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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골든 돔, 그리고 머스크

by 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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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돔,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내놓은 차세대 대공 방어 시스템이다. 적의 미사일 공격을 미국 땅에 떨어지기 전에 실시간으로 정찰 및 요격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겠다는 것.


지금 미국에 이러한 시스템이 없는 건 아니다. 하지만 20세기에 만든 현존 시스템으론 국방 우위를 유지하기 어렵다는 판단하에 저궤도 위성, 인공지능, 드론 등 첨단 기술이 접목된 차세대 대공망을 만들겠다는 게 트럼프의 생각이다. Make America Safe Again!


‘로이터’의 단독 보도에 따르면 SpaceX가 골든 돔 사업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Palenteer (피터 틸이 운영하는 데이터 아키텍처 기업), Anduril (무인 시스템에 특화된 방산 스타트업이다)과 파트너로 들어올 예정이라는 등 그 내용이 꽤 구체적이다.


스페이스X 측은 사실이 아니라며 뒤로 빠지는 모습이다. 인류를 화성에 보내는 데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여력이 없다는 것. 하지만 대통령이 요청하면 돕겠다는 말을 덧붙이는 걸 잊지 않았다. (…are you thinking what I am thin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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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든 돔은 역사상 최대 규모의 국방위성 프로젝트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따라서 미국의 유명한 기업들이 경쟁하듯 참여 의지를 표출하고 있다.


하지만 스페이스X 만큼 강력한 후보는 보이지 않는다. 골든 돔 구축 및 유지를 위해서는 수많은 위성을 꾸준히 쏘아 올릴 수 있는 발사 역량과 군집위성 운영 역량이 필수다. 미국이 스페이스X가 빠진 상태로 골든 돔을 기한 내 완성하기란 불가능에 가깝다. 체계 사업자를 노리는 건 아닐 수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스페이스X가 참여하게 될 것이란 건 명백해 보인다. 미국 현지에서도 예상했다는 분위기가 지배적.


정작 루머(아직은 루머라고 치자)에서 사람들의 주목을 사로잡은 건 스페이스X가 시스템 판매가 아닌 서비스 구독 모델을 제안했다는 것이다. 만약 사실이라면 아무리 미국이라도 반발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을 것이다.


국가 안보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시스템을 기업이 소유한다고? 만일 기업이 자기들의 협상력을 악용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이용료를 올려주지 않을 경우 시스템을 꺼버리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


최근 미국은 경쟁과 민간의 역할을 강조하는 방향으로 정부조달 제도를 개선함으로써 많은 진전을 이뤄냈다. 하지만 세상에는 모든 문을 열 수 있는 만능열쇠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육, 의료, 우리가 마시는 수돗물, 사법과 치안. 때로는 어느 정도 비효율을 감당해야 할지라도 깨지지 않게 조심스럽게 다뤄야 하는 것들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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