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 Day 38 - 자메이카 오쵸 리오스
오늘은 자메이카 여행의 첫 투어 날이다. 입국 날부터 떠나는 날까지 모두 비가 예정되어 있어서 투어를 예약할 때 조심스러웠다. 그리고 나는 일행이 없는 혼자여서 여행지로 특화되어 있지 않는 이곳은 날짜를 맞추기가 어려웠다. 내가 2인분의 투어비를 내거나 다른 사람들의 일정에 껴서 가야 하는데 비가 오다 보니 다들 미리 예약을 해놓지 않아서 투어를 잡기가 까다로웠다. 그렇게 여러 투어사와의 연락과, 취소와 환불을 반복하다가 드디어 오쵸 리오스로 갈 수 있는 투어를 예약에 성공했다.
오쵸 리오스는 자메이카 북부에 있는 도시로서, 스페인어로 8개의 강이라는 뜻이지만 실제로 이곳엔 세 개의 강만이 있다고 한다. 이곳에는 자메이카에서 유명한 폭포가 있는데 그 이름은 던스리버 폭포이다. 오쵸 리오스 투어를 예약한 건 이 폭포를 가기 위함이 제일 컸다. 폭포를 걸어 올라가는 것이 유명한데, 물살이 강하고 미끄러워서 가이드의 안내하에 모든 관광객들이 손을 부여잡고 줄 서서 올라가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그리고 계곡에 다이빙을 할 수 있는 곳인 블루홀 폭포를 가기로 했다. 완전히 물놀이 투어였다.
자메이카에 와서는 항상 비 덕분에 느지막하게 일어나서 하루를 즐겼는데, 투어 시간이 8시 20분까지는 준비를 해야 해서 7시 30분이라는 내게 있어서 이른 시간에 일어나야 했다. 만나기로 한 호텔 앞으로 가니 이미 가이드 분과 차량이 도착해 있었다. 나는 곧바로 올라타고 오늘 투어의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오쵸 리오스로 가는 길에 호텔 한 곳을 들러 나머지 두 분을 픽업한 후 총 5명이서 움직이는 투어였고 레게 힐이라는 식당 가는 것으로 되어있었으나, 영업을 하지 않아 본인들이 운영하는 비치 클럽으로 가서 식사를 하는 걸로 되었다.
한 시간 정도를 달려 다른 호텔에서 두 명을 태우고 본격적으로 투어가 시작되었다. 첫 행선지는 블루홀! 도착을 하니 가이드는 블루홀 가이드에게 우리를 인솔을 해주었다. 가이드는 우리를 데리고 블루홀 안쪽으로 들어갔다. 말 그대로 가는 길에 푸른 홀이 메인으로 있어서 블루홀이라 부르지만, 실상 깊은 계곡의 느낌이 강하다. 그리고 다이빙을 할 수 있는 스팟들이 있었다.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서도 낮은 곳부터 높은 곳까지 나름대로 체계적으로 있었다. 계곡의 물살을 타고 올라가 첫 번째 스팟에 도착을 했다. 대부분의 곳들이 멕시코 세노떼의 다이빙 포인트보다 낮아서 걱정 없이 즐길 수 있었다. 가이드가 안내해 준 곳으로 냉큼 올라가 거리낌 없이 뛰어서 물속에 빠졌다. 시원한 계곡물은 기분을 상쾌하게 만들어주었다. 한 번만 뛸 수는 없지! 나는 여러 차례 올라가고 떨어지고를 반복했다. 다음은 폭포 같이 물살이 모이는 곳에서 떨어지는 곳이었다. 여긴 내려가는 길에 있는 것이라서 한 번뿐이 즐겼지만 역시 상쾌함이 느껴졌다.
그렇게 메인 홀인 블루홀까지 가는 길에 크고 작게 빠져보고 이제 블루홀에 빠져 보는 시간이었다. 다이빙대가 따로 있었고 높이는 세뇨떼의 높이랑 비슷하게 느껴졌다. 여긴 다른 곳보다는 높아서 그런지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나는 즐겨보기로 했다. 끄트머리에 오래 서 있으면 괜히 겁만 나기에 신호에 맞춰서 일단 뛰어본다. 다른 곳에 비해 체공 시간이 긴 게 느껴졌지만 막상 물속으로 풍덩하고 빠진 후 물 위로 올라올 때면 상쾌함은 더 커진다. 역시 한 번만 할 수 없다! 여러 번을 올라가고 또다시 빠졌다. 마지막으로 줄을 잡고 타잔처럼 날아가 물에 빠지는 것이 있었다. 겁낼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병장 만기전역자로서 유격 훈련을 해보았다면 모두 해보았을 테니까 말이다. 줄에 올라 힘차게 출발을 한 후 제일 멀리까지 날아갈 수 있게 끝 지점에서 줄을 놓고 아래로 빠졌다. 역시 물놀이는 언제 해도 재미있는 일이다. 그렇게 몇 번의 다이빙을 하고 나니 가야 할 시간이 다가왔다. 나를 즐겁게 해 준 가이드에게 소정의 팁을 챙겨주고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 던스 리버 폭포로 향했다.
던스 리버 폭포는 꽤나 규모가 크고 유명한 곳이라 그런지 입구부터 시설이 잘 되어 있었다. 입장권을 받고 안에 들어가면 우리를 이끌어줄 가이드를 기다리면 된다. 적당한 인원이 모이면 출발을 한다. 나는 호기롭게 쪼리로 올라보려다 위험하다며 아쿠아 슈즈가 없으면 입장이 불가능하다고 해서 앞에서 급하게 10달러를 주고 구입을 했다. 이제 내가 갈 나라들은 겨울 시기라 물놀이할 일이 없을 것 같아 아까웠지만 어쩔 수 있나! 내가 다치지 않는 게 우선인 거 늘. 그렇게 슈즈를 사 오니 우리 투어의 사람들은 배고팠는지 그곳에 사는 패티 파이와 맥주를 한 잔씩들 하고 계셨다. 그렇게 10분즘 기다리니 사람이 다 모였고 우리도 출발을 했다.
폭포의 물이 내려와 바다와 만나는 초입에서 우리의 등반은 시작되었다. 폭포 앞에 바로 바다가 있다니 조금 신기한 광경이었고 우리처럼 폭포를 오르기 위한 사람들도 있었고 오르지 않고 중간중간 포인트에서 물놀이를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사진에서 본 것처럼 우리는 모두 손을 잡고 맨 앞 가이드의 선발대를 따라 올라갔다. 중간중간 올라가다 안전한 포인트에서는 폭포를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다이빙이나 입수를 하는 등 잠깐의 물놀이도 즐기는 시간이 있었다.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저 위로 펼쳐진 폭포의 풍경과 아래로 보이는 아름다운 풍경들이 이곳이 유명한 이유가 어떤 것 때문인지 증명하듯 자연과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차디찬 물과 초록빛의 숲 사이로 세차게 내리는 던스 리버 폭포는 아름다운 장관을 펼치고 있었다. 싱글벙글한 미소와 함께 나는 사진 포인트마다 이곳 사람들의 시그니처 포즈인 우사인 볼트 사인을 하며 춤을 추었다. 흔히 챔피언 포즈라고 하는데 두 손 모두 검지 하나만 편 채로 한 손은 몸 근처에서 한 손은 쭉 편 채로 10시 방향으로 찔러주면 포즈가 완성이 된다. 폭포 앞에서 그 포즈를 하고 있으니 로컬 현지인들은 꽤나 뜨겁게 환영을 해주었다. 역시 이 재미있는 사람들! 이곳저곳 야-만!(Yeah-man) 소리가 들려오면 꽤나 많은 관심에 부끄러워지기도 한다. 그렇게 얼추 한 시간가량을 오르다 보니 올라갈 수 있는 최종 지점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 어린아이들부터 나이가 든 어머님들까지 오를 수 있는 곳이기도 하고, 모든 이들이 손을 잡고 오른다는 풍경 자체가 화합의 느낌이 물씬 나서 괜히 기분까지 좋아지게 만드는 코스였다.
그렇게 모든 액티비티 코스는 끝이 나고 2시가 넘어가는 시간 나도 사람들도 배가 무지하게 고프기 시작했다. 이제는 식당으로 이동할 시간이다! 밤부 비치 클럽이라는 곳으로 45분가량 이동을 했다. 이곳에 사람들은 우리 투어인원뿐이 없어서 5명이서 프라이빗한 느낌으로 해변을 빌린 느낌이었다. 바다 바로 앞 벤치에 각자 앉아 음식을 기다리며 바다에 발도 담가보고, 물에 빠지기도 하고 놀아보았다. 첫 요리는 바나나칩에 해산물과 채소를 무친 것을 올려진 음식이었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술까지! 보드카에 주스를 탄 것 같은데, 우와 이건 뭐 주스는 깔짝 넣고 보드카로만 섞어놓은 듯한 비율이었다. 하지만 이 기분에 술이 빠질 순 없지! 음식과 함께 술을 마시고 조용한 해변에서 카리브해를 바라보면서 여유를 즐겼다.
이 평화로운 기분에 귀에 들려오는 노랫소리는 사람의 감정을 참 몽글몽글하게 만들었다. 자우림의 <스물다섯스물하나>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는데, 괜히 울컥하기도 하고 이 순간이 너무 감사하기도 하며 꽤나 벅찬 감정으로 카리브해를 보며 멍을 때렸다. 혼자 여행을 할 때 좋은 점은 이렇게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것이다. 작게 지나갈 수 있는 감정들도 되새김질하며 삶의 의미를 찾아보게 된다. 나는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원했기에 여기까지 왔는가. 또 앞으로 무엇을 원하며 나아갈지 등 답이 없는 삶에 그 답을 비슷하게라도 찾아보려 움직여보고 있는 느낌이었다.
생각이 꽤 진중해지고 무거워질 때쯤 다음 요리가 나왔다. 밥과 함께 소시지와 파인애플을 꽂은 꼬치가 나왔고, 그 이후로 치킨과 샐러드가 나왔다. 그리고는 어떤 테이블과 함께 칵테일 셰이커와 함께 술과 주스를 가지고 나왔다. 아마 우리를 데리고 홍보 영상을 찍기 위해였던 것 같았다. 21살이라는 가이드가 꽤나 애쓰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괜히 나도 열심히 해주고 싶다는 생각에 텐션을 올려 셰이커를 들고 춤도 춰보는 등 즐겁게 흔들어주었다. 또 웃긴 건 밥을 먹을 때 춤 공연도 있다고 봤었는데, 이게 우리 앞에서 혹은 우리를 보고 추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서 멀찍이 떨어져 카메라를 보고 추고 있었다. 공연이라기엔 틱톡 찍는 걸 우연히 옆에서 본 느낌이랄까. 뭔가 어설픈 매력에 괜히 더 웃음이 나왔다.
투어에 함께한 사람들과도 꽤나 친해졌는데, 스페인에서 온 올란드에 사는 스페인 부부는 영어가 서툴러서 그런지, 아니면 동양인의 입에서 스페인어가 나오는 게 신기한 것인지 투어 중 바모스(Vamos)! 를 한 번 외쳤을 뿐인데 엄청난 사랑을 받아버렸다. 어머니 아버지처럼 나를 챙겨주었고, 사진도 여러 장 찍어 사진을 보내주기도 하셨다. 그리고 뉴욕에서 온 커플은 덩치와 다르게 겁이 많아서 다이빙은 깨작깨작스러운 곳에서만 해서 큰 웃음을 주었다. 처음엔 거대하고 단단한 흑인의 피지컬에 압도되었지만 어딘가 쁘띠한 면이 있는 사람들이었다. 다섯 명이서 건배도 하면서 술도 마시고 사진도 찍고 해변에서 재미있게 놀았다.
우린 해가 질 때쯤에서야 이제 숙소로 출발을 했다. 우리와 반대편에 있는 뉴욕 커플들은 다른 차를 타고 나와 스페인 부부와는 숙소로 향하는 차에 탑승했다. 자메이카는 대부분의 도로가 편도 1차선 혹은 가끔 생기는 2차선 정도의 도로여서 교통 정체가 장난이 아니었다. 화물 트럭이 앞에 있으면 추월하기 전까지는 다들 줄 서서 기어가고 있었다. 대략 30분 정도 더 걸려 1시간 30분 정도 지났을까, 나의 숙소 앞에 도착을 했다. 스페인 부부와 가이드와 기사에게 감사하다며 인사를 하고는 숙소로 들어왔다.
이상하게 투어를 갔다 온 날에는 진이 빠져 침대에 다이빙을 하게 된다. 이제 남은 건 네그릴이라는 지역으로 가는 투어가 있다! 무한도전에서도 나온 릭스 카페라는 석양이 지는 예쁜 곳도 가는 투어인데 여기가 사실 기대가 제일 많이 된다! 예쁜 일몰을 볼 수 있게끔, 날이 좋기를 바라면서 오늘의 오쵸 리오스 투어는 환상적인 기억을 안고 오늘 하루를 마무리해본다! 며칠 남지 않은 자메이카도 부디 평화롭고 여유롭게 지낼 수 있길 바라면서! 야-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