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2 여행 Day 20 : 멕시코 툴룸
다음 날, 나는 세뇨떼로 향하기 위해 이른 점심에 준비를 시작했다. 오전 일정은 스킵! 여유를 느껴보고자 잠으로 택했다. 물론 매일이 여유인 것 같지만, 생각보다 타지에 혼자 있는 건 에너지를 많이 쓴다! 아무튼 그렇다! 추천받은 곳 중에 추려보았다. 셀-하라는 곳은 테마파크처럼 크게 운영하는 세뇨떼지만 입장료가 너무 비쌌다. 1,750페소 (13만 원 정도) 였던가 해서 탈락. 에덴과 아줄은 안 가봤지만 크리스탈리노 옆에 있었으니 탈락. 다이빙 처음하기도 좋고 바닷물로 나가는 곳이라 큰 물고기들이 종종 보인다고 해서 Casa Cenote를 선택했다.
콜렉티보를 타는 곳에 가서 카사 세뇨떼를 물어보면 역시나 그 근처에 내려다 준다. 근데 여긴 너무 먼 곳 아닌가요 기사님? 나는 길거리에서 내려 다른 쪽으로 쭉 들어가야 했다. 20여분을 걷다 보니 카사 세뇨떼 입구에 도착했다.
그런데, 세뇨떼 입구라기엔 그냥 다이빙 숍 입구 같은 느낌이 강력하게 들었다. 하지만 세뇨떼가 맞다고 한다. 입장료 150페소 그래그래. 락커 50페소? 그래. 쓰자. 네? 액션캠 반입은 100페소 추가라고요? 입장료만 300페소를 받아갔다. 그래, 뭐 이 정도 생각했으니까 기분 좋게 놀자. 다 쓰러져가는 락커와 대충 타올로 가려놓은 탈의실은 또다시 실망하게 했지만, 뭐 시설이 중요한가 물이 중요하지! 사람도 없으니 딱 놀기 좋구먼.
그렇게 물에 풍덩 빠져 더위를 식혀본다. 물고기는 다양한 종류들이 있었다. 입이 뾰족한 친구, 허벅지만 한 큰 친구도 있었고 자그마한 물고기도 많이 다녔다. 역시 세뇨떼는 기본은 한다. 코스처럼 되어있어서 수영하고 다니기 좋다는 말에 동의하면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수영을 한다. 더 들어가려고 하니 여긴 스쿠버 다이빙 가이드가 같이 들어가야 하는 곳이라고 한다. 다시 돌아와서 두 시간 정도를 물에서 놀았다. 사람도 없고, 나만 혼자 세뇨떼에 떠 있으니 괜히 다 내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물은 크리스탈리노가 더 깨끗하고, 다이빙하는 곳도 있어서 더 좋았지만, 여긴 사람이 없어서 색다른 기분을 줬다. 역시 세뇨떼는 최고야!
세시쯤 나와서 콜렉티보를 잡기 위해 도로 위에서 손을 휘적거렸다. 현지 친구와 함께 셋이서 휘적거리고 있는데 콜렉티보들이 서지 않는다. 갑자기 한 봉고가 오더니 타라고 한다. 나도 현지 친구들 따라서 타서 툴룸 유적지를 말했더니 한 차례 웃더니 알겠다고 했다. 알고 보니 그건 콜렉티보가 아니라, 그냥 자가용 봉고인데 히치하이킹을 당한 것이다. 하하. 그런 사람에게 택시처럼 내려달라 했으니 웃겼을 만도. 돈은 필요 없다지만, 팁 개념이라며 감사하다고 드리고 유적지 앞에 가서 입장하려고 했는데, 오늘은 문을 닫았다고 내일 오란다. 에잇! 그럼 오늘 가려했던 식당으로 바로 가보기로 한다. 다시 콜렉티보를 타고 식당 근처로 갔다.
아마 멕시코에 와서 처음 식당에 들어와 먹는 것 같은데, 세비체라는 새우와 문어를 토마토와 고수를 넣고 무친 듯한 음식이었는데, 현지인들도 많이 오는 세비체 맛집이라고 하니 가보았다. 1인분인 작은 그릇이 170페소, 나초와 피쉬 양념장을 가져다준다. 음 이 양념장 어딘가 익숙한 맛인데.. 그래, 고추참치! 이거 고추참치 맛이네! 나초와 함께 찍어먹으니 더 맛있다. 기본 과자 나초와는 다르게 퍽퍽하지 않고 고소하니 손이 자꾸 간다.
세비체 입장! 새우와 문어가 푸짐하게 들어있다. 한 입 먹어보니 맛있다 싶다가 타코와는 다르게 이건 고수 향이 강하게 난다. 하지만 난 고수를 먹기에 괜찮지만, 문제는 고수보다 이 새콤한 육수다. 같이 떠먹으니 새콤한 맛이 새우와 문어를 올 다운 시키고 혼자 독보적인 맛이 났다. 육수를 최소한으로 떠먹으니 이제야 음 맛있네!라는 말이 나왔다. 타코와 고추참치 맛 피쉬 소스, 세비체를 먹으니 이거 생각보다 배부르다. 식당이니, 팁과 함께 돈을 지불하고 나왔다. 평소보다 식비에 많이 썼지만, 내 가계부를 보니 식비는 충분히 안 쓰고 있었으니, 이제는 먹는 행복을 찾아가 보려 한다.
그러고 식당에서 나와 어제 나에게 행복함을 주었던 아이스크림 가게를 또 방문했다. 오늘은 무화과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다른 거였던 새콤한 과일, 그리고 코코넛 아이스크림을 주문했다. 하, 역시 너무 맛있다. 어린아이처럼 발을 휘적거리면서 의자에 앉아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아이스크림은 행복을 가져다주는 음식이 맞다. 내일도 가기 전에 먹어야지!
내일은 멕시코의 마지막 날이다. 아침에 짐을 미리 맡기고, 툴룸 유적지에 다녀와 첫날 가려했던 타코와 아이스크림을 먹고 3시에 버스를 타고 공항에 갈 예정이다. 오후 9시 비행기이니, 그동안 일기도 쓸 겸 여행지 정보도 찾으면서 정리를 좀 해보려 한다. 우기에 접어들기 때문에, 무교지만 기도와 함께 여행이 잘 될 수 있기를 바랄 예정이다. 정보도 많이 없고, 휴양지 위주여서 투어로 많이 다니는 곳들인 도미니카 공화국, 자메이카, 바하마 이 세 곳은 칠레를 들어가기 전에 가장 정신없는 여행들이 될 것 같다. 하지만 흔하지 않은 여행지를 간다는 건 조금 설레는 일이다. 일단 새벽에 도착하는 도미니카부터 해결하고! 또 다른 여정을 기대해 보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