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하아몽, 수불석권, 괄목상대>
‘오하아몽, 오나라의 어리석은 여몽’
가난한 집안 출신이었던 ‘여몽’은 15세에 졸병으로 입대했다. 글을 모르는 무식쟁이였던 그가 할 수 있는 건 힘쓰는 일뿐이었다. 용맹함을 인정받아 장군의 반열에 올랐지만 사람들은 그를 무식하다고 비웃었다.
여몽의 삶이 바뀐 계기가 된 건 ‘손권’의 충고였다. 손권은 ‘이제 장군이 되었으니 학문을 익혀야 한다’고 충고했다. 여몽이 자신은 군인이라 공부할 필요가 없다는 핑계를 대자, 좋은 군인이 되려면 학문이 필수라고 강조하며 무슨 책을 어떻게 읽으라고 가르쳐 줄만큼 신경을 썼다.
‘수불석권, 손에서 책을 놓지 않다’
이후 여몽은 공부에 전념했다. 전쟁터에서도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고, 그 결과 힘만 쓸 줄 알았던 용장을 넘어 명장의 면모를 갖추기에 이르렀다.
남군전투의 총사령관은 ‘주유’였지만 결정적인 순간마다 시의적절한 해결책을 내놓은 건 여몽이다. ‘오서’에서 여몽은 순간순간의 임기응변보다 비전과 리더십이 강조되는 주유, 정치력이 돋보이는 노숙을 대신해 오나라 최고의 지장으로 그려진다.
여몽의 각성은 전술가적 면모에 그치지 않았다. ‘성당’과 ‘서고’가 죽자 손권이 그들이 거느렸던 병력을 여몽에게 넘겨주려고 하자 여몽은 이들이 모두 나라를 위해 애썼으니 병력을 그 자제들에게 물려주어 가문을 잇게 해야 한다며 양보했다. 손권이 쓸만한 인재를 묻자 자기와 불편한 사이였던 ‘채유’를 추천했고, 지나치게 난폭해서 속으론 싫어했던 ‘감녕’을 계속 변호해줬던 것도 그였다. 형주를 조기에 점령하는 데 성공한 것도 여몽의 민심 수습이 뛰어났던 게 컸다.
‘괄목상대, 사람은 변한다’
주유를 대신해 후임이 된 ‘노숙’이 부임하는 길에 여몽을 만났다. 노숙은 평소 여몽을 우습게 여겼는데, 실제로 만나보곤 놀랍게 달라진 여몽의 모습에 감탄했다. 고사성어 ‘괄목상대’의 어원이다.
성장을 멈춘 자칭 ‘엘리트’들은 언젠가 반드시 노숙처럼 당혹스러운 순간을 맞이하게 된다. 노숙은 여몽을 인정하고 동료이자 절친으로 대했지만, 노숙처럼 넓은 도량으로 대범하게 대처할 수 있는 이는 많지 않다. 겉으론 웃지만 속으론 배 아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미리 싹을 밟아 없애려고 하는 경우도 흔하다. 그런 의미에선 손권 못지않게 노숙도 여몽의 괄목상대 신화에 필수적인 존재였다.
혹시 나는 과거에 취해 제자리에 머물거나 심지어 퇴보하고 있진 않는가? 만일 그렇다면 사람은 꾸준히 정진해 사흘만에 볼때마다 달라져 있어야 한다는 괄목상대의 일화에서 자극을 얻길 바란다.
재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것이라고 좌절한 사람들도 여몽의 일화에서 용기를 얻길 바란다. 여몽은 재능뿐 아니라 성격과 도량도 노력 여하에 바뀔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
꾸준한 노력하면 사람은 얼마든지 더 나은 존재로 성장할 수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타고난 능력이 아니라 어제의 나보다 나아진 내가 되려는 의지다 (여기에 손권 같은 보스와 노숙 같은 동료가 더해지면 금상첨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