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길을 사랑한다.
그래서 너무나 고민되고, 중요한 나사 하나가 빠져서 제대로 사고할 수 없는 기분.
내가 가려고 하던 선로와 아주 아주 가끔씩 교차해서 지나가는 낯선 선로위에서 하염없이 내가 있어야할 선로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고 그러다 지쳐 울다가도 하룻밤 자고 일어나 다시 고개를 번쩍 들어보면 그저 바라볼수 있는 것만으로도 행복해져서 입가에 미소가 떠오르고 가슴이 쿵쾅쿵쾅 뛰고 아직 다가갈 수는 없지만, 나를 이토록 가슴뛰게 하는 무언가가 아직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인 거
2010년 어느 날. 내가 나에게
아마 2002년 월드컵 이후였을것이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문구가 일파만파 번지며 뜬구름잡듯 아니듯 우리들 입에 가벼이 오르내리기 시작한 것이. 하지만 사실, 이루어지는 꿈을 가지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 역설적으로는, 오히려 이루어지지 않기에 존재하는 것이 바로 꿈일지 모른다.
꿈이라는 특별한 단어가 '실현하고 싶은 이상'과 '비현실적인 야망'이라는 상반된 뜻을 동시에 지닌만큼, 꿈은 양면적이다. 그렇기에 그 꿈을 향한 우리의 여정도 많은 부분 불안하며 위태롭다.
누구나 사춘기 언저리에 한번쯤은 접해봤을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 The Road Not Taken
니체는 인생의 길을 프로스트와는 다르게 사유하였다. 그가 보기에 인생의 길은 프로스트의 시에서처럼 단지 두 갈래가 아니다. 길은 사람 수만큼이나 무수히 많다. 따라서 인생이란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지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사람 앞에는 각자의 길이 하나씩 놓여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니체는 인생길을 이렇게 표현했다. “세상에는 다른 누구도 아닌, 오로지 너만이 걸어갈 수 있는 길이 하나 있다.” 인생을 살면서 ‘어떤 길을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각자의 길을 ‘얼마나 잘 걸어가는가’가 훨씬 더 중요한 문제인 셈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그는 그 길이 어디로 이어지는가 묻기보다는 그저 걸어가라고 한다.
그래서 우리는 자신의 삶을 “조금 무모하고 조금 위험하게 다루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다른 누구도 아닌, 오직 자신만의 길”을 가야 한다.
정답은 존재하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해 후회나 미련을 갖지 않는 것이다. (…) 한편, 좋은 길이나 정해진 길은 없다. 얼마나 그 길을 충실히 잘 걸어가는가가 훨씬 중요한 문제다. 어떤 길을 선택했는가가 아니라, 선택한 길을 얼마나 잘 걸어갔는가에 따라 자신의 실존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독일의 문호 괴테도 《파우스트》에서 이런 말을 했다.
“유령이 나오든 말든 자기의 길을 나아가라. / 앞으로 나아가는 동안 괴로움도 행복도 만날 테지.”
진정 자신으로 실존하고 싶다면, 지금 내 앞에 놓인 길을 충실히 걸어가야 한다. 그 길이 바로 나만의 길이며, 나 자신에게 이르는 길이다.
동물이 다시 가길 원치 않았던 우주로, 인간들은 끊임없이 되돌아가요. 우주에 다녀온 뒤 다음 비행을 포기했던 비행사는 지금껏 단 한 명도 없었죠. 그건 인간만이 자기가 선택한 삶을 살기 때문일 거예요. 내가 선택한 대로 사는 인생이죠. 그것마저 없다면 우리의 삶이 무엇 하나 동물보다 나은 것이 있겠어요?
-정한아, 달의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