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코로나 뉴노멀 시대 문화정책의 인식론적 전환
"새로운 세계화의 시대에
글로벌(global)도 로컬(local)도 아닌
클로벌(C-lobal)한 것이 대세다."
<목차>
0. 요약 및 인트로
1. 논의 배경
(1) 변화된 삶 : 신-세계화(Neo-Globalization)
가. 국경 위에서 : 신냉전과 탈세계화(De-Globalization)
나. 온라인에서 : 초세계화와 하이퍼로컬리티(Hyper-Locality)
(2) 변화하는 문화 : 뉴노멀들
가. 코로나 뉴노멀 : 가장 로컬한 “나”에 대한 공감이 중요한 시대
나. AI 뉴노멀 : 알고리듬이 되어버린 문화(Culture as Algorithm)의 시대
다. 문화의 뉴노멀 : “나의 문화(My Culture)” 시대
(3) 정책의 변화 필요성 : 동시대성 위기
가. 한류의 대성공과 한국문화정책의 실패
나. 개별성과 보편성 사이의 커지는 간극
다. 동시대성을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용기
2. 매우 문화적인(!) 실패들
(1) 문화분권 : 더 중앙집중화 되는 역설
(2) 팔 길이 원칙 : 촘촘한 그물 위에서 작동하지 않는 금과옥조
(3) 문화도시 : “세계적인 문화도시”라는 타이틀을 향한 비문화적인 경쟁 레이스
3. Be C-lobal
(1) 글로벌과 로컬의 의미 재해석
가. 기존 로컬리티 연구의 한계
나. 보편성과 개별성
다. 글로컬의 한계
(2) C-lobal = {close, cultural, contextual} × {global}
(3) 사례들
(4) 클로벌라이제이션(C-lobalization) = 문화정책의 인식론적 전환
4. 전환의 실천
(1) 탈중심에서 무(無)중심으로 : 탈-분권화(De-de-centralization)
(2) 시스템에서 행위자로 : 탈-제도화(De-institutionalization)
(3) 이성에서 감성으로 : 취향존중 공감행정(Empathy Administration)
(4) 팔 길이(Arm‘s length) 대신 <팔들의 길이(Arms’ length)> : 로컬 행위자의 주체성 존중
(5) 지극한 원리에서 다양한 현실로 : 중범위 이론(Middle-range theory)과 <치물격지(致物格知)>로 문화정책의 사회적 전환(Social-Turn)
(6) 예산 절감 효율성에서 감동 추가 효과성으로 : How-the-Many 접근법
5. 인간과 AI가 함께 문화를 창조하는 시대를 대비할 때
0. 요약 및 인트로
이 글은 코로나와 AI 문명에 의해 사람들의 생활과 사고방식이 완전히 달라져 버린 시대에 문화정책이 기존의 인식체계로 지속될 수 없다는 문제의식과 개인적 경험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이 두 가지 문명적 전환 과정에서 나타난 문화변화에 대한 고찰을 통해 <클로벌라이제이션(C-lobalization)>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문화정책에 필요한 인식론과 정책 실행 태도로 제안합니다.
코로나 기간 중 급속히 진행된 디지털 전환의 결과로 우리는 인터넷을 통해 초세계화된 동시에 로컬의 가치에 열광하는 “하이퍼-로컬리티”의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알고리듬이 되어버린 문화(Culture as Algorithm)>의 시대에 사람들은 인공지능이 “나의 취향(My Taste)”에 맞추어 추천하고 반응해주는 <나의 문화(My Culture)>를 소비하며 살면서, 서로 연결된 듯 단절된 세계 속에서 갇혀 있습니다. 이처럼 문명과 문화가 완전히 바뀌어 버린 뉴노멀의 시대에 여전히 예전의 정책 수행체계와 인식 속에 갇혀있는 문화행정은 동시대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합리성을 추구하는 공공행정의 보편성과 시민들의 감성이 원하는 개별성 사이의 격차는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공공행정은 정책성과의 증거와 효율을 숫자로 표현하며 보편적 정당성을 추구합니다. 이 방법으로는 AI가 제공하는 초개인화된 서비스에 익숙해지는 시민들의 감성의 개별성을 터치하여 움직이는 것이 갈수록 어려워집니다. “글로벌 공공재인 문화”를 다루는 “시장의 실패”보다는 감정을 포함한 인간적인 요소를 다루는데 민감하지 못한 “정부의 실패”를 직시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데 21세기 초반부 내내 “문화분권”, “팔 길이 원칙”, “문화도시”라는 이상적 가치 구현을 추구하던 공공문화정책의 실패는 그 원인에 대한 성찰도 없이, 또 다른 개념어나 슬로건 내세우기 방식으로 덮어지기 십상입니다. 정부의 개입 없이 일어난 한류의 뜻밖의 성공을 정부 정책의 성과로 해석하고 뒤늦게 적극 개입하려는 움직임은 그래서 걱정스럽습니다.
마침 냉전체제에 준하는 경색국면으로 접어든 국제정세 속에서 “탈-세계화(De-globalization)”라는 개념이 힘을 얻어가고 있습니다. 동시에 우리는 디지털 전환의 결과로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된 온라인 플랫폼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지금의 탈-세계화는 20세기 산업자본주의의 팽창이 만든 세계화와 반대방향으로 가는 오프라인에서의 “반-세계화(Anti-Globalization)”와 21세기 디지털 경제가 온라인 세계에서 확장하는 “초-세계화(Hyper-Globalization)” 양상을 동시에 보여줍니다. 그 속에서 그 동안 보편적 원리로 인식되던 소위 “글로벌”한 것과 그에 대해 종속적인 것으로 인식되던 “로컬”에 대한 인식이 바뀌고 있습니다. 문화정책은 여태까지 주로 글로벌에서 로컬을 향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어왔습니다. 다양성과 분권을 지향한다고 했지만, 중앙정부의 강한 리더십에 따른 탑다운 정책집행 방식이든, 문화의 가치를 고고하게 상정하고 이를 생활 속에서 구현하려는 선한 의도이든, 실제로는 글로벌 보편자에서 로컬 개별자를 향하는 방식이었습니다. 이런 글로벌라이제이션(Globalization)과 글로컬라이제이션(Glocalization) 정책 프레임에서의 실패를 글로벌과 로컬의 관계를 받아들이는 인식의 전환이 일어난 시대적 변화 속에서 파악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글에서는 2000년대 이후 줄곧 분권화를 핵심 정책기조로 진행되어온 한국의 지역문화진흥정책이 실제로는 왜 그 가치를 달성하지 못했는지를 인식론적 한계 차원에서 분석해보았습니다. 문화정책이 봉착한 문제뿐만 아니라, 코로나와 인공지능 기술로 인해 상전벽해 한 뉴노멀의 세상을 이해하기 위한 세계관의 전환을 제안합니다. 그 전환을 위해 “글로벌과 로컬”의 개념을 “보편성과 개별성” 차원에서 새롭게 해석해봅니다. 그리고 이제 둘 사이의 위계 없고 서로 연결되어 공진하는 관계를 설명하기 위해 <클로벌 : C-lobal = {close, cultural, contextual} × {global}>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합니다. 인간과 AI가 함께 창조하는 문화의 시대를 준비하면서, 문화정책의 “클로벌라이제이션(C-lobalization)”을 제안합니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여섯 가지 실천적 전환을 제시합니다.
(1) 탈중심에서 무(無)중심으로 : 탈-분권화(De-de-centralization)
(2) 시스템에서 행위자로 : 탈-제도화(De-institutionalization)
(3) 이성에서 감성으로 : 취향존중 공감행정 (Empathy Administration)
(4) 팔 길이(Arm‘s length) 대신 <팔들의 길이(Arms’ length)> : 로컬행위자의 주체성 존중
(5) 지극한 원리에서 다양한 현실로 : 중범위 이론(Middle-range theory)과 <치물격지(致物格知)>로 문화정책의 사회적 전환(Social-Turn)
(6) 예산 절감 효율성에서 감동 추가 효과성으로 : How-the-Many 접근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