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까지 ‘국민간식’으로 불리며 전국을 강타한 탕후루 열풍이 빠르게 식고 있다. 화려한 비주얼로 젊은 층에게 인기를 끌었던 것도 잠시, ‘슬로우 에이징’으로 트렌드가 넘어가면서 바뀌면서 이미지가 추락했다. 그 결과 매점 수와 가게당 수익이 둘 다 빠르게 줄고 있다. 심지어 ‘몰락’이라는 극단적인 표현이 쓰일 정도다. 과일 가격 등 물가 상승 압력도 부담이다.
지나간 일을 평가하는 건 누구나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말 하기 조심스럽지만, 탕후루 열풍의 단명은 애초부터 예견된 것이었다. 식품 구입을 결정하는 맛, 건강, 가격 가운데 무엇 하나 확실한 경쟁력이 있다고 할 수 있는 요소가 없다. 과일을 재료로 쓰기 때문에 원가 리스크가 큰데 건강에 해롭다는 오명도 견뎌야 한다. 맛이야 상대적인 것이니 뭐라고 평가할 수 없지만… ‘단맛’을 원한다면 훨씬 싼 옵션이 얼마든지 있다.
그렇다면 결국 남는 건 오직 ‘호기심’ 뿐이다. SNS 콘텐츠에 활용되면서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모든 유행은 결국 시들기 마련. ‘다들 먹으니까’, ‘언론에 자주 나오니까’라는 심정으로 탕후루를 찾던 고객들이 실증을 느끼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과거에 대만 카스텔라와 흑당 버블티가 그랬던 것처럼 빠른 유행은 쇠퇴도 빨랐다.
이러한 ‘반짝 유행’의 잔혹사는 디저트 시장에서만 발견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다들 대세라고 하니까 왠지 나만 뒤처지는 것 같은 불안감에 사로잡혀 경솔한 결정을 하기 일쑤다.
세상엔 언제나 ‘대박’을 갈구하는 니즈가 있다. 그 니즈를 노리고 새롭고 자극적인 것들이 쉬지 않고 쏟아진다. 그중 일부는 ‘진짜’로 검증되어 우리 일상 속에 안착했지만 나머지는 ‘신기루’로 밝혀졌고 결국엔 쓸쓸한 끝을 맞았다.
지속가능한 차별화 요소가 존재하는지? (겨울에 붕어빵이 등장하면 어떨까?) 시간이 지나며 트렌드가 변해도 탄력성을 유지할 수 있는가? (반중심리?) 이해 관계자에게 흔들리지 않고 독자적인 결정이 가능한 구조인가? (정부의 간식 규제가 강화된다면?) 망설여질 땐 ‘경쟁의 본질’을 따져보면 된다. 셋 중 하나라도 ‘예’라고 답변할 수 없다면 그 선택은 하지 않는 게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