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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 Last Chapter 번역

by 성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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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ll Gates의 Last Chapter.

자산의 99%를 사람을 살리는 데 쓰겠다고 합니다. 자신의 삶이 한 권의 책이라면, 그는 지금 그 마지막 이야기를 가장 따뜻한 방식으로 써내려가고 있는 게 아닐까 싶습니다. 멋진 기업가인 그와 같은 시대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행운처럼 느껴집니다. 아래는 그가 링크드인에 남긴 글의 번역본입니다.



다음 주에 저는 재단의 연례 직원 모임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매년 이 자리는 제게 가장 뜻깊고 기다려지는 날 중 하나인데요, 올해는 특히 특별합니다. 앞으로 20년 동안 사실상 전 재산을 빌 앤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 기부해, 전 세계의 생명을 구하고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이후 처음으로 모든 직원들을 만나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떠난 지는 오래됐지만, 저는 여전히 스스로를 ‘CEO 체질’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돈과 관련된 결정은 그 영향력까지 고려하지 않고는 내리지 않습니다. 그래서 남은 재산을 모두 재단에 맡기기로 한 결정에도 확신이 있습니다. 그 이유는, 그 돈을 실제로 운영하고 쓰는 분들이 얼마나 뛰어나고 헌신적인지를 제가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들과 함께 일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럽고, 이번 직원 모임에서 그분들을 마음껏 축하하고 싶습니다.


재단에는 정말 많은 인재들이 모여 있습니다. 이분들 중 많은 분들이 민간 기업에서 훨씬 더 높은 보수를 받을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재능을 세상의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쓰기로 선택하셨습니다. 이분들은 앤드류 카네기가 말한 ‘진정한 관대함(precious generosity)’을 지닌 분들이며, 이분들 덕분에 세상은 한 걸음 더 나아가고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저는 평생 동안 관대한 분들 곁에서 살아온 행운을 누렸습니다. 제 회고록 『Source Code』에도 썼듯이, 부모님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영향을 준 분들입니다. 어머니는 “많이 받은 사람은 많이 돌려줘야 한다”는 믿음을 가지고 계셨고, 저에게 ‘돌려주는 삶’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저는 스스로 번 돈이라 해도, 그건 잠시 맡은 것일 뿐이고 결국 사회에 되돌려줘야 한다는 책임감을 일찍이 배웠습니다.


아버지는 말 그대로 모든 면에서 위대한 분이셨고, 재단의 초대 이사장으로서 그 누구보다 이 조직의 핵심 가치를 세우는 데 큰 역할을 하셨습니다. 협력적인 태도, 신중한 판단, 그리고 끊임없는 배움을 중요시하는 자세는 지금도 재단의 운영 방식에 깊게 뿌리내려 있습니다. 재단에서는 매년 ‘빌 시니어 상(Bill Sr. Award)’을 통해, 아버지의 가치를 가장 잘 실천한 직원 한 분을 선정해 드리고 있습니다. 재단이 지금까지 이뤄낸 모든 성과는 아버지께서 꿈꾸신 더 나은 세상의 증거라고 생각합니다.


성인이 된 이후로는, 워렌 버핏이 제게 가장 큰 영향을 주신 분입니다. 버핏은 제가 “모든 것을 사회에 돌려주는 삶”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해준 첫 번째 분이기도 합니다. 그는 수십 년 동안 재단에 아주 큰 기부를 해주셨고, 지금도 저에게는 관대함의 궁극적인 롤모델입니다.


또 다른 영웅은 척 피니입니다. 그는 "살아 있는 동안 기부하라(Giving While Living)"는 철학으로 유명한데요, 저 역시 그 영향을 깊이 받았습니다. 그의 생각은 제 기부 철학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저는 다른 부유한 분들도 자신이 가진 자원을 더 빠르고 더 크게 세상에 돌려줄 수 있다면, 세상의 가장 어려운 이들을 위한 진전을 훨씬 더 앞당길 수 있다고 믿습니다. 이보다 더 의미 있는 사회 환원 방식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재단에서의 하루하루는 제게 깊은 만족감을 줍니다. 매일 새로운 것을 배우게 되고, 현장에서 누구보다 전문적으로 일하고 계신 분들과 함께하며, 새로운 도구와 아이디어를 세상에 실현해가는 여정을 함께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오늘 제가 드리는 이 발표는 아마도 제 커리어의 마지막 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는 의미일 것입니다. 중학교 친구와 함께 소프트웨어 회사를 처음 시작했을 때부터 정말 멀리 왔네요. 마이크로소프트가 50주년을 맞이하는 지금, 그동안 제가 기업을 통해 얻은 성과를 이제는 사회에 되돌려드리는 것으로 이 시점을 기념하는 것이 너무나 자연스럽게 느껴집니다.


앞으로 20년 동안 세상에는 정말 많은 일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도록, 제 역할을 다하고 싶습니다. 이제 시간이 시작됐습니다. 저는 이 시간을 가장 가치 있게 쓰기 위해 최선을 다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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