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00를 00에게 추천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가끔씩 접한다. 그럴 때마다 괜스레 반갑다. 우리 회사에서도 주로 많이 사용하는 지표라, 이 설문의 기획자도 나와 비슷한 지표를 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이 답변은 추후에 정리가 되어 NPS라는 지표로 내부에서 평가되겠지?라는 생각을 하며. 0점과 10점 사이 그 어딘가의 점수 사이에서, 나는 이 제품을 얼마나 추천하고 싶을까? 골돌이 고민하고 답변을 준다.
NPS는 Net Promoter Score 의 줄임말이다. 말 그대로 ‘순 추천 지수’로서, 고객이 어떤 제품이나 서비스를 친구나 동료에게 얼마나 추천하고 싶은지를 물어보는 지표다.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인앤컴퍼니에서 개발하여 처음 알린 지표로 알려져 있다. 마케팅에서 Referral이라는 요소가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데, 고객이 추천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는 건, 그만큼 우리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충성하고 사랑할 수 있다는 의미로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소개팅 요청이 들어올 때, 믿을 만한 친구를 추천해주는 심리라고 할까)
NPS를 측정하는 법은 매우 간단하다. 한 가지 질문이면 충분하다.
‘우리의 브랜드/제품/서비스를 동료나 친구에게 추천할 의향이 얼마나 되나요?’
척도는 0점부터 10점까지의 숫자로 측정한다. 척도의 양 끝에는 '매우 추천하고 싶지 않음' 과 '매우 추천하고 싶음'을 함께 표기한다.
이후 고객이 제품이나 서비스를 충분히 이용했다고 판단되는 시점에 측정을 진행한다. 호텔로 예를 들면, 고객이 체크아웃하는 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설문이 진행되고 나면, 아래와 같은 방정식으로 결과를 측정한다.
NPS: ((9점이나 10점을 준 사람 수) - (0점부터 6점까지를 준 사람 수)) / 전체 설문 응답 수
이렇게 계산하는 이유는, 유의미한 응답만을 측정하고자 하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NPS는 0점부터 10점 척도를 3가지 구간으로 나누어 바라본다.
불만 응답자(Detractors): 0점부터 6점 구간 응답자
수동 응답자(Passives): 7점부터 8점 구간 응답자
추천 응답자(Promotors): 9점부터 10점 구간 응답자
이 중, 수동 응답자 구간은 애매한 의사표현으로 바라보고, 유의미한 데이터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래서 산식에는 불만 및 추천 응답자들의 값만을 반영한다.
예를 들어, 30명을 대상으로 설문을 했는데, 이중 9점에서 10점을 준 사람 수가 20명이고, 0점부터 6점을 준 사람이 5명이라면 NPS 계산 값은 아래와 같다.
(20 - 5) / 30 = 50%
NPS 지표는 높을수록 좋다. 추천자가 많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0보다 낮다면 큰 문제일 수 있다. 불만의 비율이 높기 때문에, 즉각적인 어딘가의 개선이 필요할 수 있다. NPS 지표를 관리한다면, 정기적으로 측정하여 그 추이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또는 동종 업계 유사 기업의 NPS 를 파악하여 비교해보는 방법도 있다.
NPS는 단순하지만 명료한 질문을 통해, 우리 고객의 충성도를 살펴볼 수 있다. 고객 입장에서 설문 조사란 꽤나 시간과 감정이 쓰이는 일인데, 이를 줄여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또한, NPS는 그 추이를 꾸준히 살펴보고 의미 있는 인사이트를 도출해낼 수 있다. 불만족자가 있다면 그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보아야 하고, 그중 어떤 점을 누가 어떻게 개선할 수 있을지에 대한 논의가 이어져야 한다. 반대로 충성 고객은 어떤 이유로 우리 서비스를 사랑하는지에 대해서도 이해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다른 경쟁사에 비해 가지는 강점이라 가치제안 요소이기 때문이다. 인사이트 도출이 따르지 않는 지표 측정은 시간만 낭비할 뿐이다,
그렇다고, NPS가 만능 지표라는 의미는 아니다. NPS는 우리 회사의 가장 중요한 목표를 돕는 보조적 수단으로써의 도구로 활용해야 한다. 예를 들어, 회사의 가장 큰 목표가 매출이라고 할 때, NPS가 유의미한 신뢰도를 가지려면, 매출과 NPS의 추이가 유사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그 추이의 유사성이 떨어진다면, NPS는 매출을 발생함에 있어 중요한 지표가 아닐 수 있다. 핵심은 '우리는 어떤 지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가'라는 관점에서, NPS의 의미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NPS는 설문 대상자(또는 표본)의 특성도 함께 고려해서 해석해야 한다. 먼저 결과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아무래도 표본의 크기가 많아야 한다. 통계학에서 말하는 중심 극한 정리에 따르면, 표본이 클수록 표본 평균의 분포는 정규분포에 근사해진다고 한다. 쉽게 말하면, 표본의 크기가 많을수록 신뢰도가 높아진다는 의미이고, 표본이 적어도 30개는 되어야 측정 결과를 어느 정도 믿을 수 있다고 한다.(하지만 50명, 80명은 되어야 한다는 의견도 있기에, 30명은 '신뢰도가 그렇게 높지는 않지만, 유의미하게 바라볼 수는 최저 기준이다' 정도로 보는 게 맞을 것 같다.)
설문자의 성향이나 특성에 따라 NPS의 수치가 매우 다양하게 나올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동양권의 문화일수록, 자신의 속마음을 잘 표현 안 하는 경향이 있으므로, 7~8점의 비중이 높다고 예상할 수 있다. 우리 회사에 적용한다면, 나이, 지역 등으로 고객 세그먼트를 구분하여 NPS 지표를 살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