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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류아 Aug 30. 2021

폴드를 위한 완전체 S펜! S 펜 프로 짧은 후기

폴드에서 모든 S펜 기능을 사용하고 싶으면 꼭 사야되는 스타일러스

갤럭시 노트 시리즈가 올해 출시되지 않으면서 도적인 필기감과 무선 기능으로 무장하고 있는 S펜의 시장 전략이 매우 많이 바뀌었습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Z 라인업이 추가됨에 따라 S 시리즈와 Note 시리즈의 통합을 염두 두고 있는지, 갤럭시 S21 울트라에 내장되지는 않지만 S펜을 공식적으로 지원하기 시작했으며, 갤럭시 탭과 갤럭시 북 프로 제품에 맞추어서 기존보다 커진 S펜이 출시되었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이야기가 S21이 출시되기 이전부터 들려오기 시작한 것이 있는데요, 바로 S펜의 프로 모델이 출시한다는 것이었습니다. 필기감도 필기감이지만 이미 블루투스 연결을 통해서 에어 제스처를 통해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여 다른 스타일러스 보다 훨씬 더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는 제품이 무엇을 더 추가하여 프로 모델로 만들어질까 참 의문이 많이 들었는데.. 이번 갤럭시 Z 폴드 3가 출시하면서 그 정체가 공개되었습니다.


기존 블루투스 연결을 통한 에어 제스처가 가능한 S펜에 폴드 대응 구조가 추가되어 모드 선택이 가능한 고급형 S펜으로 말이지요. 이러나저러나 종이 사용하기 싫어서 모바일 기기로 필기를 많이 하는 사람이다 보니 구매해도 나쁘지 않겠다 싶어서 주변 오프라인 마켓에서 구매하려고 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물량이 입고될 생각을 안 하더군요. 그래서 그냥 네이버 쇼핑에서 가장 최저가를 찾아서 구매했습니다.


구성품은 S펜 프로와 함께 가죽 케이스, 펜 촉 리무버, 여분 펜 촉 3개, 간단 사용 설명서가 들어있습니다. 이야.. 정가 12만 1천 원이 되니까 갤럭시 노트 20과 갤럭시 탭 S7에서 제공 안 한 여분 펜 촉도 다시 제공합니다. 정말 사소한 것이지만 사용자에게 필요한 스페어 구성은 지금처럼 잘 좀 챙겨주었으면 합니다. 환경 생각한다고 무작정 빼지 말고 말이지요. 그리고 한 가지 의아했던 것이 있다면.. 최근 몇 년 동안 출시된 삼성 액세서리 제품 중에 메이드 인 코리아가 붙은 제품이 없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S펜 프로는 제조 국가가 한국으로 명시되어있습니다.


S펜 프로의 첫인상은 기존 사용하고 있던 갤럭시 탭 S7 / 갤럭시 북 프로 360 용 S펜(이하 기존 S펜)과 비교해서 연결 버튼, LED 인터페이스, 모드 스위치가 추가되고 크기가 더 커진 S펜이라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습니다. 아 그리고 버튼 위치도 뒤집어지고 말이지요. 기존 S펜 같은 경우 버튼이 둥근 면에 위치하고 있었는데 S펜 프로는 전부 평평한 면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분명히 갈릴 것 같은데.. 저는 일단 불호에 가깝습니다. 파지를 생각해보면 평평한 면에 있는 것이 더 나은 것이 맞으나, 보통 저 면은 펜이 굴러가는 경우를 방지하기 위해 있는 부분으로 가능한 구를 수 있는 요소가 없어야 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S펜 프로는 기능 버튼이 둥글게 올라와있어서 조금 더 구를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주고 있습니다.


S펜 프로
기존 S펜

책상 위에서 가볍게 굴려보니까 확실히 평평한 면에서 멈추지 못하고 계속 구르다 둥근 면으로 멈추고 있습니다. 반면 기존 S펜은 문제없이 평평한 몸에서 딱 걸려서 멈춥니다. 확실히 아쉬운 설계 미스라고 생각되네요.


갤럭시 Z 폴드 3은 기존 단단한 유리로 되어있던 바 형 제품과 달리 UTG(Ultra Thin Glass)를 사용하고 있다 보니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약합니다. 아무리 강화되었다고 하더라도 접기 위해 얇아지다 보니 기존 유리보다 약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에 맞추어서 S펜 프로는 펜 촉과 관련된 부분에 기계적 변경이 있습니다. 우선적으로 내부에 스프링이 들어가 있어 꾹 누르게 되면 펜촉이 안으로 들어가도록 되어있으며, 펜 촉 역시 기존 S펜과 비교해서 상당히 둥글어졌습니다.


뒤쪽으로는 블루투스 연결 시 소모되는 배터리를 충전하기 위한 USB-C 충전 포트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한 번 충전하면 최대 16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고 하는데.. 갤럭시 노트 9과 10에 들어간 S펜이 배터리가 아니라 슈퍼 캐피시터로 몇 시간씩 지원하던 것을 생각해보면 충분히 더 사용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듭니다.


여담으로 어디의 1세대 펜슬을 따라 하면서 완전히 같은 형태라 이야기 나오는 것을 피하기 위해 충전 포트로 해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다고 보는데.. 사실 이 방식은 뱀부, 스타일러스 파인 라인 등 와콤 펜에서 오래전부터 많이 사용하던 방식입니다. 그리고 S펜은 와콤과의 협력으로 만들어진 제품이네요 ㅎㅎ


동봉된 가죽 케이스(파우치)는 S펜 프로를 넣으면 딱 알맞은 크기입니다. 검은색 가죽에 안쪽으로 스웨이드 재질로 마감되어있어 S펜 프로에 스크래치가 나는 경우를 원천적으로 막아주고 있어 휴대할 때 유용할 것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끈이나 고리를 걸 수 있는 공간이 없어서 가방 등에 걸어두고 사용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요즘 삼성 스마트폰 생태계의 연결성은 One UI 이후로 정말 많이 좋아졌죠. 다른 것 할 필요 없이 S펜 프로에서 연결 버튼을 한 번 클릭하는 것으로 바로 갤럭시 Z 폴드 3에 새 디바이스가 감지되었다고 팝업이 올라옵니다. 이후 연결 버튼을 눌러주는 것으로 끝입니다. 예전에 일일이 블루투스 설정에서 찾던 것을 생각해보면 참 눈물겨운 발전 아닌가 싶습니다. 연결되고 난 이후에는 알림 창의 디바이스 목록에서 개인 디바이스에 S펜 프로가 연결되었다고 나타납니다.


처음 연결되고 난 이후에는 사용 방법 안내가 한 번 올라오는데요, 덕분에 갤럭시 버즈처럼 다른 단말기에서도 별도로 연결 설정할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정말 생태계가 드디어 제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야기할 수 있을 정도로 쓸만하게 바뀐 것 같습니다. 이외 S펜 모드 선택을 제외하고는 갤럭시 노트 10 플러스에서 이미 잘 사용했던 기능이라 참 익숙하네요 ㅎㅎ


다른 제조사의 스타일러스와 비교해서 S펜이 가지고 있는 강점 중에는 기능을 빠르게 전환하면서 사용할 수 있는 에어 액션도 있지요. 갤럭시 Z 폴드 3에서도 S펜 프로를 통해서 그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거기에 GoodLock 패밀리 기능인 펜타스틱을 통해서 예전 갤럭시 노트 3 시절 모양부터 최근 모양까지 다양하게 바꾸어서 사용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본격적으로 필기를 해보기 위해서 S펜을 그어보니까 모드가 S펜으로 설정되어있었습니다. 바로 팝업이 올라와서 S펜 프로를 Z Fold 모드로 바꾸라고 안내를 해주네요. 아무래도 이리저리 케이스에 넣고 빼고 하던 사이 저도 모르게 모드 스위치가 바뀐 것으로 생각되는데.. 다른 S펜을 터치할 경우 또 다른 안내 팝업이 올라오는 것으로 봐서 꼼꼼하게 체크해서 폴드 전용 펜이 아니면 사용할 수 없도록 로직을 잘 만들어둔 것으로 보입니다. 혹시나 모를 상황을 방지하기 위해서 세심한 배려를 해주는 것 같아 참 마음에 드네요.


필기는 갤럭시 Z Fold 3부터 시작해서 갤럭시 노트 10 플러스, 갤럭시 북 프로 360에 해보았는데 기존 S펜과 필기감 차이가 하나도 없습니다. 펜촉이 뭉툭하게 바뀌어서 날카롭던 기존 S펜과 조금이라도 차이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생각했는데.. 자기장의 차이를 계산해서 동작하는 원리이다 보니 사용성에 있어 변화가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폴드 같은 경우 기존의 단단한 유리와 달리 얇디얇은 UTG라서 보니 조금이나마 힘을 덜 쓰고 필기하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사용하다 보니 하나 재미있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요, S펜 프로도 블루투스로 연결이 이루어지는 디바이스라서 업데이트를 제공받습니다. 표기되는 내용은 ‘시스템 안정화 코드 반영’ 하나밖에 없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걸리는 것으로 봐서는 어느 정도 펌웨어 파일에 용량이 있거나, 연결 통신 대역폭이 작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S펜 프로를 살펴보았습니다. 아직은 짧은 기간이지만 제가 사용해본 경험을 바탕으로 정리해보면, S펜 프로는 두말할 것도 없이 Z 폴드를 위해 출시된 기능을 완전히 추가한 S펜입니다.


아무래도 앞으로 필기와 에어 액션만 하는 경우는 일반 S펜, 에어 제스처와 연결 전환 등 다양한 기능을 추가되면 S펜 프로로 나누어서 제공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기존에 갤럭시 노트 10 플러스를 사용했던 유저 입장으로는 어느 정도 이해는 되지만 그냥 주었던 기능을 빼앗아서 고급화시켜서 다시 출시한 것으로 느껴지기도 합니다. 특히나 노트 시리즈가 출시되지 않았기 때문에 더더욱 그렇게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하기 위해서 노트 시리즈를 출시하지 않은 것 아닐까?’하고 의심이 들기도 하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16만 원에 판매되는 어디의 제품보다 사용성 자체가 너무나도 좋아서 참.. 생각이 많이 드는 제품입니다. 저기랑 비교하면 12만 1천 원의 가격이 전혀 비싸다고 생각이 안 듭니다. 오히려 가성비가 더 좋다고 생각이 될 정도입니다. 참 그래요. 분명히 아니다 싶은 부분이 있는데.. 그렇다고 다른 곳과 비교해서 너무나도 괜찮습니다.


고로 정리하면, 에어 제스처 등 S펜의 완전한 기능이 필요로 하신 분에게는 추천을 드립니다. 하지만, 그냥 Z 폴드 3을 비롯해서 삼성 디바이스에서 필기만 할 수 있는 수준을 원한다면 그냥 Z 폴드 3용 S펜과 기존 S펜을 사용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정말 블루투스 연결을 통한 확장된 기능이 필요로 한 분이 아닌 이상 추천하기 참 어려운 제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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