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선전의 모습이다. 자유경제지구로 지정된 지 45년 만에, 작은 어촌이었던 선전은 세계적 경제 도시이자 중국 혁신의 상징으로 자리 잡았다.
20여 년 전, 학창 시절 잠시 선전에서 생활한 적이 있다. 당시 그곳은 19세기와 21세기가 묘하게 공존하는 도시였지만, 곳곳에 솟아나는 마천루와 넘쳐나는 일자리 덕분에 거리에는 희망이 가득했다. 사람들은 모두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믿고 있었다.
그러나 소위 ‘레거시 미디어’가 그리는 중국은 사뭇 달랐다. 그들이 묘사한 중국은 좌절과 억압, 절망의 땅이었다. 중국은 스테로이드에 중독된 빅브라더였고, 시민들은 회색빛 감옥에 갇혀 변화를 갈망하는 존재로 그려졌다. 그리고 이 시선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미국과 중국에서 모두 살아본 입장에서, 이러한 시각 차이는 매우 흥미로웠다. 그리고 그 시각 차이는 시간이 갈수록 좁혀지기는커녕 더 벌어지고 있는 듯하다.
사람들은 보고 싶은 대로 세상을 본다. 일각의 묘사와 달리 중국인 모두가 정부에 세뇌된 꼭두각시는 아니다. 아무리 인터넷을 검열해도 21세기에 국제사정을 완전히 차단하는 것은 불가능하다(중국은 북한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해마다 삶이 나아지고 있다고 믿으며, 정부의 공과 과를 저울질했을 때 공이 더 크다고 평가한다. 중국인들이 자주 언급하는 이른바 ‘7대 3 법칙’이 여기에도 적용된다.
중국을 둘러싼 인식의 간극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중국은 한마디로 규정하기엔 너무 크고 복잡한 나라다. 지역과 산업, 계층과 인종에 따라 오늘의 중국을 바라보는 시선은 천차만별일 것이다. 이는 곧, 흔히 오해하듯 중국이 단순한 상명하복 체제로만 움직이는 사회는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물론 중국을 지배하는 것은 베이징을 정점으로 한 강력한 중앙집권 체제다. 돌발 규제나 국유기업 중심 정책, 권력형 비리가 심각한 것도 사실이다. 민간은 어디까지나 정부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사회 안정을 해치지 않는 선에서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다. 그러나 중국이 당의 영도만으로 굴러가는 체제라는 이미지는 사실과 다르다. 아무리 강력한 철권통치도 해도 13억 인구를 일방적으로 지배할 수는 없다.
오늘날 중국은 성장 둔화, 내부 갈등, 외부 도전에 직면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어도 아직까지는, 많은 중국인들이 ‘내일은 오늘보다 나을 것’이라 기대한다. 개인적으로는 이 비율도 긍정 7, 부정 3 정도로 느껴진다.
중국 붕괴론은 지난 20년간 주기적으로 등장했다. 언젠가 그것이 현실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중국은 여러 치명적 문제를 안고 있고, 기존 모델은 곳곳에서 경고음을 내고 있다. 정치적 부담 때문에 소비경제로의 전환을 미루며 과잉 공급으로 성장 엔진을 유지하는 상황도 언제까지 지속될지는 미지수다. 고령화로 접어드는 인구구조 역시 부담이다.
그럼에도, 일각에서 기대(혹은 갈망)하는 ‘임계점’은 아직은 오지 않았다(for now). 모든 권력은 거래의 산물이다. 중국인들에게는 여전히 오늘에 대한 실망보다는 내일에 대한 기대가, 판을 뒤집기보다는 고쳐 쓰길 바라는 목소리가 더 크다.
결국 중국의 운명은 외부의 압력이나 미국의 관세율이 아니라, 중국인들의 마음에 달려 있다. 공산당에 대한 ‘공:과’의 평가가 7:3에서 3:7로 뒤집히는 순간, 그때 비로소 진짜 변곡점이 찾아올 것이다. 중국의 미래가 궁금하다면 Forbes가 아니라 중국인들에게 묻는 게 답이다.
** FYI, 나는 자유민주주의가 좋다. 단지 현실을 있는 그대로 봐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