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 커버, 플립 with 펜 커버, 아라미드 커버
갤럭시 Z 폴드 3을 구매하고 난 다음 케이스 때문에 꽤나 고민에 빠졌습니다. 지금까지 출시된 폴드 케이스를 살펴보니까 죄다 마음에 들지 않는 요소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있었습니다. 바로 접착을 통해서 제품을 고정한다는 점인데요, 접히는 구조를 가지고 있는 폴드 구조상 어쩔 수 없이 안정적인 고정을 위해 접착제를 사용한다는 점은 이해합니다만..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측면 곳곳에 너무 과하다 싶을 정도로 붙여서 고정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이건 뭐 한 번 착용하고 나면 케이스 바꾸어서 착용하는 경우가 없는 것도 아니고.. 아무리 본 목적인 보호를 위해서 이러는 것이라고 하지만.. 기분, 상황, 스타일 등 경우에 따라 각기 다른 케이스를 사용하는 사람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정말 불편한 요소입니다. 다 군다나 정말 웃프게도 한 번 탈착 하면 접착 스티커를 바꾸어 부착하지 않는 이상 다시 사용하지 못하는 케이스도 있더군요. 참 이거는 아니다 싶은데 구조상 어쩔 수 없는 것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수긍해야지요. 근데, 제품 필름 부착 때문에 케이스 잠시 때는데 접착제가 그대로 제품에 붙어서 지저분해지는 경우는 아니죠, 이건 에바입니다.
기왕 이렇게 된 김에 그동안 다른 기기에서 잘 사용해온 서드 파티 제품들 쳐다보지도 말고 접착제 가장 최소한으로 사용하는 정품 케이스나 잘 사용하자는 마음먹고 통장 잔고에 지장을 줄뿐더러 뭔가 아니다 싶은 레더 플립 커버를 제외하고 전부 다 가져왔습니다. 실리콘과 플립 with 펜 커버는 사은품으로 받았고, 아라미드 커버는 구매했습니다. 레더 플립 커버는 나중에 오픈 마켓 등에서 가격이 떨어지거나 할인하면 구매하려고요, 아마 그때 가서 또 떠들지 않을까 싶은데.. 각설하고 이번 이야기에서는 정품 케이스 3종, 실리콘 커버, 플립 커버 with 펜 커버, 아마리드 커버를 살펴보겠습니다.
패키지 포장 방식은 셋 다 동일합니다. 앞에는 플라스틱을 사용하고 뒤에는 종이로 되어있는데요, 한 때 친환경을 이야기하면서 케이스 종류의 액세서리 제품에서도 플라스틱을 최소화하던 삼성이 어디 갔는가 싶습니다. 이 포장 방식이 상대적으로 원가 절감이 더 되던가요, 친환경 이야기하면서 충전기 빼는 것보다는 이런 포장에서 소소하게 친환경 정책 펼쳐주는 게 더 나은 것 같습니다. 이 포장 방식은 플라스틱에서 일일이 종이 다 뜯어내야 돼서 분리수거 일 거리만 늘어난단 말이죠.
구성품은 케이스와 사용 설명서로 동일한 구성입니다. 단, 플립 커버 with 펜은 폴드 3 전용 S 펜과 여분 펜촉 3개, 펜촉 리무버가 같이 포함되어있습니다. 실리콘 케이스부터 시작해서 하나하나 살펴보도록 하지요.
실리콘 커버는 하드 커버에 실리콘으로 표면 마감을 한 케이스입니다. 전반적으로 실리콘 고유의 부드러운 촉감이 잘 느껴지고 마감 자체가 정말 훌륭합니다. 그리고 재질 특성에 따라 유연성도 가지고 있어 대다수의 폴드 케이스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딱딱하다는 느낌도 덜합니다. 덕분에 케이스 중에서 가장 장착/탈착 하기 편한 폴드 케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 접착 부분은 전면 케이스 좌측 면에만 있으며, 이는 모든 정품 케이스가 동일합니다.
착용 후 그립감은 앞으로 후술 할 두 케이스와 비교해서 가장 좋습니다. 앞서 사용해본 서드 파티 케이스는 비교도 안 될 정도입니다. ‘이래서 정품 케이스를 사용하는 거지!’하고 바로 생각될 정도입니다. 더군다나 마감부가 정말 깔끔하고 부드럽게 잘 마감되어있어 제스처 사용에 있어서도 가장 월등하고 괜찮습니다. 공홈 기준 42,000 원으로 실리콘 케이스 치고는 꽤나 비싼 편인데 나름 가격이 이해가 되는 제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장점이 있는 만큼 사용해보면서 발견할 수 있는 아쉬운 점도 있는데요, 첫 번째는 소재 특성상 먼지가 너무 적나라하게 잘 붙는다는 점이고, 두 번째는 흰색 케이스의 이염 문제가 꽤나 심각하다는 점입니다. 실리콘 소재 특성상 정전기 대전 특성으로 인해 먼지가 잘 붙는 것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 이해되는데.. 이염 문제는 조금 아니다 싶거든요. 짧은 소재 지식으로는 배합 처리 또는 마감 코팅 처리로 해결이 가능한 것으로 아는데.. 정품답게 조금 더 신경 써주었으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다음으로 플립 커버 with 펜입니다. 폴드 전용 S펜과 가장 저렴한 케이스를 끼워 팔고 있는 듯한 제품이라 할 수 도 있는데요, (공홈 기준, 폴드 전용 S 펜 53,300원 / 플립 커버 with 펜 85,000 원 / S 펜 가격 뺀 금액 31,700 원) 그만큼 아쉽게 다가오는 케이스입니다. 폴드가 공간적 제약으로 인해서 S 펜을 내장하지 못하기 때문에 케이스에 끼워서 같이 다닐 수 있도록 해준다는 점은 정말 좋은 장점이지만.. 플립 커버를 넘겼을 때 전면을 보호해줄 수 있는 커버가 없습니다. 진짜 25% 정도 부족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드는 케이스입니다. 가격 맞춘다고 전면 부분을 빼버렸다는 느낌도 강하게 들고 있기도 한데요, 생각해보면 이건 레더 플립 커버도 마찬가지네요. 동일한 구조를 가지고 있는 것끼리 둘 다 없어요.
동봉되어있는 S 펜 폴드 에디션은 S 펜 프로와 비교해서 정말 작은 사이즈를 가지고 있는데요, 대강 2분의 1 정도 되는 듯한 느낌입니다. 대략적으로 크기 비교를 해보면 큰 것부터 S 펜 프로 → 갤럭시 탭/북 용 S 펜 → 폴드 3용 S펜, 노트 용 S펜 순입니다. 덕분에 S펜 프로를 케이스에 끼워서(?) 들고 다니겠다는 제 원대한 계획이 산산조각(?) 났습니다. 농담이고, 길이가 폴드와 같다 보니 한 번에 같이 휴대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대신 필기 이외에는 아무런 기능이 없어서 참 아쉬운 물건입니다. 이 정도 크기면 어떻게든 충전시켜서 에어 액션 지원할 수 있었겠다 싶은데 말이죠.
다시 플립 커버로 돌아와서, 착용감은 참 그래요, 정품 케이스답게 일체감은 매우 준수한데 가격 맞춘다고 진짜 전면 커버 뺀 것 같다는 생각이 매우 강하게 들 정도로 헐 빈 합니다. 특히, 측면에서 보면 너무나도 적나라하게 보입니다. 앞에 커버 하나 끼워 넣어서 맞추어야 될 것 같다는 느낌이 매우 강하게 듭니다. 비슷한 구조를 가진 래더 플립 커버는 또 어떠할지 모르겠는데.. 일단 이 커버는 아니다 싶습니다.
그나마 유일한 장점으로 볼 수 있는 점이 있다면 펼쳤을 때 S펜 거치 부분 때문에 어느 정도 각도가 만들어져서 필기할 때 조금 더 편합니다. 매뉴얼 상에는 저 부분을 탈착하고 필기하라고 되어있는데 실상 사용해보면 오히려 저게 있는 게 더 낫습니다.
어쩌다 보니 지인과 떠들고 노는 톡방에 올라온 한 커뮤니티 글을 보고 플립 커버 with 펜의 헐 빈한 문제 대처 방법을 알게 되었는데요, 실리콘 커버나 바로 다음에 후술 할 아라미드 커버 전면을 착용하는 것입니다. 해보니까 바로 헐 빈 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바로 잡힙니다. 더더욱 단가 맞춘다고 전면 부분 뺐다는 느낌이 강해 지네요.. 허허..
마지막으로 아라미드 커버입니다. 제가 정말 튼튼한 보호력을 가진 러기드 케이스나 정말 얇고 가벼워서 핏감이 정말 좋은 케이스를 선호하다 보니 아마리드 케이스는 보자마자 눈 돌아가서 어떻게든 구하겠다는 일념 하에 인근 지역 디지털 프라자와 서비스 센터 20곳 가까이 전화해보고 방문하면서 겨우 하나 남은 것 찾아서 구매했는데.. 진짜 보람이 잘 느껴집니다. 품질이 매우 괜찮습니다.
그리고 많은 아라미드 케이스가 버튼이나 스피커/마이크 부분을 넘어서 충전 단자 부분까지 거의 치수 딱 맞추어서 제단 되어있어 충전 케이블이 조금만 두껍다 싶으면 꼽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커버는 널찍하게 되어있어 정말 크고 두꺼운 케이블이 아니라면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마음에 듭니다.
착용했을 때 핏 감은 진짜 ‘이 맛에 아라미드 사용하는 거지!’ 하고 바로 생각될 정도로 훌륭합니다. 소재 특성상 매끄럽기도 하고 끝 부분 마감이 약간 날카로운 감이 있어 그립감이 썩 좋다고 말하기는 참 어렵지만, 핏 감 하나만큼은 정말 얇은 두께 덕분에 훌륭합니다. 거기에 가벼운 무게는 안 그래도 무거운 폴드를 300g 넘기지 않게 해 주어서 매우 괜찮았고요.
거기에 카메라 부분은 렌즈 돌출에 맞추어서 살짝 위로 올라와서 보호를 해주고 있어서 매우 좋습니다. 단, 생각보다 일체감 높게 재단되어있어 카메라 렌즈 부분에 유리 보호 필름을 붙인다면 100% 들뜨는 현상이 생깁니다. 이 경우 안 그래도 얇아서 보호 성능이 다른 케이스보다 떨어지는데 더 떨어뜨리는 수가 있으니 가능하면 같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여담으로 카메라 렌즈 보호 필름은 아무리 좋은 품질을 가지고 있다 해도 렌즈에 층을 한 겹 더 올리는 것이기 때문에 성능에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 웬만해서는 사용하지 않는 것을 추천합니다.)
그리고 아라미드 커버는 전형적인 하드 케이스답게 전면 접착 스티커 보호 필름을 때지 않더라도 케이스가 안정적으로 고정되어있어 쉽게 떨어지지 않습니다. 나중에 접착 스티커가 먼지 등으로 점성이 떨어져도 문제없이 잘 사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갤럭시 Z 폴드 3용 정품 케이스 3종 (실리콘 커버, 플립 커버 with 펜, 아라미드 커버)를 살펴보았습니다. 정품 케이스답게 제품 사이즈에 딱 맞는 일체감을 주고 있어서 정말 괜찮다고 생각됩니다. 플립 커버를 제외하고 말이지요. 진짜 왜 전면 부분이 없는지 의문입니다. 설마 플립 부분으로 충분히 보호된다고 생각한 걸까요 ㅎㅎ
그리고 하나 의문이 드는 게 있다면, 이번 갤럭시 Z 폴드 3에는 폴드 1/2 모두 있는 플립이 아닌 레더 커버가 없다는 점입니다. 폴드 2용 레더 커버를 눈물의 떨이했다는 소문이 있을 정도로 판매량이 안 나와서 수요가 없다 판단하고 출시 안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는데.. 나중에라도 나와주면 좋을 것 같네요. 삼성 케어 플러스 보니까 케이스 구독형도 추가되었던데 지금 것만 가지고 끝장 볼 것 아닐 테니까요.
아마 별 다른 이변이 없다면 실리콘 커버나 아라미드 커버 두 개를 번갈아가면서 꾸준하게 사용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저도 이제 나이를 먹어 귀차니즘이 늘어난 것인지 몰라도 대강 하나만 잡고 계속 쓰게 되더라고요. 점점 무언가 바꾸고 따라가는 것에 대해서 느려지고 있습니다. 뭐.. 요즘 뜻대로 잘 안되고 업무 상 고된 일이 많다 보니 지쳐서 이런 것일지도 모르겠네요.. ㅎㅎ
뭐 여하튼.. Z 폴드 3 케이스 살펴보기는 혹여나 마음이 바뀌어서 다른 것을 사게 되는 일이 있으면 또 해보는 것으로 하고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