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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하루는 6시부터 시작한다

by 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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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아침, 여러분은 알람을 몇 번 종료하였나요?


입사 5주년을 맞이했을 때입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지난줄 전혀 눈치채지 못했습니다. 전 직원이 모이는 타운홀 미팅에서 “장기근속 축하드려요!”라는 말을 들었을 때. ‘입사 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시간이 많이 흘렀구나.’ 불현듯 지난 5년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습니다.


그날 밤 조금은 감성에 빠졌습니다. ‘5년 전보다 나는 더 나아졌을까?’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보다 가진 것도 많아진 것 같고. 물질적으로는 분명히 이전보다 나아졌습니다. 학생 때 수수료가 없어 1만 원을 인출하지 못했던 애달픈 추억도 잠시 생각났습니다. 하지만 어딘가 만족스럽지 않았습니다. 무언가 안정적이라고나 할까요? 현실이 주는 안락함에 ‘작은 꿈에도 두근대던’ 지난날의 나를 잊어가고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아인슈타인이 그랬던가요. ‘똑같은 방법을 반복하면서 다른 결과가 나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다.’ 저에겐 이 문장이 이렇게 다가왔습니다. ‘똑같은 하루를 살면서 다른 내일이 다가오기를 기대하는 사람은 정신병자다’라고 말이죠.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해내고 있지만, 매번 같은 하루가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그날 결심했습니다. 서투를지라도 예전의 나를 찾아 가보자고요. 미미할지라도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로 다짐했습니다.


이를 위한 저의 첫 도전은 ‘아침 다시 찾기 프로젝트’ 였습니다.


아침은 나만의 것이다. 회사의 것이 아닌


언제부터 아침이 바빴을까요. 고등학교 때부터였을까요. “한 숟가락만 먹고 가”라는 엄마의 외침을 뒤로한 채 책가방을 챙겨 부랴부랴 집 문을 나서던 그때가 기억납니다. 너무도 많은 사람에게 아침이란 이제 사치입니다. 직장인에게 아침이란 ‘회사를 위해 출근을 준비하는 시간’입니다. 학생에게는 ‘학교를 가기 위해 준비하는 시간’이구요. 자녀를 키우는 이들에게는 ‘아이의 등하교를 준비하거나, 아침 식사를 만드는 시간’일 수 있겠습니다. 여기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에게 아침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현재의 아침은 = ‘내가 아닌 무언가를 위한 시간’일 뿐입니다.


이 글은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설득하는 글이 아닙니다. 대신 아침을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자는 것입니다. 누군가의 것이 아닌 나의 것으로 말이죠. 흔히 ‘성공의 비결’이라고 해서 아침형 인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글이 많습니다. 실제로 성공했다고 하는 이들의 인터뷰를 보면 ‘저게 가능할까’ 싶을 정도로 일찍 일어나는 사람이 많습니다.


미국의 경제매체인 비즈니스인사이더가 27명의 미국 CEO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도 있는데요. 그 결과는 예상한 대로였습니다. 평균적으로 오전 4시 30분에서 5시 30분 사이에 일어나는 것으로 나타난 것이죠. 예전에 개인적으로 만난 어느 대기업 계열사 사장님은 하루에 잠을 5시간만 잔다고 한 적도 있었습니다. 조금 과장했을 거라고 속으로 생각했지만, 저렇게 해야 소위 말하는 사회에서 성공하는 걸까?라는 궁금증도 생겼었습니다.


이들의 아침은 평범한 사람들과 무엇이 그렇게 다른 걸까요? 단순히 잠을 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걸까요. 혹은 수면 시간이 보통 사람들보다 짧은 걸까요. 여러 사례를 볼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이들에게 아침은 자신을 위한 시간’이라는 점입니다. 세계 최대 커피 체인점인 스타벅스의 하워드 슐츠 회장은 오전 4시 30분에 일어난다고 합니다. 그리고 곧바로 반려견 세 마리와 함께 운동 겸 산책을 다녀오고 이후에는 아내와 커피를 마시며 대화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트위터의 CEO 잭 도시도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아침형 인간입니다. 그는 매일 아침 5시 30분에 일어나서 약 10km를 조깅하며 아침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어떻게 보면 그렇게 특별하지 않은 아침입니다. 단순히 강아지와 시간을 보내고, 운동하는 것이 뭐가 그렇게 대단한 거냐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에게 아침은 무언가를 위해 희생하는 시간이 아닙니다. 능동적으로 스스로 아침을 설계하여 자신을 위해서 시간을 사용하는 것이죠. 우리는 보통 어떻게 하나요. 나를 위한 시간은 퇴근 이후라고 생각하지는 않나요? ‘오늘은 어떻게든 칼퇴하고 운동할 거야’ 혹은 ‘아이를 어서 재우고 내 시간을 보내야겠어’라고 다짐만 하며 자신을 위한 시간을 미루고 있지는 않나요?


아침을 만드는 3가지 마법 - 상상, 준비, 실행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로 마음먹은 그 이후 몇 주는 꽤나 끔찍했습니다. 저는 7~8시간은 자야 그날 하루 컨디션이 좋은 사람입니다. 의학계에서 권장하는 수면 시간에 정확하게 들어맞는 평범한 군상 중 한 명입니다. 5~6시간만 자도 충분하다는 사람은 유전적으로 축복 받은 게 아닐까 그런 생각도 합니다. 이런 제가 갑자기 2시간은 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게 쉽지 않았습니다. 잠은 바로 들지 않고, 새벽에 알람은 울리는 데 일어나자니 너무 피곤하고.


하지만 지금 저는 해냈습니다. 10시면 잠들고 6시면 정확하게 눈을 뜨고 있습니다. 여러분도 할 수 있을까요? 네. 분명 할 수 있습니다. 제가 경험하고 성공했던 저만의 법칙을 소개해 드립니다.


1. 상상하기


‘그래 결심했어. 내일부터 일찍 일어날 거야.’ 하고 평소보다 일찍 잠자리에 든다고 한들. 동전 뒤집듯이 하루아침에 달라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쉽게 잠들더라도 첫날부터 아침 일찍 일어나서 또렷한 정신으로 무언가를 할 수 있을까요.


기본적으로 쉽지가 않습니다. 하루 아침에 나를 바꾼다는 건.


단순한 다짐과 노력만으로는 평생 쌓아왔던 습관을 바꾸는 건 참으로 어렵습니다. 처음 도전했을 때 저도 단호하게 결심했었습니다. ‘그래 오늘부터 10시에 자고 6시 알람에 맞추어 무조건 일어나야지.’


그날 밤 일찍 잠자리에 누웠지만, 도무지 잠이 오지 않았습니다. 쉽게 포기할 수는 없기에 어떻게든 누워 있었고, 한참이 지났을 때 잠들었습니다. 꿀잠을 자고 있는데 갑자기 시끄러운 소리가 들리더군요. 그새 새벽 6시가 된 겁니다. 어떻게든 눈을 붙잡고 몸을 일으켰습니다. 충분히 잠을 못 자서 그런지 그날 하루 컨디션이 별로 좋지는 않았습니다.


며칠 정도 단호하게 침대에 눕다 보니 몸이 그새 적응해나갔습니다. 10시가 되니 슬슬 하품이 나왔습니다. 내심 기뻤습니다. ‘습관이 생겼어!’라며 제 자신을 뿌듯해했습니다. 근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한 1주 정도 지나니, 초심이 사라지더군요. 예전에 했던 다짐은 정말 예전의 제가 했을 뿐 지금의 저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주말이 되던날 저도 모르게 스마트폰을 붙잡고 있다가, 해가 중천에 뜨던 때 잠에서 깼습니다. 너무 개운하더군요. 이 개운함을 위해서 그동안 고생했던 건가 싶기도 했습니다.


제 부끄러운 첫 도전기지만, 여기서 말씀드리고 싶은 건 단순히 다짐하고 결심하는 것만으로는 지속하기가 어렵습니다.


무언가를 이루기 위해서는 분명한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지속적으로 자신을 동기부여 하는 힘. 그건 바로 자신만의 목표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


상상해보시기 바랍니다.


나에게 중요한 우선순위와 가치는 무엇일까? 그것을 아침에 해낼 수 있다면 그날 하루는 어떨까? 그것을 하기 위해서 수면 습관은 어떻게 가져가야 할까? 아침에 나를 위한 일을 꾸준히 해나간다면 1~ 2년뒤 나의 모습은 어떻게 달라질까?


저에게 있어 중요한 가치는 ‘글쓰기’입니다. 글쓰기에 관심이 많아 언론정보학을 전공하였구요. 언젠가 나만의 책으로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퍼트리고 싶은 소망이 있습니다. 이러한 상상은 일찍 잠자리에 들고 아침에 일어나 키보드를 두드리게 하는 중요한 힘이 되었습니다.


여러분은 어떤 상상을 하고 있나요? 그 상상을 얼마나 간절하게 원하고 있나요?


2. 준비하기.


아침을 나만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적절한, 충분한 수면이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저는 ‘어디에서든 잘 수 있어’, ‘나는 어디든 머리만 기대면 곧바로 자’와 같은 스타일은 아닙니다. 생각보다 수면에 예민해서인지 꽤 준비가 필요합니다. 제가 경험한 최적의 수면 준비 방법을 몇 가지 소개 드리겠습니다.


전자기기를 멀리하기. 적어도 30분 전부터.


저는 9시 30분부터 스마트폰, 노트북, TV를 보지 않습니다. 블루라이트가 수면에 방해된다는 연구 결과도 많기도 하구요. 저한테는 블루라이트 차단기도 그렇게 소용없는 것 같습니다.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잠을 깨게 하는 콘텐츠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전자기기로 책을 볼 수도 있지만, 끊임없이 울리는 SNS, 쉴 틈 없이 올라오는 자극적인 기사들, 자꾸자꾸 보게 되는 재밋는 콘텐츠들. 계속해서 뇌를 활성시키는 느낌이랄까요.


그래서 적어도 자기 전 30분 전부터는 전자기기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알람이 잘 설정되었는지만 확인하고 충전기에 스마트폰을 꽂습니다. 이 순간이 그날 하루의 마지막 전자기기 사용 시간입니다.


따뜻한 조명 아래에서 책읽기


방에 들어가면 먼저 스탠드 조명을 켭니다. 이때 조명색은 밝은 형광등색이 아니라, 주황색 계통의 차분한 색입니다. 실제 연구에서 숙면에 도움을 주는 색온도는 검붉은 계통의 3000k(빛의 온도를 측정하는 기준) 이하가 적합하다고 합니다. 보통 사무실 형광등이 5000k 라고 합니다. 저는 3000k 단위를 정확하게는 모르기 때문에, 노란 불빛이 나는 약간은 어두운 전구를 구매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전구 용어로 치면, ‘전구색’ 제품입니다. ‘주광색’ 제품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하얀빛입니다.)


노란 불빛 아래에서 책을 펴고 자리에 앉습니다. 책은 제가 좋아하고 읽고 싶은 걸로 골라 봅니다. 웬만하면 인문학이나 자기계발 서적을 주로 봅니다. 예전에 소설책을 본 적이 있는데,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보게 되더라고요. 수면을 위해서라면 조금 철학적이거나 전문적인 용어가 나오는 책이 저한테는 잘 맞았습니다. 하루종일 전자기기를 보다가 잉크가 묻은 책을 보면 뭐랄까 마음이 차분해진다고 할까요.


오후에는 카페인 NO. 저녁에는 과식은 금물


저는 1일 1 커피를 고집하는 사람이지만, 오후에는 마시지 않습니다. 커피에 있는 카페인은 정신을 또렷하게 하기 때문입니다. 카페인의 지속 효과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아침에 한잔 마시는 편입니다. 미국 미시간에 위치한 헨리포드 병원의 연구센터에서 조사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실제로 잠자기 6시간 전에 마신 커피가 그날 수면의 양과 질에 큰 영향을 준다는 결과도 있습니다.


이전에는 점심밥 먹고 한잔 마시기도 했지만, 잠을 일찍 자기 시작한 뒤로는 오전에만 마시고 있습니다. 정확히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물을 끓이고 커피를 한잔 타 먹습니다.


그리고 저녁에는 최대한 과식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아침과 점심 식사를 푸짐하게 먹습니다. 퇴근하고 저녁을 먹으면 보통 7~8시 사이입니다. 이때 너무 많이 먹으면, 잠잘 때 속이 부대낍니다. 충분히 숙면하지 못하는 느낌입니다. 우리의 장도 잘때는 쉬어줘야 한다고 하는데, 너무 많이 먹게 되면 밤새 우리의 장기는 일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양질의 잠이 가능할까요.


이게 더 좋지 않은 이유는 수면의 양과 질 뿐만 아니라 라이프스타일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합니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에린 핸론 박사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수면이 부족할 경우 뇌에서 배고픔을 유발하는 기전이 작동하여 그렇지 않았을 때보다 폭식할 수 있는 가능성이 매우 높아진다고 합니다.


3. 실행하기


이제 여러분의 상상을 실행할 일만 남았습니다. 아무리 열심히 준비하여 숙면하더라도 이전처럼 똑같은 아침을 보낸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겠죠. 저의 경우에는 아침에 저만의 루틴이 있습니다.


- 알람이 울리자마자 침대에 계속 누워있지 않고 자리에서 일어난다.(요즘은 알람이 울리기 직전에 먼저 깹니다)

- 커피포트에 물을 넣고 끓인다. 그동안 컵을 꺼내 커피를 넣고(정확히는 카누 한봉을 뜯어넣고), 끓은 물을 컵에 따른다.

- 컴퓨터를 켜고, 노래를 튼다.(요즘은 유투브로 듣습니다)

- 문서 파일을 열어, 글을 쓰기 시작한다. 커피와 간단한 다과류를 곁들여 먹으면서

- 출근 준비 시간이 되면 하던 일을 마저 정리한다.


보통은 이렇게 글을 쓰며 아침 시간을 보냅니다. 주 7일 동안 매일 똑같이 하지는 않습니다. 중간중간 산책하러 나가거나 헬스장을 들려 운동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아침을 제가 삶에서 중요하다고 여기는 것들을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에겐 몇 번의 아침이 있을까요?


여러분은 어떤 아침을 만나고 싶으신가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간이 소중하다면 아침에 산책하러 나갈 수도 있을 거고요. 영어를 잘하고 싶은 분들은 영어 공부를 하거나 학원을 갈 수도 있을 겁니다.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찾기 어려운 분들은 누구보다 빨리 일어나서 나만의 고요함을 느껴볼 수도 있습니다.


인간은 평균 80살을 산다고 봤을 때, 약 2만9천 번의 아침을 우리는 맞이합니다. 어떤 분은 2만 번 넘게 아침이 남았을 수도 있고, 절반 이하도 남지 않은 분도 계실 겁니다. 그동안 잃어버린 아침은 몇 번쯤, 몇퍼센트쯤 되나요?


조금보다 더 나은 내일, 더 성장하는 나는 누구나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지금부터 여러분의 아침을 나의 것으로 되찾아오는 일.


오늘부터 실행하시기 바랍니다. Let’s get back to us!



*ps. 시중에 베스트셀러 책제목과 유사하다고 해서(ㅠ), 참고로 해당 책 발간전에 작성한 포스트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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