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해보 Jul 02. 2022

포스트 코로나 정책을 준비하며 알아야 할 변화들

서울문화재단 문화+정책 이슈페이퍼 2022.5월호

“코로나 뉴노멀”로 지칭되는 새로운 생활상은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변화뿐만 아니라, 마침 그 기간 동안 급속하게 진행된 디지털 알고리듬 문명이 가지고 온 변화까지 포함합니다. 그것은 여가생활과 소비패턴의 변화뿐만 아니라, 그 밑에 깔린 가치 체계의 변화, 심지어 디지털 기술에 의한 문화 자체의 변화까지 포함하는, 말 그대로 “문화 변동”입니다. 새로운 시대의 문화정책을 기획하면서, 단순히 문화활동의 변화 통계만 파악할 것이 아니라 이러한 문명차원의 “문화 변동”을 이해하고, 공공정책에 요구되는 역할은 무엇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목 차]

1. 코로나 기간 중 시민들의 문화생활 ... 숫자와 의미

2. 문화생활의 온라인화 ... 코로나로 급진전된 디지털화와 양극화

3. 디지털로 재구성 되는 모든 세계 ... 문화까지 알고리듬화

4. “뉴 노멀을 새로운 소비트렌드로 만들어 가는 기업들

5. 코로나 덕에 발견한 새로운 가치들 ... 로컬가치소비

6. 문화로 치유해야 할 코로나 후유증 _ (1)코로나 블루아동청소년의 상처

7. 문화로 치유해야 할 코로나 후유증 _ (2)혐오

8.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문화정책 ... 제안

 

☞ 알아두면 쓸모 있는 정보 행복지수 관련 사이트들


1. 코로나 기간 중 시민들의 문화생활 ... 숫자와 의미

 

『국민 삶의 질 2021』, 『2021 한국의 사회지표』, 『2021 서울서베이』등을 종합해보면, 코로나19 기간 동안 일반 국민들의 여가 시간은 늘어난 반면, 오프라인 문화예술관람, 스포츠, 여행 활동이 코로나 이전 대비 약 50% 수준으로 감소했습니다. ...그 영향을 반영하듯, 『국민 삶의 질 2021』에서 국민 여가생활 만족도가 전년대비 1.8% 감소했는데(2019년 28.8% => 2021년 27%), 이는 2015년 이후 최초 감소세를 보여주는 것입니다(통계개발원, 2022). 서울시의 『2021년 기준 도시정책 지표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 문화환경 만족도는 0.17점이 감소하였으나(10점 평균, 2020년 5.78점 => 2021년 5.61점)(서울연구원, 2021), 활동수준의 감소폭에 비하면 그 감소폭이 그렇게 크다고 볼 수 없습니다. 이처럼 오프라인 문화활동 수준의 급격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가생활 또는 문화환경 만족도가 급격히 하락하지 않은 사실은 공공정책이 관심을 가지고 통계를 수집하는 시민들의 문화향유 활동이 실제 시민들의 문화생활 패턴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보게 합니다.....중앙정부의 통계나 서울서베이의 통계에서 모두 확인되는 현상은, 대부분의 국민들은 코로나로 오프라인 여가 활동이 제약받은 상황에서 온라인 활동으로 전환한 반면(문화체육관광부, 2020.6.8, 한국문화정보원 2021.3.4), 비교적 비용이 많이 드는 공연관람과 골프와 같은 오프라인 여가활동을 할만한 사람(비용지불이 가능한 사람광팬)은 그것을 이전보다 더 많이 했다는 사실입니다.

...

2. 문화생활의 온라인화 ... 코로나로 급진전된 디지털화와 양극화


『2020 전 국민 인터넷 이용실태조사』에 따르면 2020년 전 국민의 주당 인터넷 이용시간이 20.1시간으로 전년 대비 2.7시간 증가하였습니다. 그리고 이동 중 인터넷 이용비율은 79.1%로 전년 대비 20.7% 감소하여, 주로 집안에서 사용하는 패턴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1). 이처럼 사회적 거리두기로 “집콕”할 수밖에 없었던 시민들은 대부분의 생활을 온라인으로 옮겨갔습니다. 그런데 『숫자로 톺아보는 2021-인포그래픽 문화체육관광』에 따르면, 국민 73.7%가 “오프라인으로 만남을 못하는 것이 한편으로 더 좋았다”고 답변 했고, “장소 제약 없음”의 장점 때문에 코로나 종식 이후에도 온라인 모임을 지속할 것이라고 한 답변이 65.5%에 이릅니다(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2). 코로나가 끝나고 사람들이 예전처럼 오프라인 문화생활로 복귀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입니다.

.....그러나 『2021 서울서베이』에서 지적하듯이, 코로나로 2020년 한 해 동안 공연예술기관 45.8%가 휴업 또는 폐업, 65.0%가 2019년 대비 50% 이상 공연 건수가 감소했다고 응답한 점을 고려하면, 온라인 문화소비 환경이 가져올 새로운 관객개발 등의 효과는 일부 대형 대중예술콘텐츠 제작사에게만 희망이 되고 있는 실정입니다(서울연구원, 2022). 코로나 기간 중 급속하게 진행된 문화생활의 온라인화를 문화예술생태계가 적절히 따라잡도록 도와주지 못하면 향후 예술생태계의 양극화와 붕괴까지 우려되는 상황입니다(백선혜 외, 2020) 

...

3.  디지털로 재구성 되는 모든 세계... 문화까지 알고리듬화


코로나 집콕 기간 중에는 어쩔 수 없이 온라인으로 많은 것을 해결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 급속하게 진행된 디지털 문명의 편리함에 익숙해진 사람들의 생활이 예전으로 되돌아가지 않고, 한층 더 강화된 디지털 전환이 이루어 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코로나 2년 동안 온라인 스마트스토어 거래액이 3배나 급증하였고, 명동 등 서울 도심의 핵심 상권은 집안에서의 온라인 쇼핑으로 옮겨가 “홈코노미”를 이루거나 또는 “슬세권”, 즉 생활권 인근으로 이동한 현상을 보여줍니다(헤럴드경제, 2022.4.19.). 『디지털 전환 시대, NIA가 전망한 환경 변화 13대 이슈』에서 요약하였듯이, 지금은 모바일 통신이 보조적 역할을 하던 정보화 시대를 넘어 모든 문명이 디지털로 전환되는 ‘Everything is Digital’ 단계입니다. 


...


5. 코로나 덕에 발견한 새로운 가치들... 로컬가치소비

.....

코로나 기간 중 증가한 검색어와 소비패턴에서 확인 되는 바는사람들이 지속가능성과 환경을 생각하는 소위 가치 소비와 자기가 살고 있는 지역 즉 로컬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입니다그 중 기후위기, 환경오염에 대해 적극적으로 행동하려는 태도의 전환은 일부 예술가들의 창작 활동에도 반영되고 있고, 기관들의 ESG 경영 방침에 반영되는 추세입니다.....

도시계획 관점에서도 “로컬”의 부상은 새로운 접근을 요구합니다. 기존의 창조도시 전략이 글로벌한 메가시티의 경쟁력과 매력을 갖추려는 접근이었던 것에 반해, 시민들은 이제 자신들의 삶과 가깝고 안전하고특히 참여와 공감을 통해 더 친숙한 공간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로컬리티의 공간을 더 원하게 되었습니다.. 이에 부응하는 도시디자인 기조의 변화는 “Urban Empathy” 또는 “공감도시”라는 개념으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로컬은 글로벌에 대응하는 지리적 스케일에 대한 감각일 뿐만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인식론적 관점이기도 한데, 디지털 가상문명이 그 개념을 바꾸어 놓고 있습니다. 스케일 차원에서 가장 로컬한 것은 ‘나의 내면세계’이고, 인식론 차원에서는 절대 일반화 할 수 없는 ‘나의 감정’이 가장 로컬합니다. 그래서 코로나 이후 사람들이 자신의 내면세계와 자기가 사는 로컬에 대한 관심을 가지는 것은 문화적으로 상통하는 현상입니다. 이런 변화에 부응할 수 있는 문화행정의 태도로서, 보편적 원리보다는 개별 사례중앙정부의 정책기조 보다는 현장 생태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공감행정으로의 전환도 필요합니다.

 

...

8.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문화정책 ... 제안


그 동안 중앙정부와 서울시 차원에서도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예술창작과 문화향유의 선순환 구조가 지속될 수 있도록, 새로운 문화정책을 준비하는 연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본 이슈페이퍼에서는 “예상되는 문화계 변화 시나리오와 대처 방안 [포스트 코로나 시대 선도해 가려면] ④문화”(박찬욱,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1.01.22.), 『포스트코로나 시대 비대면 공연예술의 전망과 과제』 (백선혜 외, 정책리포트 제307호, 서울연구원, 2020.09.08.), 『코로나19가 문화예술분야에 미친 영향 및 정책대응방안 연구』 (양혜원 외, 한국문화관광연구원, 2020) 등 기존 연구에서의 정책제안들이 다루지 않은 부분을 아래와 같이 추가로 제안합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문화정책은 문화영역에 한정된 관찰에 근거해서는 안 되고 사회와 기술의 변화 전반까지 아우르는 관찰과 분석에 근거하여 설정되어야 합니다그리고 코로나가 야기한 시민 개인과 사회의 상처를 치유하는 등 문화예술의 공적 역할을 강조해야 합니다. 아울러서 코로나 이전에도 별로 성공적이지 못했던 문화정책 집행 구조를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정책을 준비하면서 혁신할 필요가 있습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준비하는 문화정책의 과제>

 

  (1) 코로나가 야기한 전면적 변화에 대한 연구에 근거하여 새로운 문화정책 접근법 시도

   코로나 기간 동안 시민들의 생활양식과 가치관의 변화뿐만 아니라 알고리듬 문명이 야기한 문화자체의 변화에 대한 연구 시행 

 : 포스트코로나 트렌드 분석, (가칭)“인공지능과 알고리듬 기술의 문화영향평가” 실시

   온라인으로 이동한 시민들의 문화생활예술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반영하여 기존 예술지원정책의 적절성 재검토

 : 지원 대상과 지원 방식의 변화 단계적 추진

   지역문화진흥을 위한 문화분권서비스전달체계 정립 등 20여년 동안 성공적이지 못했던 접근법을 고수하지 말고 새로운 접근법 시도 

 : 중앙-지역의 탈-위계 지향 탈분권화, 지역문화주체들의 자율성을 보장하는 탈제도화

   작은 단위로 쪼개져야 하는 새로운 문화서비스 전달 방식에 적절한 성과체계 도출 

 : 문화의 가치 해석 역량 강화로 문화사업의 효율성 높이기, 주체의 자율적 변화를 유도하는 공감행정으로 문화정책의 효과성 높이기


  (2) 코로나로 인해 야기된 문제를 해결하는 문화예술의 사회적 역할 강화

   문화소비의 양극화 극복 방안 도출 

 : 문화복지서비스 보다는 생활 속 예술교육을 통해 취향과 가치지향성 개발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도와주고 사회적 신뢰 회복을 지원하는 예술의 역할 강화 

 : 문화다양성 감수성 제고 프로그램, 지역커뮤니티 발굴 문화프로젝트 등

   코로나로 인한 정서적 충격을 치유하는 예술의 역할 강화

 : 대상별, 주제별로 다양한 예술치유 프로그램 개발

   기계와 구별되는 인간성을 탐구하는 예술의 역할 담당

 : 근 미래를 위한 문화와 기술 담론 만들기


  (3) 창작자와 향유자 모두 변화하는 기술시대에 대응하도록 도와주는 역할 담당

   기술 활용 예술창작 활동 지원 

 : 기술-예술 융합 프로그램, 미래예술 담론 개발 등

   기술 활용 문화향유 활동 지원 프로그램 개발 

 : 민간 플랫폼과 협업으로 디지털 문화 서비스 제공,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



전체 글은 첨부파일이나

서울문화재단 블로그를 활용하세요..

[이슈 페이퍼_문화+정책]은 매월 셋째 주 수요일에 서울문화재단 블로그에 연재됩니다.

(https://blog.naver.com/i_sfac)


작가의 이전글 C-lobalization & Arms' length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