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이로 방문기: 아프리카 우주청 개막식에 다녀왔습니다

by 셔니

출애굽의 무대, 이집트 카이로에서 열린 NewSpace Africa 2025에 다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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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도를 넘나드는 뜨거운 날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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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뜨거워서 길거리를 다니기 힘들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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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습도가 높진 않아 저녁이 되면 견딜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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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정치적 혼란 속에서 방황해 온 이집트. 하지만 젊은 층 위주의 1억에 육박하는 인구는 무시할 수 없는 저력이다. 대서양과 인도양, 중동 산유국과 사하라 이남 아프리카를 연결하는 교통의 요지이기도 하다. 정부도 적극적으로 제조업 현지화를 노리며 해외 자본 유치에도 적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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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이집트의 발목을 잡는 건 양극화. 화려한 도시 중앙을 벗어나면 50년 전으로 돌아간 느낌이 들 만큼 빈부 격차가 크다. 사진 속 장소들은 그래도 나름 번화가인데도 불구하고 이렇다 (우리로 치면 서울 동대문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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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 방치된 야생 동물이 상당히 많다. 종종 정체를 알 수 없는 놈들도 눈에 띄었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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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놀랐던 건 운전이다. 차선을 제대로 지키는 차를 찾기 어렵다. 평균이 ‘분노의 질주’이며, 좀 심한 운전자들은 ‘매드 맥스’의 경지를 보여주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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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한국과 이집트의 관계가 대사급으로 격상된 지 3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한때 우리보다 북한과 관계가 더 가까웠던 시절이 있었다고. 지금이야 다 지난 일이고 남한과의 교류가 훨씬 더 활발하다. 현지에 진출해 있는 우리 기업도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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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pace Africa는 아프리카 대륙의 대표 우주 행사다. 매년 열리는 자리지만 올해는 여러모로 그 의미가 있는 깊다. Africa Space Agency (이후 줄여서 AfSA), 즉 아프리카 우주청의 설립을 기념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아프리카 대륙의 모든 우주기관장들이 한 곳에 모여 의기투합하며 의지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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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fSA는 아프리카 연합(Africa Union)이 범 아프리카 차원의 우주 협력 구상 및 통합전략 수립을 위해 세운 기구다. 기존에 아프리카에 있는 우주청들과 오버랩되는 부분들을 줄여, 궁극적으론 아프리카 전체가 하나 되어 우주 이슈를 다루겠다는 게 목표다. 롤 모델은 유럽의 E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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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워지는 데 거의 10년이나 걸렸는데 아무래도 회원국들 간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본부를 카이로에 유치하는 데 성공한 이집트는 이를 계기로 우주 리더십을 공고히 다지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이집트 우주청에서 걸어서 2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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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아프리카라고 하면 우주개발에 관심이 없을 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아프리카만큼 우주기술이 절실한 곳도 많지 않다. 통신 인프라가 취약하고 기후와 생태 변화 관리 중요한 아프리카에 위성 기술은 새로운 전환점이 되어줄 수 있다. 나일강 관리에 국운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이집트 역시 예외가 아니다. 돈이 많아서 우주를 개발하는 시대는 지났다. 이젠 돈을 벌기 위해 우주를 개발하는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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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에서 자가 위성을 보유하고 있는 나라들이다. 총 18개국이 약 64개의 위성을 운영하고 있다. 계획된 바에 따르면 2030년까지 아프리카가 보유한 위성의 숫자는 총 120여 개 수준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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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까지 아프리카의 우주 기술은 초보적인 수준이다. 남아공, 이집트, 알제리 정도가 선두주자로 꼽히지만 여전히 갈 길이 멀다. 대부분 사양이 낮은 소형 위성들이고 그나마도 해외 의존도가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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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최근 들어 하나둘씩 위성 자체 개발 역량에 투자하는 나라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집트는 중국, 러시아의 도움을 받아 현지에 위성 공장을 짓는 등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photo_2025-04-21_09-19-25.jpg 중국과 지은 현지 합작 법인을 홍보하는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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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의 우주개발은 진영을 가리지 않는 유연한 국제 협력으로 유명하다. 과거엔 유럽 업체들이 터줏대감 역할을 해왔지만 최근 들어 가격이 저렴하고 기술 이전에 적극적인 중국의 비중이 커지고 있다. 현장에선 가장 큰 존재감을 과시한 건 역시 유럽이었지만 이제는 중국도 거의 버금가는 수준까지 따라온 느낌. 아프리카 현지 연사들 중 중국과의 인연을 강조하는 사람도 여럿 보였다. 중국에서 공부했다며 축사를 중국말로 하는 연사가 있었을 정도. JAXA 등 일본에서 온 관계자들도 곳곳에서 눈에 띄었지만 유럽과 중국에 비할 바는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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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했던 것 외로 전 세계 각지의 참석자들이 눈에 띄어 놀랐다. 다들 아프리카의 전략적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듯했다. 어쩌면 미국/유럽의 모델과 중국의 모델 중 어느 쪽이 더 개발도상국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를 보여줄,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가 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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