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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표 seanpyo Jan 20. 2017

당신의 베이맥스는?

빅 히어로 6 리뷰


디즈니 애니메이션 빅히어로6를 뒤늦게 보았다. 소식은 일찌감치 알고 있었지만 사는 게 바쁘다 보니 우선순위에서 한참을 밀려 버린 것이다. 예전에는 먹고사는 것보다 내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늘 우선이었는데 점점 이성적인 판단을 해야 손해 보지 않는 삶을 강요받고 있는 듯하다. 나이 들어가면서 소중한 무엇인가를 조금씩 잃어버리는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애니메이션 '빅 히어로 6'에서도 사라져 가는 소중한 것들에 대한 이야기를 읽어 낼 수 있었다. 물론 그 소중한 것은 '사람'이다.




영화의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히로와 테디 두 형제는 이모와 함께 살고 있다. 이유는 나오지 않지만 두 사람은 어린 나이에 부모를 잃었다. 영화의 전반부에서 유일한 핏줄이던 형(테디) 마저 사고를 당해 세상을 떠나자 히로는 세상을 등지고 방에서 나오지 않는다. 형이 만든 로봇 '베이맥스'를 우연히 발견하지만, 로봇은 로봇일 뿐. 잃어버린 가족들을 대신할 수 없다.





하지만, 베이맥스가 '테디(형)는 여기에 있다'며 자신의 메모리에 저장된 테디의 과거 영상을 보여준 순간, 히로는 베이맥스를 자신의 인연으로 받아들인다. 마치 드래곤 길들이기의 히컵과 투슬리스처럼. 사고로 인해 또다시 베이맥스와의 이별을 앞둔 히로에게 더 이상 그는 단순한 로봇이 아니었다.


그런데, 히로가 베이맥스에게 특별한 감정을 가지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지능이 있어서? 감정이 있어서?


둘 다 아니다.




나이 들어 갈수록, 지나온 인생의 기억들을 쉽게 상실해 가는 인간에게 가장 소중한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사람'이다. 그냥 사람이 아니라, 나를 알고, 서로를 기억해 주는 사람이다. 히로가 베이맥스를 잃어버린 형처럼 소중하게 생각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베이맥스의 남은 파편 속에서 발견한 메모리가 이 영화의 가장 큰 반전으로 느껴진 건 나뿐이었을까? 히로는 베이멕스를 통해 영영 잃어버릴 줄로만 알았던 '우리'의 기억을 되찾은 안도감을 가졌을 것이다.





당신의 베이맥스는 무엇입니까?

사진은 무생물이다. 그것은 찍는 순간, 과거의 정지된 영상을 담은 한 장의 이미지가 될 뿐이다. 하지만, 독일의 심리학자 마르틴 슈스터는 그의 저서 사진의 심리학에서 -설문을 통한 통계 결과 -'인간은 나이가 들수록 사진을 소중하게 생각한다'라고 했다.





나이가 들어 우리가 가진 것을 하나 둘 버려야 할 때 나에게 가장 큰 재산은 무엇일까?  


놓치고 싶지 않은 내 인생의 순간들을 사진에 담는 것은 미래를 위한 소소한 실천이 될지도 모를 일이다.


결국 나의 베이맥스는 사진이었다. 물론, 함께 기록하고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의 소중함은 말할 것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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