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중국의 달 기지 구축계획

하지만 세상은 달이 아니라 손가락을 쳐다봤다

by 셔니

지난 4월 24일, 중국이 자국의 달 기지 구축계획을 홍보하는 영상을 공개했다. ILRS (International Lunar Research Station)이라고 불리는 이 프로젝트는 2021년에 중국과 러시아의 합작 계획으로 시작됐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두나라의 관계가 묘해지면서 사실상 중국 독자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 중국의 적극적인 세일즈로 몇몇 국가들이 동참을 선언했지만 미국 주도의 아르테미스 계획에 비하면 체급이 많이 떨어진다.


* Note 1: 중국은 1970년 4월 24일에 최초로 자국 위성 발사에 성공한 것을 기념해 이 날을 ‘우주의 날’로 기리고 있다

* Note 2: 현재까지 이름을 올린 나라는 중국, 러시아, 베네수엘라, 파키스탄, 아제르바이잔, 벨라루스, 남아공, 이집트, 태국, 그리고 니카라과가 있다

딱히 특별할 것 없는 이 영상이 느닷없이 화제가 됐다. 영상 속 등장하는 우주선은 영락없는 미국의 우주왕복선이다. 2011년 퇴역할 때까지 미국의 우주개발을 견인했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우주선이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NASA의 상징이 다른 나라도 아니고 중국을 홍보하는 영상에 맥락도 없이 깜짝 출연한 것.


영상이 공개되고 1주일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중국 측은 영상을 수정하지도, 이렇다 할 입장을 밝히지도 않고 있다. 그래서 내 마음대로 상상해 본 사태의 배경.


(1) 우주를 잘 모르는 제작사가 제일 흔한 디자인을 알아보지도 않고 써먹었다, 어쩌면 AI 가 그렸을지도?

(2) 미국과 화해하고 힘을 합쳐 달을 개척하겠다는 다짐이다. 소련도 했던 걸 중국이라고 못할 게 뭔가?

(3) 비밀리에 우주왕복선과 똑같은 걸 만들고 있다는 협박이다, 최근 머스크가 중국을 방문한 게 우연일까?

(4) 어차피 국내용으로 만든 영상이라 별생각 없었다

(5) 중국에 대한 과도한 편견이다, 자세히 보면 별로 안 닮았다



과연 무엇이 정답일까?


...나도 모르겠다






keyword
작가의 이전글격변하는 위성통신 사업, SES의 Intelsat 인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