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우너 Jul 20. 2016

마음 휘두르기

폭력


우리는 너무나 많은 폭력 속에 살고 있고, 그 폭력에 의지하여 살기까지 한다.

긴급한 이유도 없이 강의 물줄기를 바꿔 시멘트를 처바르고, 수만년 세월이 만든 바닷가의 아름다운 바위를 한 시절의 이익을 위해 깨부수는 것이 폭력임은 말할 것도 없지만, 고속도로를 160킬로의 속도로 달리는 것도 폭력이고, 복잡한 거리에서 꼬리물기를 하는 것도 폭력이다.
저 높은 크레인 위에 한 인간을 1년이 다 되도록 세워둔 것이나, 그 일에 항의하는 사람을 감옥에 가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모든 이들을 성적순으로 줄 세우는 것을 못마땅하게 여기면서도 너는 앞자리에 서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폭력이다.
의심스러운 것을 믿으라고 말하는 것도 폭력이며, 세상에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살아가는 것도 따지고 보면 폭력이다.

황현산 산문집 <밤이 선생이다> 



실망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실망을 하는 그 순간은 잔혹하다.

그 시고 떫은 느낌이 가슴 안으로 파고 들어와서는 이내 밖으로 퍼져나가 채찍처럼 온 몸을 휘감는 듯한 느낌. 몸이 떨려오고 주고받던 마음은 내동댕이쳐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잔인한 일은, 산산조각이 나는 마음을 마냥 그대로 바라보고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되돌릴 수 없다. 상처는 새겨졌고 심장은 내려앉았다. 



Steering blind



생각하는 인간에게 찾아오는 가장 아름다운 행운은,
탐구할 수 있는 것을 탐구하고
탐구할 수 없는 것을 조용히 숭배하는 일이다.

괴테 <격언과 반성>




작가의 이전글 감정과 불안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