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ning of a mother of three
막내도 초등학생이 되었다.
어찌어찌해서 셋째도 초등학교 1학년이 된 지 3주 차가 된 요즘. 전보다 30분 더 일찍 일어나서 아이들을 깨우고 간단하게 아침식사를 챙겨주고 등교 길에 나선다.
아침잠이 많은 우리 막내가 유치원을 다닐 때는 밤 10시부터 10시간이 넘는 시간을 꿀잠을 자고 유치원에 느긋하게 출근했었다.
초등학교에 가게 되면 많이 달라질 것이라고, 학교에 다니는 "형님"이 된 만큼 더 의젓하게 일찍 일어나서 학교에 가야 한다고 여러 번 이야기했고 책가방 메고 등교하는 연습도 했지만 실전은 달랐다.
조금만 더 자겠다는 떼쓰기를 시작으로,
열심히 차려 놓은 아침을 먹지 않겠다를 거쳐서,
언니가 한 머리 스타일과 똑같이 하겠다며...
공 들여서 예쁘게 묶어놓은 머리카락을 모두 풀고 다시 묶어달라까지..
이제 자기도 언니라며 양갈래는 안 하고 언니처럼 하나로 높이 묶은 똥머리를 해달란다.
휴.. 그래 우리 딸, 하고 싶은 거 다 해! 내일부터^^
3학년이 되어 제법 의젓해진 둘째는 다음날 입을 옷도 예쁘게 접어 머리맡에 두고 자고, 아침에 아이 방 노크 한 번이면 옷을 입고 부리나케 나와 식탁에 척하고 앉는다. 여러모로 나와 많이 닮았다고 느끼는 우리 둘째이자 장녀.
'부지런하고 준비성이 철저한 J의 성향은 오히려 나보다 더 나은 것 같은데?'라고 생각하는 찰나,
이번엔 이 아이와 전쟁을 시작한다.
이 아이는 다 좋은데 꼭 현관문을 나가지를 못한다.
엄마: 양말 신자.
둘째: 응, 알겠어.
3분 후
엄마: 양말 좀 신자^^
둘째: 응, 알겠어.
2분 후
엄마: 양말 좀 신지?
둘째: 응, 알겠어.
1분 후
엄마: 아, 양말 신으라고 ㅡㅡ^
둘째: 네
아니, 옷만 다 입고 나오면 뭐 하냐고. 양말 신는데 10분이 넘게 걸리는데.
아니, 자기 방에서 빨리 나오면 뭐 하냐고. 현관문은 제일 늦게 나가는데.
둘째: 아 맞다! 실내화 가방.
둘째: 아 맞다! 색종이.
둘째: 아 맞다! 친구들 나눠줄 사탕.
둘째: 아 맞다! 핸드폰.
둘째: 아 맞다! 핸드폰 가방.
이렇게 다섯 번 이상은 방에 들어갔다 나왔다 해야 그제야 만족한 표정으로 현관문을 나선다.
옷 입고 가장 먼저 방을 나온 줄 알았던 둘째는 사실은 본인 방에서 완전히 나온 게 아니었다.
그래도 초등학생 5년 차, 첫째는 아침에 엄마랑 실랑이를 5년째 하고 있어서 그런지 적어도 내가 폭발하는 임계점을 잘 알고 있다. 내가 둘째와 양말로 실랑이를 할 때 위험을 감지하고 빠르게 이미 인사를 하고 나가버린다.
첫째: 다녀올게요.
엄마: 이 닦았어?
첫째: 아 맞다!
엄마: 다시 드루와 (들어와)!!!!
결국, 우리 넷은 사이좋게 첫날부터 학교 지각을 했다.
그래도 아이들이 벌써 초등학생이라니, 지각은 했지만 감사한 아침이다.
꼭 이렇게 엄마로서의 감수성은 아이들이 내 눈에서 멀어진 이 시점인 등교 후 혹은 아이들이 잠든 고요한 밤에 찾아온다.
이렇게 엄마로서의 세 번째 초등학교 입학식은 마무리되었다.
제발... 이번 생에선 마지막 입학식이었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