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채용플랫폼 전격 비교
"어떤 플랫폼에 올려야 할까요?"
고객사와 미팅을 하면 거의 매번 이 질문으로 시작된다.
사람인에 올릴까, 원티드에 올릴까, 리멤버도 해봐야 하나. 세 곳에 다 올려봤는데 결과가 비슷하다는 이야기도 자주 듣는다. 지원자는 오는데 면접까지 올릴 만한 사람이 없거나, 아예 지원 자체가 없거나.
80개 넘는 기업의 채용을 도우면서 알게 된 건, 이 질문 자체가 잘못된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사람인, 원티드, 리멤버.
이 세 플랫폼은 규모의 차이가 아니라, 구직자를 만나는 방식 자체가 다르다.
사람인은 인바운드의 정석이다. 공고를 올리면, 그 공고를 본 사람들이 지원한다. 전 직군을 아우르는 압도적인 볼륨이 사람인의 가장 큰 무기다. 사무직, 영업직, 대량 채용이라면 확실히 효과적이다. 하지만 볼륨이 크다는 건 핏이 맞지 않는 서류도 그만큼 쌓인다는 뜻이다. 고객사 채용 담당자분들이 월요일마다 서류 검토에 반나절을 쓴다는 이야기를 하실 때, 그 피로감이 느껴진다.
원티드는 다른 결의 플랫폼이다. IT·스타트업 생태계 안에서 자라난 곳이라, 개발자·디자이너·PM 같은 디지털 직군의 밀도가 높다. 합격 보상금 구조 덕분에 현직자들이 지인에게 공고를 공유하고, 비슷한 배경을 가진 후보가 자연스럽게 유입된다. 직무 핏은 좋지만, 유저층이 스타트업·테크 쪽에 몰려 있어서 전통 산업군에서는 모수가 부족할 수 있다.
리멤버는 방향 자체가 아예 다르다. 채용 담당자가 먼저 움직인다. 명함 기반으로 축적된 경력직 프로필을 보고, 직접 커리어 제안 메시지를 보내는 아웃바운드 방식이다. 경력 5년 이상, 과장·차장급 전문직에서 특히 유용하다.
여기까지는 비교적 깔끔하게 정리된다.
문제는 이 세 곳을 다 써봐도 안 되는 채용이 있다는 거다.
한 고객사가 CPO를 찾고 있었다. 사람인에 올리면 지원자는 오지만 원하는 레벨이 아니었다. 원티드에서는 지원 자체가 뜸했다. 리멤버에서 직접 메시지를 보내봤지만, 응답률이 처참했다. 그 사람들은 이미 좋은 곳에서 일하고 있었고, 보낸 메시지는 매일 받는 수십 개의 제안 중 하나에 불과했을 뿐이다.
이런 케이스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패턴이 보이기 시작했다. 전체 구직자의 66%는 소극적 구직자 — 채용 공고에 지원하지 않는 사람들이다. 리멤버에서 아웃바운드를 시도해도, 결국 플랫폼 안에 등록된 프로필에서만 찾을 수 있다. 정작 만나고 싶은 시니어일수록 프로필에 역량이 충분히 드러나지 않아 검색 자체가 안 되는 경우가 많다.
공고를 하나 더 올리는 건 답이 아니었다. 어떤 플랫폼에 올리느냐의 문제도 아니었다. 검색해도 나오지 않는 사람, 프로필에 역량이 드러나지 않는 사람, 플랫폼에 등록조차 하지 않은 사람. 이런 인재를 어떻게 발견할 것인가. 질문 자체가 달라져야 했다.
우리가 솔루션을 만들면서 집중한 것도 바로 이 지점이다.
고객사들과 일하면서 거의 모두가 비슷한 경로를 거치는 걸 본다. 사람인에서 시작해서 원티드를 추가하고, 리멤버까지 써보고, 결국 "플랫폼의 문제가 아니라 방식의 문제"라는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이 놀라울 정도로 닮아 있다.
오해는 없길 바란다. 사람인도 원티드도 리멤버도, 각자의 쓸모가 분명히 있다. 사무직 대량 채용이면 사람인이 압도적이고, 스타트업 개발자 채용이면 원티드가 효율적이며, 경력직에 직접 접촉이 필요하면 리멤버만 한 곳이 없다.
다만 이 세 곳의 공통된 한계는, "이미 보이는 사람" 안에서 찾는다는 점이다. 인바운드든 아웃바운드든, 플랫폼에 등록된 프로필, 공고를 클릭한 사람, 메시지에 응답하는 사람. 모수가 결국 플랫폼 안에 있는 인재풀로 한정된다.
진짜 어려운 채용은 거기서 시작된다. 보이지 않는 인재를 찾아가는 것. 플랫폼에 등록하지 않은 사람, 키워드로 검색해도 걸리지 않는 사람, 역량은 충분하지만 프로필에 그것이 드러나지 않는 사람.
채용의 다음 단계는 더 좋은 플랫폼을 고르는 게 아니라, 보이지 않는 인재를 가시화하는 기술에 있다고 생각한다. 그 기술을 만드는 게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다.
이 주제에 대해 더 깊이 정리한 글이 있습니다.
→ [사람인 채용 vs 원티드 채용 vs 리멤버 채용, HR 담당자의 선택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