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restricted Warfare
초한전 (超限戰), 강한 적을 상대로 이기기 위해선 단순한 군사적 대립뿐 아니라 외교, 금융, 문화, 언론, 첩보에 이르기까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는 뜻이다. 1999년 중국에서 나온 동명의 책에서 유래했다. 심지어는 마약, 밀수, 테러와 같이 금기시된 수단들도 승리를 위해서는 용납되어야 한다고 주장.
최근 들어 기술의 발달과 갈등의 다극화로 인해 전쟁의 양상이 크게 바뀌고 있다. 전통적 군사력의 열세를 비전통적 수단으로 극복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으며, 최근 들어선 언더독뿐 아니라 강대국들도 이러한 유혹에 빠져드는 양상이 강해지고 있다.
지난주, 대만에서 4명의 군인이 반역죄 혐의로 투옥되는 일이 생겼다. 이중 3명은 대통령실 소속으로 국가원수를 근저에서 모셨고, 남은 한 사람도 군의 지휘통신을 담당하는 요직에 있었다. 그 어떤 곳보다도 보안이 철저해야 한 곳들이 무너진 셈이다.
대만에서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약 $7,000 ~ $20,000에 달하는 돈을 받고 국가기밀을 찍어 유출했다
고 한다. 이들이 찍은 게 정확히 무엇인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인생을 걸고 도박을 하기엔 너무 적은 돈인데, 혹시 돈이 아니라 이념에 사로잡힌 확신범이었던 걸까?
중국의 대만 간첩 활동은 매년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작년에 체포된 간첩은 총 64명이었는데 이는 2023년의 48명, 2022년의 10명에 비해 급증한 것이다. 드러난 것만 이 정도이니 실제로 활동 중인 건 최소 수천 명은 될 것. 전쟁의 승패는 싸우기 전에 결정되는 법, 역시 손자병법의 나라다.
우리도 남의 일이라고 불구경 할 처지가 못된다. 유학생을 가장한 스파이, 공무원 신상정보 해킹, 기술유출을 노린 고위 임원 뇌물, 꼭두각시 정치인 육성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 영화가 아니라 실제 현실에서 공공연하게 벌어지고 있는 일들이다.
단순히 반중을 하자는 게 아니다. 적과 아군의 경계가 모호해지는 시대, 우리의 이익, 나아가 생존을 위해 좀 더 영리하고 치밀해질 때라는 걸 말하는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