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SaaS 가격 정책 모델

by 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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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Native 서비스들이 출시되면서, SasS의 가격 정책 모델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기존 SaaS 기업들은 마진이 50~70% 이상 남는 게 당연하다고 여겨지곤 했습니다. 큰 비용은 인건비랑 클라우드 정도였고, 사용자가 늘어도 한계비용(추가 사용자가 생길 때 드는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았으니깐요. 근데 요즘 실리콘밸리에서는, AI 서비스의 경우 마진이 지나치게 높으면, 아무도 AI 기능을 사용하고 있지 않는가보다라고 인식한다고 합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AI는 고객들이 많이 쓰면 쓸수록, 추론 비용(AI 모델을 구동하고 답변하는데 필요한 비용)이 늘어나, 상대적으로 마진이 덜 남을 수밖에 없습니다. BEP(손익분기점)를 넘기기도 힘들 수 있습니다.


커서(Cursor)가 25년 11월 기준 연간 반복 매출(ARR)이 10억 달러를 초과했다고 하는데요. 이런 AI 서비스들에게 마진보다 더 중요한 건, 고객들이 얼마나 AI 기능을 활발하게 사용하고 있고, 특정 문제 영역에서 확실한 1등으로 굳어지고 있는지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AI 추론 비용은 언젠가 낮아질 가능성이 커 자연스레 비용 구조는 개선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반대로 소비자의 사용 습관과 시장 지배력은 한번 놓치면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AI 시대를 접어들면서, SaSS 들의 가격 정책이 '몇명이 쓰는가'에서 '무엇을 해결했는가'로 바뀌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전에는 주로 툴을 쓰는 사람 수에 따라 과금했다면, AI 시대에는 점점 더 이 서비스가 실제로 일을 해결했는가에 기반해 비용을 받는 모델이 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가격 정책 모델을 3가지로 정리해봤습니다.


1. 좌석 기반 모델 (Per-User/Seat-Based Pricing)


가장 전통적이고 보편적인 모델입니다. 로그인하는 '사람 수'대로 돈을 받습니다. 보통은 무료 플랜을 항상 제공합니다. 슬랙의 경우 팀이 성장하고 데이터가 쌓이는 순간, 과거 대화를 검색할 수 없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유료 결제를 유도합니다. '사람 수' 과금도 처음에는 작아보이지만(커피 한두잔 값), 직원이 늘어나면 월 $1,000이 금방 되기도 합니다.


대표 사례: Salesforce, Microsoft 365, Slack, Asana

작동 방식: 사용자 1명당 월 $15와 같이 청구합니다.

장점

예측 가능함: 기업 입장에서 다음 달 매출(MRR)을 계산하기 매우 쉽습니다.

이해가 쉬움: 고객도 예산을 짤 때 "직원 수 × 단가"만 계산하면 되므로 직관적입니다.

단점

유령 계정: 돈은 내는데 쓰지 않는 계정이 생겨 고객의 불만이 쌓입니다.

아끼려고 함: 고객사는 비용을 아끼려 계정 공유를 하거나 필수 인원에게만 권한을 주어, 제품 확산(Viral)을 막습니다.


스크린샷 2025-12-16 오전 10.52.56.png https://www.salesforce.com/kr/slack/pricing/


2. 소비 기반 모델 (Consumption/Usage-Based Pricing)


클라우드 인프라에서 시작해 이제는 SaaS 전반으로 퍼져 있는 모델입니다. '쓴 만큼 낸다'는 가격정책입니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용한 만큼 내기 때문에 가장 합리적인 선택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사용을 멈추면 즉시 과금이 중단되기도 하고요. 다만 당장 다음달에 얼마나 쓸지 비용 프로젝션하기에 다소 어려운 측면이 있습니다.


대표 사례: Snowflake (데이터 쿼리량), AWS (컴퓨팅 시간), Twilio (API 호출 수), Stripe (거래 금액의 %)

작동 방식: 데이터 저장량, API 호출 횟수, 트랜잭션 건수 등 '사용량'을 미터기처럼 측정해 청구합니다.

장점

가치 연동: 고객이 제품을 많이 써서 가치를 많이 얻을 때만 비용이 청구되므로 저항이 적습니다.

진입 장벽 제거: 초기 비용이 거의 없어 소규모 스타트업도 쉽게 도입할 수 있습니다.

단점

매출 예측의 어려움: 고객이 휴가철에 사용량을 줄이면 SaaS 기업의 매출도 급락합니다.

청구서 쇼크: 고객이 실수로 무한 루프를 돌리거나 과도하게 사용하여 예상치 못한 거액이 청구될 수 있습니다.(실제로 이런 케이스를 몇몇 스타트업들에게 봤습니다. 가슴이 철렁하는 경험이었다고.)


스크린샷 2025-12-16 오전 10.59.43.png https://www.snowflake.com/en/pricing-options/


3. 작업 성공 완료 기반 모델 (Outcome/Task-Based Pricing)


최근 AI 시대의 표준으로 떠오르는 모델입니다. 단순히 툴을 쓰는 것이 아니라, 그 툴이 '실제로 일을 해결했느냐'에 따라 돈을 받습니다. 인간의 일을 대신 해결해주는 AI 에이전트 서비스에 아주 적합합니다. 고객 커뮤니케이션 솔루션을 제공하는 인터콤의 경우 'Pay only for resolved conversations.(해결된 대화에 대해서만 지불하세요)'라는 문구를 자신감 있게 내세웁니다. 작업 성공 완료 모델에서는 '해결(Resolution)'의 정의가 매우 중요합니다. 인터콤의 경우 'AI가 답변했지만, 사람 상담원에게 연결되면' 비용을 받지 않습니다.


대표 사례: Intercom (Fin AI Agent - AI가 고객 상담을 성공적으로 '해결'했을 때만 건당 $0.99 과금), Bland AI (성공적인 통화 건당 과금)

작동 방식: AI가 코딩 버그를 수정하면 $X, 고객 문의를 사람 개입 없이 해결하면 $Y

장점

ROI 확실: 고객은 실패한 작업에 돈을 내지 않으므로, ROI(투자 대비 효과)가 확실합니다.

도입 마찰 최소화: "해결 못 하면 공짜"라는 제안은 거절하기 힘듭니다.

단점

성공의 정의: 무엇을 성공으로 볼 것인지(예: 고객이 만족했는가?)에 대한 합의가 어렵습니다.

공급자 리스크: AI가 작업을 실패해도 서버 비용(GPU 등)은 나가므로, 마진 관리가 까다롭습니다.


스크린샷 2025-12-16 오전 11.06.46.png https://www.intercom.com/pric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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