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기말 1999년, 9개월에 걸쳐 비행 중이었던 NASA의 화성 기후 궤도선이 파괴됐다.
화성 탐사의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되었던 이 값비싼 미션이 실패한 원인은 어처구니없게도 단순한 단위 혼용 때문이었다. 우주선의 제작을 맡은 Lockheed Martin이 운행 데이터를 미국식 단위로 작성했는데 이걸 NASA가 미터로 착각했던 것. 그 결과 탐사선은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지나치게 낮은 궤도로 진입하고 말았다.
Lockheed Martin이 문제의 원인을 제공한 건 맞다. 하지만 NASA가 결백한 건 결코 아니다. 사후 조사 결과, 우주선을 발사한 Day 1부터 운행상 오류가 축적되었던 것으로 확인되었다(당연한 일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NASA는 장장 9개월이 지나도록 문제를 발견하지 못했다.
이 사건은 무슨 일이든 결국엔 사람과 팀워크가 핵심이라는 교훈을 준다. NASA에게 부족했던 건 돈도 기술도 아니었다.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는 건 참신한 아이디어와 멋진(비싼) 기술이지만 사업관리가 엉망이라면 그저 허사일 뿐이다.
참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항상 해외와 함께 일하는, 심지어는 러시아와의 우주 동침도 무리 없이 해내는 NASA가 정작 국내 파트너와의 소통은 엉망이었다. 한쪽은 미터, 다른 쪽은 인치 – 심지어 둘은 언어 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