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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우너 Sep 21. 2022

삶의 길

비우고 버리는 道


제국의 왕세자였던 싯다르타는 고귀하게 태어나 진귀한 음식과 물건들에 둘러싸여 호화로운 생활을 누렸다. 그러나 그가 열두살이 되던 해 호기심에 마주한 바깥 세상의 고통과 번민을 직면한 후, 성 안에서의 편안함과 풍족함에 염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온갖 쾌락의 삶이 덧없음을 깨닫고, 욕망을 경계하고 고통을 감내하는 것만이 진정한 깨달음과 영생을 얻는 길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던 것이다.


잃을 것들이 걱정돼 시작도 전에 시도가 두려운 상황에서 내가 결국 하는 선택은 일단 해보는 것이다. 긴 망설임의 끝에서 질리도록 원했던 것을 해보면 정말 내가 그 길을 갈망했던 이유가 명확해진다. 그 길을 어느 정도 걸어보기 전까지는 종착점도 고난의 크기도 가늠할 수가 없기 때문에, 시간적 금전적 여유가 허락하는 마지노선까지는 가본다. 도저히 여유가 되지 않는다 생각되는 상황에서는 시뮬레이션을 돌려본다. 그 길의 끝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그곳에서 나는 어떤 모습일까.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으며 얼만큼 발전했을까.



도의 사람은 장애물이 없이 행한다.
그는 자신의 행동으로 남을 상처 주지 않는다.
그럼에도 그는 자신의 부드러움과 따뜻함을 알지 못한다

그는 재물을 모으고자 애쓰지 않으며
그렇다고 청빈의 덕을 내세우지도 않는다.

그는 남에게 의존함 없이 자신의 길을 걸어가며
또한 홀로 걸어감을 자랑하지도 않는다.

도의 사람은 알려짐 없이 머물러 있다.
완전한 덕은 아무것도 만들어 내지 않는다.
자아가 사라진 것이 진정한 자아.

가장 위대한 자는 아무도 아닌 자다.

장자, <도의 사람>


홀로 걸을 때 우리는 세상의 한 부분이 아닌 채로 세상 속에서 움직일 수 있다. 누군가에, 무엇인가에 소유되지 않을 수 있다.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


진정한 자아는 자발적이고, 상처받았음을 알리고, 잘 믿는다. 누군가 다른 사람의 반 쪽이 되는 것은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우리는 한 사람의 완전한 인격체이며, 언제 어디서든 그렇게 단단히 홀로 서야 한다. 누군가와 함께 하면서도 각자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독립적인 인격체로 살아간다는 것은 실로 대단한 일이다.


그런 관계는 서로의 사사롭고 일시적인 감정에 연연하기보다는 이성적 사고에 기반해 의사 결정을 하고, 서로의 세상을 넓히는 믿음과 신뢰, 그리고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전제하기 때문이다.  




좋은 사람과 쓰레기를 구분하려면 그에게 착하고 상냥하게 대해주어라. 좋은 사람은 한 번쯤 너에 대한 보답에 대해 생각해볼 것이고, 쓰레기는 슬슬 가면을 벗을 준비를 할 것이다.

-모건 프리먼


있다고 다 보여주지 말고, 안다고 다 말하지 말고, 가졌다고 다 빌려주지 말고, 들었다고 다 믿지 마라.

-'리어왕'


가는 자는 쫓지 말며, 오는 자는 막지 말라.

-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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