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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스 부통령의 뮌헨 안보회의 연설

리틀 트럼프, 유럽을 흔들다

by 셔니

(머스크에 밀려 제대로 된 관심을 못 받고 있지만) 미국의 공식 2인자인 벤스 부통령이 뮌헨 안보회의에 참석했다. 우크라이나 전쟁 해결의 단초가 마련될 것이란 기대로 온세계의 관심이 집중.


그런데 벤스의 개막 연설이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명색이 안보회의인데 정작 안보에 대한 이야기는 많지 않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외부로부터의 안보가 아닌 다른 의미의 안보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유럽, 특히 호스트 역할을 맡은 독일 입장에선 매우 껄끄럽고 불편한 내용으로 가득했다. 더 이상 미국에겐 유럽이 '고향'도 '친구'도 아닌 걸까?


보지 못한 분들을 위해 핵심 내용을 간추려 적어본다. 직역한 건 아님으로 제대로 된 맥락 이해를 위해 직접 전체 영상을 볼 것을 권한다.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선전포고인가, 아니면 엘리트주의에 울리는 경종인가?


▪ 유권자들을 가르치려 들지 마라, 그들은 바보가 아니다. 영국의 EU 탈퇴, 트럼프의 재당선을 당신들의 잣대를 가지고 평가하지 마라.


▪ 가장 위험한 적은 러시아도, 중국도 아니며 우리 내부에 있다. 국민들의 생각과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려는 사악한 기조를 뿌리 뽑아야 한다.


▪ 국민들이 원하는 게 답이다. 미국은 국민의 지지를 잃은, 통치 정당성을 상실한 정부를 도와줄 수 없다.


진지한 보수의 호소인가, 아니면 내로남불 주권침해인가?


▪ ‘유해한 콘텐츠’ ‘정치적 올바름’ 같은 이름을 붙여 민주주의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진정한 안보는 우리의 가치를 지키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듣기 싫은 이야기에 극우, 극좌라는 이름표를 붙여 침묵을 강요하지 말아야 한다.


▪ 다양한 의견이 나눠질 때 우리는 더욱 강하고 풍성해진다. (스웨덴의 유명 환경운동가) Greta Thunberg이 10년을 넘게 미국의 정치에 훈수를 뒀지만 우리는 그 입을 틀어막지 않았다. 머스크가 잠시 독일의 정치에 관심을 둔다고 해서 세상이 망하는 거 아니다.


▪ (행사 중 벌어진, 아프간 난민이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어 39명의 사상자를 낸 사건을 예시로 들며) 사람들이 집과 가족, 꿈과 미래를 걱정하는 게 윤리적으로 무슨 문제가 있는가? 하지만 그동안 정치인들은 윤리적 이유를 들어 이민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비난해 왔다.


마지막으로 언제나 빠지지 않는 이 한마디,


▪ 미국이 다른 지역, 세계 평화를 위해 중요한 지역에 집중하려면 유럽의 군비 증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의 주장 하나하나에 대해선 찬반이 격렬하게 갈리겠지만 이것 하나는 확실해 보인다. 트럼프 1기의 부통령이었던 마이클 펜스와 달리, 벤스 부통령은 순도 100%의 트럼프 신봉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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