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Cotton Tote Crisis. You can get cotton bags pretty much everywhere. How did an environmental solution become part of the problem?
말 그대로, 면으로 만든 가방의 위험이라는 제목. 꽤나 생각할 거리를 주는 내용이었다. eco-friendly라는 단어를 따서 흔히 '에코백'이라고 부르는 것들이, 실제로 우리 환경에는 좋지 않다는 이야기였기 때문이다. 우리 회사에서도 기념품을 만들 때마다 꼭 에코백을 만들었었기에(친환경 의미를 담아 에코백을 기념품으로 많이(진짜 많이) 만들었다), 조금 놀라면서도 그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해하며 기사를 읽었다.
글에 따르면 Cotton Tote(이하, 면 가방)이 정말 생각 이상으로 튼튼하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한 개 가방 기준으로 적어도 2만 번은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가방 하나를 매일 사용한다고 치면 54년이 걸리는 기간이다. 이것도 아무런 혼합물이 섞이지 않은 오가닉한 면 가방을 가정했을 때 수치이다. 지금 우리 집만 돌아봐도, 눈에 보이는 에코백이 적어도 3개는 흩어져 있다.(모두 기념품으로 받아온 것들이다) 이 것들을 온전히 다 사용하려면, 앞으로 150년은 더 살아야 할텐데...
그리고 면으로 만든 제품은 물 저항성이 아주 강하다고 한다. 쓰레기로 처리하는 방법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라고 한다. 우리는 그냥 제품을 쓰레기통에 버리면 끝이라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다른 문제가 있다고 한다. 섬유(textile) 물품을 전문적으로 처리할 쓰레기 처리소(또는 매립지)가 부족한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매년 전 세계적으로 면으로 만든 제품이 약 3천만 톤이라고 하는데, 현재로서는 그중 15% 정도만 쓰레기 매립지에서 수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더 큰 문제는 면 가방이 순수하게 오로지 면으로만 만들어져있지 않다는 점이다. 주로 다양한 글자나 이미지들이 가방 겉면에 인쇄되어 있는데, 이들은 화학적으로 분해하기 매우 어려운 PVC 성질이라고 한다. 그래서 재활용하기 위해서는, 프린트된 부분은 오려내야 한다고 하는 번거로움도 크다.
기사에서는 다양한 사람들을 인터뷰한다. 그중 Laura Balmond의 말이 인상적이다. "선한 마음으로 행한 행동이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가져오는 중이에요. 왜냐하면 제품이 만들어지고 최종적으로 버려지는 그 모든 과정(싸이클)을 우리는 고려하지 않았기 때문이에요."(The cotton tote dilemma, said Laura Balmond, a project manager for the Ellen MacArthur Foundation’s Make Fashion Circular campaign, is “a really good example of unintended consequences of people trying to make positive choices, and not understanding the full landscape.”)
왜 이런 상황이 되었을까?
기사에서는 2007년에 주목을 끌었던 'I'm not a plastic bag' 캠페인 이야기를 소개한다. 크게 히트했던 바이럴 마케팅으로, 일회성으로 사용하던 비닐 플라스틱 가방 대신에 재사용 가능하며 친환경적인 면 가방을 쓰자는 캠페인이었다. 그 당시 I'm not a plastic bag이라는 글자가 크게 쓰인 가방이 5파운드면 살 수 있었는데, 이베이에서 175파운드까지 리셀이 될 정도로 인기가 대단했었다고 한다.
기사에서는 이때쯤을 기점으로 면 가방(또는 에코백)이 기업들의 브랜딩 도구로서 적극적으로 활용이 되기 시작했다고 한다. 기업과 소비자 입장에서는 환경을 고려한다는 인상을 줄 수도 있고, 싸고, 세련돼 보이고, 재활용할 수 있고 편의성도 좋으니 이만한 제품이 없었던 거이다. 공급자와 소비자의 니즈가 정확히 들어맞았다고 해야 할까. 스웨덴 화장품 Skandinavisk의 창업자 Shaun Russel은, "기업이 에코백을 만들었던 이유는 소비자들을 걸어 다니는 광고판으로도 활용하기 위함이었다" 고도 한다. "만약 그런 의도가 없었다면 그건 분명히 거짓말"이라는 말도 덧붙이면서.
Aesop의 CCO(chief custmer officer)의 멘트도 흥미로웠다. (Aesop은 개인적으로도 좋아하는 브랜드고, 좋은 향이 가득 담긴 면 가방에 제품을 담아 전달받을 때 기분이 아주 좋았었던 기억이 많다.) CCO는 Aesop에서 제공하는 면 가방은 온라인 배송 시에 동봉이 안되면, 고객이 컴플레인 할 정도로 인기 있는 상품이라고 하며, 지난 시간 동안 얼마나 많은 면가방을 제작했는지 수량 파악이 되지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과다 생산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할 것 같아요(Abuse would be the right word)"라는 멘트도 이어졌다.
사진 출처: the edit
기사에서는 과대 포장 이슈도 큰 문제라고 한다. 요즘에는 제품이 어떻게 어디에 패키징 되는 게, 고객에게 중요한 경험으로 다가가다 보니 굳이 포장이 필요하지 않은 제품들까지도 포장이 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전에는 제품을 외부요인(먼지 등)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해 포장을 활용했다면, 지금은 보호가 필요하지 않음에도 포장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예를 들어 화장품을 종이와 상자로 포장하고 그 위에 또 다른 이쁜 면 가방에 포장하는 방식처럼 말이다.
면이 플라스틱보다 나쁘다는 걸 의미하는 건 아니라는 말도 이어진다. 둘은 비교 대상이 아닐뿐더러, 서로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다르다고 한다. 면은 재배를 위해 살충제를 사용해야 하다 보니(유기농이 아닌 경우), 물 오염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대로 플라스틱은 온실가스를 배출하며 생분해가 어렵고, 미세플라스틱과 같은 이유로 바다 환경을 해칠 수 있다.
이런 이슈 때문인지, 기사에서는 마지막으로 몇몇 기업에서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상황을 예시로 언급한다. 영국 니트웨어 업체인 label & Daughter에서는 면 가방을 올해 4월부터 필수로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한다. 대신 홈페이지에 소비자들이 면 가방을 옵션으로 선택할 수 있게끔 기능을 추가하였다고 한다. Aesop에서는 아직 면 가방 생산을 중단하지는 않지만, 가방의 원재료를 교체했다고 한다. 재활용 면과 오가닉 면으로 60대 40 비중으로 섞어서 제작한다고 한다. 이렇게 하면 기존 가격보다 15% 더 비싸지만, 제작 과정에서의 물 소비는 최대 80%까지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면화 대신에 헴프로 가방을 만들기로 한 Ally Capellino 디자이너의 이야기, 물병을 재활용하여 가방을 만드는 Hindmarch 회사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기사는 마지막으로 디자이너 Rachel Comey의 한마디로 마무리한다.
"모든 제품이 가방을 필요로하지 않아요.(Not every product needs a ba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