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항공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지정학적 긴장의 증폭으로 인한 국방 수요 확대, 실증단계에 들어간 다양한 신기술, 스페이스X를 선두로 펼쳐지고 있는 우주를 둘러싼 경쟁 심화가 그 원인이 됐다. 과거엔 ‘우리나라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고 여겼던 투자자들, 정치인들, 학생들도 최근 들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지금 추세로 보건대 이러한 관심은 일시적 열풍에 그치지 않고 앞으로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여, 이제 막 항공우주에 관심을 가지게 된 분들을 위해 이 분야의 대표적인 특징들을 소개하는 글을 써 보기로 했다. 아는 만큼 보이고 관심이 있는 쪽으로 해석하게 되는 법, 어디까지나 필자의 부족한 식견을 기준으로 한 주관적 견해라는 점을 고려해 주시기 바란다.
숙련된 항공우주 엔지니어를 구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 교육정책의 실패’를 거론하기 뭐 한 게, 인력 부족에 골머리를 앓는 건 미국, 유럽과 같은 선진국도 마찬가지다. 항공우주 산업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최근의 일인 반면 숙련된 기술자는 하루아침에 키워지지 않는다. 그나마 있는 제한적인 인력 풀도 이미 자리가 잡힌 고수익 산업들과 경쟁해야 하기 때문에 치열한 인재 쟁탈전이 벌어진다. 잡은 물고기라고 제대로 챙기지 않으면 곤란한 것은 물론이다. 확보한 인력을 잘 유지하기 위한 Retention 계획은 필수다
항공은 가격이 생산자 관점이 아니라 수요 기준으로 정해진다는 걸 가장 잘 보여주는 업종 중 하나다. 애초에 불특정 다수가 아닌 소수의 ‘표적 고객’이 대상이기 때문에 정교하게 설계된 맞춤형 가격정책이 필수다. 단순히 내가 들인 비용에 이윤으로 몇%를 적용하지만 고민하면 되는, 개별 프로젝트 손익에 목숨을 거는 B2C와는 메커니즘이 다르다.
일반적으로 비즈니스 전략이라고 하면 경쟁자들을 압도해 수익을 극대화, 가능하다면 독식하는 걸 목표로 한다. 하지만 항공은 워낙 분야가 방대해 모든 것을 혼자서 다하는 게 불가능하다. 핵심 부품이나 요소 기술에 집중해 Value Chain의 병목 지점에 해당하는 포지션을 구축하고 ‘슈퍼 을’로 군림하는 플레이어도 많다. 정치 및 안보 상의 이유로 현지 기업과 협력하지 않으면 시장 진입이 쉽지 않다는 것도 특징이다. 이처럼 여러 가지 이유가 맞물려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경쟁’보다 ‘상호 호혜적 협력관계’가 합리적 선택인 경우가 많다. 누군가를 짓밟으면 언젠가는 반드시 아쉬운 입장으로 재회하게 되는 것이 이 바닥의 생리다
언제나 항공우주는 최첨단 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며 혁신을 거듭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다가올 변화는 과거의 물결들과는 차원이 달라 보인다. 3D 프린팅, 전기추진, 인공지능, 재사용발사체, 심지어 블록체인까지. 다양한 신기술의 접목으로 항공우주는 격변의 순간을 눈앞에 두고 있다. 10년 뒤의 항공우주는 오늘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과 완전히 다른 모습일 것이 분명하다. 혁신의 생생한 현장을 목격하고 싶은가? 항공우주로 오라
똑같은 항공이지만 사업이란 관점에서 민수항공과 방산항공은 다른 점이 많다.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기준, 성능과 원가의 상대적 우선순위, 사업의 수명주기, 주로 대하게 될 고객들, 심지어 주로 사용하게 될 워드 프로세서나 연중 바쁜 시기와 같은 사소한 것들까지, 둘은 저변에 깔려 있는 메커니즘 자체가 다르다.
기업들은 대외환경에서 자유로운 사업 조합을 구축하고 기술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민수와 방산을 함께 육성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항공우주 쪽에서 일을 하고 싶다면 그 회사의 뿌리와 미래 비전이 어느 쪽에 가까운지를 유심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항공우주는 성장 잠재력이 매우 큰 분야이며 앞으로 더욱 많은 혁신과 역동성이 기대된다. 앞으로 우리 삶을 바꿔놓을 미래 기술들은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항공우주라는 요람에 담겨 세상에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당신이 도전보다 안정을 선호하는 스타일이라면 항공우주가 아닌 다른 일을 찾는 게 나을 수도 있다. 10% 개선보다 10배 혁신이 쉽다는 말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들에게 어울리는 일이다. 특히 앞으로의 항공우주는 더욱 그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