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네트워크에 특화되어있는 ASUS 공유기
지난 2021년에 홈 네트워크 관련으로 했었던 것 중 가장 큰 변화는 제 방으로 10M 이상 끌고 왔던 유선 네트워크를 철거하고 메시 네트워크 구축 및 무선으로 완전 전환을 했다는 것입니다. 무선 전환하고 여러모로 잘 사용하고 있었는데.. 무엇이 원인인지는 모르겠지만 연결되어있는 장비 대수가 32대를 넘어가기 시작하니까 점점 이런저런 장애가 발생하더니 속도가 심각하게 느려지는 문제가 발생하더군요.
펌웨어부터 시작해서 여러 방법으로 해결을 해보려고 시도를 참 많이 했는데.. 잘 되지 않길래 그냥 포기하고 십일마존을 통해 특가 뜬 ASUS ZenWiFi XT8을 직구해서 네트워크를 통채로 변경했습니다. 고로, 이번 이야기에서는 가볍게 개봉부터 메시 네트워크 설정까지 한 번 떠들어보고자 합니다.
ASUS ZenWiFi XT8의 패키지는 전면 제품 이름 및 이미지, 후면 주요 장점, 측면 세부 스펙 표시로 다른 공유기들과 비교해서 차이점이 없습니다. 하지만, 박스를 열 때 다른 제품들과 사뭇 다른 느낌이 들게 되는데요, ASUS가 다른 건 몰라도 어느 정도 비용이 들어가는 제품군에 있어 박스를 개봉할 때 고급스럽다는 덜해도 절대 저렴한 제품은 아니다는 감성 하나는 잘 잡는 것 같습니다. 일전에 잠시 사용했던 ROG Strix 게임용 노트북에서도 박스 뚜껑을 들어서 치우는 것이 아닌, 열어서 재끼는 형태로 되어있어서 감성이 꽤 괜찮았는데 공유기에서도 동일합니다.
제품 구성은 ZenWiFi XT8 본체와 함께 전원 어댑터, RJ45 LAN 케이블(Cat.5E), 보증 및 사용자 설명서로 되어있습니다. 북미 직구 제품이다 보니 당연하게 전원 어댑터는 110V 단자로 별도 어댑터를 통해 변환을 해주어야 합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100-240V INPUT이라 110V 변압기를 사용할 필요는 없네요. 그리고 항상 생각되는 거지만, 공유기 제조사들 2.5G 지원 제품에는 Cat.6 케이블 넣어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언제까지 Cat.5E 케이블을 우려먹을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ZenWiFi XT8은 시장에 많이 출시되어있는 다른 메시 네트워크 노드 제품처럼 안테나가 없고, 마치 스팸 캔을 길게 늘여놓고 차콜 색으로 색칠한 듯한 심플한 생김새를 가지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전면 하단에는 ASUS 로고와 함께 상태 LED 하나만 위치하고 있어 어떠한 곳에 위치하더라도 무난하게 어울릴 수 있는 디자인인데요, 그러면서도 발열 대책은 이전에 봤던 여러 ASUS 공유기들과 비교해서 정말 훌륭하게 잘 되어있습니다.
공기 역학적으로 상단과 하단, 그리고 좌우 측면에 에어홀이 여럿 위치하고 있어 아래로 차가운 공기가 들어와서 위라 따뜻한 공기가 빠져나가는 흐름을 만들어 별도의 쿨링 팬 없이도 효율적으로 발열 해소가 잘 됩니다.
후면 하단에 위치한 포트는 좌측에서부터 전원 INPUT / 전원 스위치 / LAN 1-3 / WAN / USB 3.0 순으로 있습니다. 다른 것보다 WAN과 LAN 구성이 참 의외로 다가오는데요, 보통 이 정도 급 제품 같은 경우 1+4 구성이 많은데.. ZenWiFi XT8은 1+3 구성으로 되어있습니다. 거기에 메시 네트워크 노드 제품이면서 USB 3.0을 지원하고 있습니다. 정황상 공간을 보면 LAN 포트를 하나 줄이는 대신에 USB 3.0을 지원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NAS를 비롯하여 네트워크 드라이브를 많이 쓰는 경우 꽤 괜찮게 다가올 수 있는 구성이라 생각됩니다.
하단에는 인증 정보와 함께 바로 연결할 수 있는 QR코드, 그리고 좌측에 WPF 버튼, 우측에 리셋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리셋 버튼이야 자주 누를 일이 없으니 그렇다 하더라도, WPS는 위치가 참 아쉽게 다가오는데요, 이를 활용한 보안 이슈가 있다 보니 쉽게 누를 수 없는 위치에 있는 것은 이해되지만, 나름 장치 연결 시 유용하게 잘 활용하던 사람으로서 쉽게 누를 수 없는 위치에 있다는 점은 매우 아쉽게 다가옵니다.
본격적으로 설치를 하기 위해 전원을 넣고 스위치를 올려보면 앞에 상태 LED가 파란색 불이 들어오게 되는데요, 이는 설정 준비가 완료되었다는 상태로 스마트폰에서 초기 SSID를 찾아서 연결하고, 애플리케이션 또는 웹 페이지를 통해서 설정을 진행할 수 있습니다.
요즘 들어서 PC를 켜는 것 자체가 정말 귀찮아져서 ASUS Router 앱을 통해서 설정을 진행했는데요, 간단하게 장치를 선택해서 연결하고, WiFi 네트워크의 SSID와 비밀번호, 그리고 사용자 로그인 계정을 설정하는 것으로 초기 설정이 손쉽게 끝납니다. 이전과 비교해서 과정 자체는 바뀌지 않았는데 앱 자체가 밝은 톤으로 바뀌어서 나름 색다르게 다가왔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초기 설정을 하기 전까지는 WAN 연결이 바로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점이 나름 괜찮게 다가왔는데요, 초기 설정 없이 사용하는 경우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어 보안 측면에서 매우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ASUS Router 앱을 통해서 설정한 김에 잠깐 둘러보면, 네트워크 모니터링부터 시작해서 알림 확인, 제품 업데이트, 주요 기능 설정까지 일반 사용자 레벨에서 손쉽게 할 수 있도록 잘 구성되어있는데요, 요즘 많은 제조사들이 모바일 환경에서 쉽게 설정할 수 있도록 제공하고 있다 보니 크게 감흥은 없지만, 이전에 사용할 때와 비교해서 디테일적으로 많이 향상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거기에 테마까지 사용자 취향에 맞추어서 바꿀 수 있다는 점도 꽤 마음에 드네요.
그리고 IoT 기능이 강화되면서 AI 스피커 관련해서도 별도의 설정이 추가되었는데요, 아마존 알렉사와 구글 어시스턴트와 연결해서 음성으로 게스트 와이파이 활성화, 모드 전환 등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아직까지 영문밖에 되지 않아서 연결해놓고 정작 사용은 안 하고 있습니다.
기존에 ASUS 공유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이 있다면 메시 네트워크 노드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동일 제품 또는 특정 제품으로만 노드를 구성할 수 있는 다른 제조사와 달리 ASUS의 AiMesh는 거의 모든 제품이 지원하고 있어 ASUS 공유기 제품이면 별 다른 어려움 없이 메시 네트워크를 구성해서 활용이 가능합니다.
저 같은 경우 ZenWiFi XT8 하나에 이전에 사용했었던 RT-AC1900P를 역어서 메시 네트워크를 구성했는데요, 노드가 될 RT-AC1900P를 최신 펌웨어로 업데이트하고 [설정 > 관리 > 동작 모드]에서 AiMesh 노드로 설정, 이후 ZenWiFi XT8에 연결하는 것으로 손쉽게 구성했습니다.
구성하고 난 이후 바로 확인할 수 있는 변화는 5 Ghz-2 대역인데요, 무선 백 홀 전용으로 설정되어서 다른 장치가 연결될 수 없도록 되었습니다. 그리고 처음 메시를 구성하고 나면, 설정에서 노드 연결 상태가 황색으로 표시되고, 통신도 약간 느린 경우가 있는데.. 이때 다른 것 할 필요 없이 네트워크 최적화를 해주면 연결 상태로 녹색으로 돌아오고, 통신 속도도 정상 범위로 돌아옵니다.
간단하게 네트워크 교체한 김에 성능 테스트를 진행해봤는데요, 요즘 집에서 인터넷을 거의 사용하지 않아서 SKT 통신사 결합 할인으로 제공되고 있는 100 Mbps 환경인데, 나름 무난하게 성능을 잘 뽑아주고 있습니다. 아마 반 기가 이상의 요금제로 변경하면 그만큼 성능이 더 잘 나올 것으로 예상되네요.
지금까지 ASUS ZenWiFi XT8을 가볍게 살펴봤습니다. 글을 쓰는 시점에서 구매하고 실 사용한 지 어느덧 약 3~4주 가까이 되는 것 같은데, 잘 바꾸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발열도 꽤 적게 나오고 있을뿐더러 장치 연결을 50대 가까이 풀로 하고 있어도 장애가 발생하지 않고 잘 버텨주고 있습니다. 거기에 DDNS 관련해서도 어디와 달리 HTTPS 제공에 사용자가 매달 갱신할 필요도 없고요. 참 마음에 듭니다. 나중에 여유가 있을 때 슬슬 상태가 안 좋은 RT-AC1900P를 대체해서 사용할 것도 찾아봐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