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3 Day 21 - 멕시코 툴룸
멕시코의 마지막 아침을 맞이했다. 어제 일기를 쓰기 위해 올라갔던 수영장 딸린 루프탑은 내게 멋진 풍경과 감성을 주었지만, 나는 반대로 모기들에게 내 피를 주어야만 했다. 한 번을 안 물리다가 마지막 날 모기에 물렸던 것이다. 괜찮다, 난 원래 모기 물린 것 자체에는 크게 스트레스받지 않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여기며 나갈 준비를 했다.
항상 느지막이 나갔던 나지만, 오늘은 오전에 툴룸 유적지를 보고 나서 점심을 먹고 그 이후 나에게 행복을 주는 아이스크림까지 먹고 3시 전에 터미널에 갈 생각이었기에 부지런히 움직여야 했다. 부랴부랴 짐을 싸고 라스베이거스 때처럼 놓고 온 것은 없는지 한 번 더 확인 후에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는 짐을 맡겨달라고 하고 홀가분한 상태로 밖을 나섰다. 밖을 나선 지 약 30초 만에 내 몸은 땀으로 안 홀가분해졌다. 오늘 또한 너무도 더운 하루였다.
콜렉티보를 타는 곳으로 가서 툴룸 유적지로 간다. 걸어서 30분 정도밖에 안 걸리지만, 이 더위에 왕복으로 걸었다간 체력 소모가 너무 심하고 다음 여정들이 더 피곤할 것 같아서 콜렉티보를 타고 이 도시를 온 이유인 툴룸 유적지로 향했다.
입구에 들어서자 오피셜 티켓 부스라고 써진 곳이 있길래 그곳으로 갔다. 몇 년 전에 남겨진 후기에는 조촐한 티켓부스라길래 이것인 줄 알고 다가서서 티켓 얼마인지 물어봤다. 400페소라고 한다. 네? 아니 3개월 전 게시글에는 70페소였는데 무슨 말도 안 되는..? 이라며 한국말이 절로 나왔다. 그 사람은 스노클링과 보트가 포함되어 있다고 전혀 비싼 게 아니라며, 350까지 해주겠다고 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말이 안 되었다. 갑자기 이곳이 진정 티켓 부스인지도 의심이 들었다. 나는 구경만 할 것이라며 나머지는 필요 없다고 이야기하자 귀찮다는 듯이 앞으로 가라고 말해준다. 여긴 오피셜 티켓을 같이 판매하는 투어 샵인 것 같았다. 일단 사람들 많은 곳으로 같이 향해 본다.
이번엔 유니폼까지 입은 흰색 벽으로 된 티켓 사무실에서 사람들이 모여 듣길래 가보았더니 여긴 또 300페소라고 한다. 이제는 진짜인가 싶었는데, 자꾸 말이 길어지는 것으로 보니 여기도 투어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 더 들어가 봤다. 그러다가 경비원에게 제지를 당하고 저기 가서 팔찌(티켓)를 사 오라고 한다. 가보니 사람들이 줄을 기다리며 팔찌를 구입하고 있었다. 그리고 56페소와 90페소 이렇게 가격이 적혀있는 걸 보니 여기가 맞았다. 뭔 놈의 오피셜은 그리도 많아서 헷갈리게 하는지 불만도 잠시 티켓 입장에 56페소를 받아갔다. 타코 하나를 더 먹을 수 있겠구나! 싶어서 괜히 더운 것도 잊고 기분이 좋아진다. 당당하게 팔찌를 보여주고 안으로 들어간다.
그렇게 10여분을 더 걸어갔고, 저기에 돌 문 틈 사이로 사람들이 들어가는 게 보인다. 저기구나! 나는 신나게 가서 입장하려고 하자 티켓을 보여주라고 어떤 경비원 분이 이야기하셨다. 팔찌를 보여줬더니 이거 아니라며 저기서 티켓을 구입하고 오란다. 네? 후에 생각해 보건대, 거기서 유적지로 들어가지 않고 반대편으로 쭉 들어가면 바다가 보이는 해수욕장이 있는 걸로 안다. 아마 입구를 들어가는 건 팔찌가 필요하고, 유적지 자체를 들어가는 건 티켓을 또 구입해야 하는 방식인 것 같다. 하.. 정말 치첸이트사부터 시작해서 마야의 문명에 관련된 사람들은 어째서 다들 돈독이 바짝 오르는 것일까. 모든 것에 돈을 내야 한다. 관람료는 내는 게 맞고, 낼 수 있다. 하지만 여긴 과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툴룸을 여행하면서 드는 생각은 이 문명을 이용해서 돈을 버는 장사꾼들만 느껴진다. 일단은 보러 온 이유기도 하고 사실 세뇨떼 입장료에 비하면 두 입장료를 합친 가격은 낼 만 했기에 지불하고 들어갔다.
첫눈에 들어오는 카리브해를 바탕으로 한 마야 부족이 생활하던 흔적이 보인다. 이곳은 유일하게 바다 주변에 형성된 마야의 문명으로 최후의 장소라고 이야기를 한다. 마야의 세계에 집중해 보고자 입구의 유적을 유심히 들여다봤다. 엥? 유적지 안에 안전 조끼를 입은 사람들이 간이 의자에 앉아 햇볕을 피하고 있다. 이게 무슨 상황이지 싶다. 들어가지 말라고 표시까지 해놨으면서, 몰상식한 관람객도 아니고 안전 조끼를 입은, 아마도 뭔가 계속 공사를 하고 있었는데 거기 직원들인 것 같은 사람들이 유적 밑에서 쉬고 있더라. 보다가 어이가 없어진다. 그래, 주변 공사를 하든 그럴 수 있다 치자. 그래, 아시바가 유적 옆에 쌓여있고, 돌돌이 라인이 유적 1,2층을 사이를 가로지르고 있고, 철제 사다리가 유적에 기대 져있고 그렇다 치자. 하지만 사람이 안에 들어가 있는 건 너무도 유적에 대한 개념이 없는 거 아닌가 싶었다. 이게 멕시코에서 자랑하고 유적 관리비까지 포함시켜 가며 선보이는 그런 유적이 맞나 싶다. 이쯤 되면 마야의 문명이고 뭐고 그냥 돌 주워다가 쌓아 올려놓고 마야의 유적이었답니다. 를 하고 있진 않을까 몰입이 확 깨져버린다.
다른 곳으로 이동을 했다. 다시 마음을 가다듬고, 하나하나 다시 봤다. 그렇게 안쪽에 있는 걸 보고 이곳이 유명해진 이유인 바닷가를 바라보고 있는 마야의 흔적을 보러 갔다. 테오티우아칸부터 치첸이트사까지 모두 내륙 한가운데 펼쳐진 문명과는 다르게 바다에 형성된 유일한 곳이란 생각에 신기하기도 하고, 어째서 바다에는 문명이 많이 있지 않았을까 궁금해지기도 했다. 농사가 힘들고, 수렵이나 과일, 식물들의 채집이 어렵기도 하고 바다 근처는 자연재해가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었을까. 절벽 위에 세워진 이 유적들은 카리브해를 배경으로 해서 그런지 꽤나 멋드러기에 자태를 잡고 있다. 물론 완벽하게 온전한 모습을 한 유적은 없었지만, 이곳에선 어떻게 살아나갔을지, 이 절벽을 기점으로 바다까지 내려갈 수 있는 곳까지 이동해서 낚시도 하고 했을까 라는 상상도 해본다.
바다를 배경으로 한 유적은 다 둘러보고 가운데 제일 높게 있던 유적에 가본다. 제단의 느낌은 아니었는데 무엇일까 싶어서 가보았다. 근데 멀리서부터 보이는 저 천은 무엇인가 싶다. 유적을 보호하려고 뭔가 덮어놓은 건가 싶어서 가까이 가보니, 아까보다 더 대단한 장관이 펼쳐져 있다. 유적 3층 돌에 끈을 묶고 땅에 끈을 박아놓아서 그늘막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그 안에는 공사하는 사람들이 모여 휴식을 취하고 있다. 본인 짐들도 유적에 올려놓고 기대놓고, 어디 그냥 폐허 대하듯이 하고 있다. 여긴 마야의 유적을 관람하라고 만든 곳 아니었나요? 관람은커녕 정까지 떨어져 버리게 한다. 집중할만하면 유적에서 사람들이 튀어나오고, 이럴 거면 왜 펜스를 쳐놓는 지도 모르겠다. 보라고 입장료를 받고 안으로 들여보낸다면 최소한 관람할 수 있는 조건은 만들어줘야 하는 거 아닌가 싶다. 게다가 여긴 유적지라고 유적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아 졌다. 툴룸에 괜히 왔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실망을 했고, 나는 그대로 출구로 나갔다. 더 이상 머무르고 싶지 않았다.
콜렉티보를 타고 시내로 다시 나왔다. 그래, 첫날에 가려했던 타코가 맛있다던 가게로 향해본다. 역시 땀은 뻘뻘 나지만 시원한 콜라와 맛있는 타코의 조합을 상상하면서 입장했다. 내게 지금 쓸 수 있는 돈은 180페소. 100페소치 먹고 아이스크림 70페소는 남겨두어야 한다. 혹여나 이상한 요금으로 돈이 더 나올 수 있으니 10페소는 아껴둔다.
내가 좋아하는 뜨리파(곱창)과 아사도는 없지만 파스톨과 소고기 스테이크, 그리고 Sailon(?) 세 개와 콜라를 하나 주문했다. 먼저 나온 콜라로 더위를 날려 보내고, 타코를 기다려 본다. 기름진 판에 살짝 구운 길거리 타코들과는 다르게 또띠아가 말끔하게 있다. 여기서 1차적으로 어라 싶다. 그래도 맛있겠지. 과카몰리 소스를 찾아보지만 없다. 2차 사고다. 그래 그럼 다른 소스들을 맛봐볼까. 3차 사고다 소스가 맛이 없다. 아니야. 타코는 먹어보기 전까지 모른다. 소스를 바르고 토마토와 양파 등 속재료도 넣어준다. 반으로 싸서 한 입 넣었다. 최종 사고다. 맛이 없다. 평범한 타코의 수준도 아니었다. 고기는 푸석하고 또띠아는 퍽퍽했다. 재료도 실하지 못했고, 소스와의 조화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이게 타코를 주력으로 하는 레스토랑이 맞는가. 길거리 타코가 훨씬 맛있다. 가격도 저렴하고 팁도 강요되지 않는다. 마지막 타코가 오점이 되었다. 큰 사고다 이건! 팁과 함께 100페소를 내고 패배감과 함께 타코 집을 나왔다. 오늘 쉽지 않다.
그래도 나의 아이스크림 집은 나를 배신하지 않았다. 먹으러 가는 길조차 신난다. 오늘은 무슨 맛이 있을까. 무슨 맛을 먹어볼까 고민된다. 새로운 맛은 시식을 해준다. 그래, 오늘은 너희 둘이다. 망고와 이탈리안 식이라는 Panna라는 맛을 골랐다. 이제 금방 흐를 걸 아는 경지에 들어서니, 나가면서 미리 냅킨을 더 챙겨 콘에 감싸준다. 컵으로 먹으면 편할 테지만, 콘의 감성은 무시할 수 없다. 오늘도 역시나 내가 사 와서 먹는 걸 보자 옆 벤치에 앉아 있던 가족들도 구매하러 들어간다. 오늘의 아이스크림은 대성공이다. 샤베트 같은 망고와 달콤하면서 우유맛이 나는 Panna. 여기서 먹은 것 중에 Panna와 코코넛, 피스타치오가 3대장이라고 생각한다. 나를 위로해 주는 아이스크림을 먹고 이제 짐을 챙기러 호스텔로 다시 향했다.
호스텔에서 배낭을 가지고 터미널에서 일찍이 도착해 표를 끊고 도미니카 공화국에 서치를 한다. 여기저기 구글맵에 찍어놓고 산토도밍고에 며칠, 푼타 카나에 며칠 있을지 고민을 한다. 산토 도밍고의 숙박을 결정할 중대한 사안이다. 24일 새벽에 도착을 하는데, 공항에서 노숙 후에 이동할까 싶지만 그러면 하루를 버리는 컨디션이 될 것 같고, 정보도 없는 국가에서 너무 모험적인 여정이다 싶어서 택시 타고 바로 숙소로 들어가기로 결심하다.
시간이 되고 버스에 올라타 칸쿤 국제공항에 도착했다. 정확히 말하면 잘못 도착했다. 터미널 2로 가야 하는데, 터미널 4에서 내린 것이다. 괜찮아! 20분만 걸어가면 되는 걸. 기분이 나쁘지도 않다. 애초에 여유 있기도 했고 나름 공항 터미널과 터미널 사이를 걸어가는 게 나쁘지 않았다. 나는 17시 20분 즘에 도착을 했고, 카운터는 출국 3시간 전인 18시 15분에 오픈한다고 했다. 저기 여행자들이 바닥에 앉아 있는 것처럼 나도 바닥에 앉아 서치를 시작했다.
산토도밍고는 총 23일 체크인 26일 체크아웃 3박 4일 일정을 잡기로 결정하고 숙소를 고심해서 골랐다. 24시 체크인이 가능한 곳으로. 호스텔은 두 곳 밖에 없기도 했고, 내가 들어가는 시간은 너무도 민폐일 것 같았다. 샤워도 해야 하니까. 그리고 가격도 1인실이랑 별다르지 않아서 1인실로 예약을 했다.
이제 내 예정은 짐을 부치고 비행기를 기다리면서 스타벅스에서 커피나 한 잔 하면서 도미니카 투어나 놀 곳들을 찾아보려 했다. 그러했다. 내 계획은 채 1시간도 가지 못했는데, 도미니카 공화국을 입국할 때는 E-ticket이 필요하단다. 스페인어가 가득한 홈페이지에서 항공사 직원과 함께 머리를 맞대가면서 열심히 신청을 했다.
하지만 늘 그렇듯 이런 홈페이지는 오류가 잦다. 다시 초기화되고 또 쓰고 반복하다가 문득 직원이 묻는다. “너 그런데 비자는 있어?” 나는 머릿속에 물음표가 가득 채워지더니 눈도 물음표로 변한 느낌이었다. “Ah?” 아니, 도미니카 공화국은 비자가 필요 없다. 정확히는 관광 목적이면 비자 없이 60일간 체류가 가능하다. 나 그 정도로 무지하게 온 건 아닌데..? 항공사 직원에게 관광이 목적이면 비자는 필요 없다고 설명하지만 멕시코에서 들어갈 땐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사실 번역기가 제대로 번역한 지는 모르겠지만, 이게 무슨 경우인가 싶었다. 타국에서 입국할 때랑 비자랑 무슨 상관인가 싶다.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여권이 중요한 거지 어디서 들어가는지가 중요한 게 아닌 거 아닌가 싶다.
당황을 너무한 나머지 일단은 나 확인해 보고, E-ticket 신청하고 다시 오겠다고 한다. 일단은 비자를 확인해보니 무비자 여행이 가능한 것이 맞다. 그리고 침착하게 E-ticket도 완료하고 다시 줄을 섰다. 저 사람이 잘못 알고 있는 걸 수도 있으니 라는 마음에 다른 사람한테 가서 여권을 보여주고 E-ticket 무리 없이 성공했다.
그런데 이 사람도 비자 이야기를 한다. 어떤 팀장급으로 보이는 사람도 오고 꽤나 사람들이 모였다. 내 옆에 일본인 두 분도 있었는데 나와 같은 상황인 것 같았다. 그렇게 비자가 필요하니 마니로 2시간을 넘게 실랑이를 벌였다. “나 북한 아니고 남한이야. North 아니고 South라고! 북한은 여행 안되지만, 우린 가능해! 한 번 더 체크해 줘.” 비자 정보 관련 홈페이지도 보여줬다. 이게 북한이고 남한이고 문제가 아니라, 그들에게 우리와 일본은 흔히 입국하는 나라가 아니아서 이었던 건지 자꾸 비자를 요구했다. 그들은 자기들끼리 모여서 엄청난 회의를 하더니 우리에게 아웃 티켓은 있냐고 물었다. 아 그래, 아웃티켓 여기서도 끊어줄 수 있어 비자 이슈가 해결이 되어야 출발 공항을 정하지! 비자는 오케이란다. 아마 자기들도 몰라서 검색하고 찾아보고 확인해 본 결과 무비자 여행이 일본도, 한국도 가능하단 걸 깨달은 것 같았다. 입국할 때 문제 생길 수 있으니 아웃티켓을 끊으라고 조언을 해준 뒤 나의 짐을 받아준다.
6시 15분에 시작해서 8시 30분은 되어서야 비행기표를 받아 수화물 검사대로 들어갈 수 있었다. 더 이상 고통받고 싶지 않아서 나는 6/1일에 바로 아웃 티켓을 예약했다. 나에게는 자메이카가 중심이기에 자메이카 날씨 위주로 예정을 잡았고, 그 결과 다음 여행지는 바하마로 결정했다. 몇 주간 꾸준히 티켓 값을 봤기에 나름 싸게 나왔길래 바로 예약을 했다. 나 이제 아웃 티켓도 가지고 있는 사람이야! 아무도 내 입국을 막아서려 하지 마!
항공사 직원과는 웃으면서 이야기를 하고 끝냈지만, 내 마음은 기진맥진했다. 입국을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과, 그러면 날리는 내 항공료와 숙박비들! 더군다나 정말 비자가 필요했다면 멍청비용으로 생각했겠지만, 이건 너무 억울했을 것이다. 한 순간 아 그냥 도미니카 공화국 가지 말 까란 생각도 들었지만, 여기서 포기하면 다음 나라들을 넘어갈 때마다 너무 두려울 것 같았다. 입국 한 번 한 번이 내게는 긴장감을 줄 것 같아서, 끝까지 해보자며 그 배낭을 메고 항공사 직원들과 한참을 이야기했다. 아마 나 혼자였으면 못 갔을지도 모른다. 그 일본인들도 같은 상황이어서 그들도 한 둘이 아니니 계속 확인할 수 있었지 않았을까 싶다. 확인도 안 하고 계속 노!라고 하며 돌려보냈으면 나는 합법임에도 들어가지 못하는 불상사를 겪었을 것이다.
오늘의 하루는 정말 쉽지 않았다. 어찌 된 게 멀쩡한 게 아이스크림 밖에 없는지! 난 입국 심사도 아니고 비행기 티켓 발권에, 심지어 체크인도 미리 한 비행기 표를 받는 게 이리도 고난을 줄 줄은 몰랐다.
하지만, 오히려 좋다. 나빴으면 경험이고 잘 됐으면 추억이다. 어찌 되었든 난 도미니카로 입국하는 비행기에 올라탔고, 작은 에피소드 하나 생겼다고 생각하고 있다. 덕분에 빠른 결단력으로 다음 비행기 티켓도 끊었고, 숙박이랑 뭐 할지는 다 찾아놨기에 숙소에서 바로 잘 수도 있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니, 해결 됐으면 된 거다. 여행 정보도 없는 나라에 무작정 떠나본다는 것은 생각보다도 뜻하지 않은 사태에 맞닥뜨릴 상황이 많다고 느껴졌다.
가서 잘 지낼 수 있을지 조금 걱정도 되지만, 그곳도 사람 사는 곳이다. 결국은 항공사 직원들은 끝까지 확인했고 나의 안녕을 기원해 주었고 마지막엔 악수도 하면서 좋게 끝난 좋은 사람들이니, 그곳에도 좋은 사람들이 있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