도 시어머니의 잔소리가 많이 불편했을 것이다.


‘잡코리아’의 추석 스트레스에 관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혼남녀 중 35.9%는 ‘추석 스트레스가 심하다’, 35.0% ‘보통이다’라고 답했다. 그리고 29.0%가 ‘추석 스트레스가 거의 없다.’라고 답했다. <16년 9월 8일 서울신문> 그만큼 최근의 추세를 보면 명절이 간소화되면서 추석명절에 여행을 가거나 고향에 가지 않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을 반영한다. 하지만 여전히 명절 스트레스가 심하다는 비율이 40%에 육박할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심한 명절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남편과 아내와 부모님 모두 스트레스 없고 차별 없는 평등한 명절 문화를 어떻게 만들 수 있는지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남편의 솔선수범으로 아내가 행복해진다

우리 형제는 흔희 ‘목 메달’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3형제, 아들 셋이다. 3형제라서 어머니에게는 아들 셋보다 딸이 더욱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남들이 말하는 것과 달리 딸이 없지만 각자의 역할을 분담하고 있어 딸이 없는 집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한다. 형은 집안의 든든한 기둥 역할을 하고, 막내는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와 애교를 맡고 있다. 둘째인 나는 중간 입장에서 조율하고, 어머니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들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집은 전통적으로 차례와 제사를 지내는 큰집이다. 명절마다 친척들이 우리 집에 많이 찾아왔고 그래서 항상 분주하게 보내는 부모님을 보면서 자랐다. 이젠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시고 어머니를 중심으로 3형제가 차례를 지내고 있다. 예전보다는 간소화되었지만 여전히 차례상을 준비해야 되는 부담을 가지고 있다.

남자만 셋이지만 명절에 각자의 맡은 바 일을 자연스럽게 분담해서 하고 있다. 어머니는 아들과 함께 음식 재료를 사 오고 며느리들과 아들들이 모여서 함께 전을 부치고 음식 장만을 한다. 전을 부치는 것은 명절 음식 중에서 힘든 요리 중에 하나지만 우리 가족에겐 즐겁고 이야기꽃이 피는 시간이 된다. 우리 3형제는 아내에게 상을 차리거나 설거지를 하라고 강요하지 않고 남자가 먼저 음식을 차리고 설거지를 한다. 특히 막내는 멀리서 내려온 형과 형수가 편히 지내고 갈 수 있게 요리도 직접 하고 커피도 직접 타주는 센스를 보여준다.

  

이렇게 우리 집 남자들은 아내가 불편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먼저 솔선수범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아내들도 불편함이 없이 차례음식 준비에 스스럼없이 적극적으로 동참할 수 있다.



아내와 부모님에게 감사함을 표현해보자

아내는 내게 이런 말을 자주 한다.

“우리 시댁은 남자들이 솔선수범을 해줘서 우리 며느리가 편하게 지내고 올 수 있어 좋아. 다른 엄마들 이야기 들어보면 시댁에 가는 것이 많이 부담스럽다고 하거든. 시댁이 100% 편하기만 한 것은 아니지만, 이렇게 마음에 부담 없이 시댁에서 지내는 것이 참 좋아!”


시어머니에게 실망하고 며느리에게 실망하는 것은 아마도 서로 희생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지만 그것에 대해서 알아주지 않고 인정해주지 않아서 일 것이다. 차례음식 준비에 남편이 먼저 솔선수범을 보여주고 도와주는 아내를 격려하고 감사함을 표현해보자. 아내가 시댁 가족에게 편하게 다가가고 가족이라는 생각을 갖게 하는 것은 남편의 행동과 말에 달려있다. 그러면 아내도 편한 마음으로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다.  

   

어머니(사실 난 엄마라고 부른다)는 내게 이런 말을 했었다.

“엄마, 엄마가 며느리를 대할 때 편하게 해 주고 간섭과 잔소리하지 않고 배려해줘서 좋아요. 그래서 며느리들도 이렇게 시댁에 오는 것을 부담 없고 좋아하는 것 같아요.”

“그래, 너도 알다시피 엄마는 시집살이를 정말 힘들게 겪어왔었잖아. 그래서 내 며느리들에게는 그렇게 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어. 며느리들은 우리 아들들의 소중한 동반자이고 평생 함께할 사람이잖아. 손님이 아니고 우리 가족이잖아.”    


나는 어머니의 이런 생각에 정말 감사한다. 어머니는 누구보다 시집살이를 힘겹게 경험을 하셨다. 분명히 어머니도 며느리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을 것이지만 상대의 감정과 상황을 이해하려는 모습이 고맙다. 어머니가 며느리를 바라볼 때 다른 식구라고 보지 않고 ‘아내는 내 아들을 지켜주고 세상을 함께 살아가는 소중한 존재’로 생각해주니 며느리도 시어머니를 편하게 대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며느리도 시어머니에게 서운한 감정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서로에 대해서 이해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면서 이런 서운한 감정은 이해가 되는 것이다.

  


명절 스트레스는 분명 시부모님, 며느리, 남편 모두 있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멀리 있는 가족들을 만나는 기회가 얼마나 자주 있는가? 이런 명절을 기회로 한 번이라도 얼굴을 더 보고 대화할 수 있는 소중하고 행복한 시간이지 않은가.

명절에 고향인 시댁과 친정에 가는 것에 대해서 경제적, 심리적 부담은 분명히 있다. 하지만 서로 조금씩만 배려하고 이해하고 격려하고 감사한다면 명절을 마주하는 부담이 적어질 것이다. 가족이 평등해지고 행복한 한가위가 되기 위한 시작은 나만 손해라는 생각을 하지 않고 서로를 배려하고 감사하는 마음가짐이다. 특히 남편의 솔선수범과 긍정의 말 한마디가 가장 크게 기여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

   

나와 아내 그리고 아이들은 이번 한가위 명절에도 여행을 가는 기분으로 반가운 가족을 만나러 가고 있을 상상을 하니 즐겁고 가슴이 뜨거워지는 행복이 느껴진다.


<이 글은 제가 작성하고 여성가족부가 운영하는 '위민넷'에 발행한 기사입니다.>

by 초록감성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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