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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시류아 Jun 13. 2022

현대모비스 브링앤티 디지털 키를 한 달 정도 사용해보고

편리하긴 편리한데.. 아쉬운게 많은 디지털 키 솔루션

최근 몇 주간 글이 참 뜸했습니다. 일을 하면서 석사 과정을 같이 하고 있다 보니.. 점점 과제의 지옥에서 벗어나기 힘들더군요.. 그래도 한 학기가 끝나서 슬슬 미루어두었던 글들을 하나 둘 적어 나가 볼까 합니다.


자동차를 몰고 다니면서 가장 귀찮으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요소가 있다면 바로 자동차 키입니다. 문을 열고 시동을 걸기 위해서는 정말 없으면 안 되는 필수 불가결의 요소이지만, 생각보다 가볍게 다니고자 할 때 들고 다니기는 참 귀찮은 존재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최근에 출시된 차량들은 그나마 디지털 키를 지원하고 있어서 어차피 챙겨 다니고 있는 스마트폰으로 해결할 수 있어서 문제 될 것이 없지만, 그 이전 차량은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최근 몇 년 동안 디지털 키 관련해서 기존 자동차 키를 개조해서 별도의 기계 장치와 함께 사용하는 형태로 다양한 설루션이 출시가 되었는데요, 이러나저러나 자동차 키를 뜯어서 개조를 해야 된 다는 점에 있어 꽤 마음에 들지 않아 크게 신경을 쓰고 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지난 5월 초 현대 모비스에서 브링앤티라는 브랜드로 기존 자동차 키를 그대로 활용하는 설루션을 출시했는데요, 이러나저러나 자동차 키를 들고 다니는 것 자체가 귀찮았기 때문에 앞 뒤 생각 없이 바로 구매해서 한 달 정도 쭉 사용을 해보았습니다.


고로, 이번 이야기에서는 개봉부터 시작해서 그동안 사용하면서 느꼈던 것을 바탕으로 한 번 떠들어보고자 합니다.


제품이 배송 왔을 때, 생각했던 것보다 크기가 커서 당황을 했었습니다. 자동차 키 하나 넣고, 통신 모듈이랑 배터리 등등 기판이랑 넣었을 때 아무리 커도 100 x 100 mm 안에서 끝날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림도 없었습니다. 패키지에는 제품 형태와 함께 주요 기능, 그리고 차 키 타입에 대해서 표기되어있습니다. 구매할 때 제가 가장 이해가 안 되는 부분 중 하나가 자동차 키 타입에 따라서 동작이 안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동작 원리를 깨닫고 난 이후로는 참.. 바로 이해가 되었습니다.


제공되는 제품 구성은 브링 디지털 키 본체와 함께 충전 케이블 그리고 심플 가이드가 있습니다. 그동안 구매했던 현대 모비스에서 나온 물건들이 하나 같이 꽤 두꺼운 설명서를 제공하고 있다 보니, 참.. 이게 거기서 나온 물건이 맞나.. 하고 생각이 조금 들었습니다.


제품의 첫인상은 유선형 디자인을 활용하고 있는 심플한 외형에, 큼지막한 상태 LED를 제공해주고 있어서 꽤 괜찮으면서도 앞서 이야기했던 것처럼 커도 너무 크다입니다. 이게 자동차 내 어느 공간에 설치를 하는 물건도 아니고, 자동차 내 대시 보드 또는 암레스트 수납함에다가 넣어두고 사용해야 되는 물건인데 필요 이상으로 크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었습니다.


위 쪽으로는 충전 단자와 함께 전원 겸 페어링 버튼이 위치하고 있습니다. 전반적으로 제품 디자인 및 사용성 측면에서 약간 하자가 있는 부분으로 생각되는 곳이기도 한데요, 이렇게 디자인 한 의도 자체는 자동차가 움직이는 동안 내부 진동 등으로 인해 무작정 다른 물체에 부딪혀서 버튼이 눌러져 장애가 발생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이렇게 움푹 파내서 디자인했다는 것은 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보아도 버튼을 조금 깊게 누르게 만들거나, 아니면 커버를 하나 두는 것으로 충분히 해결을 할 수 있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이 꽤 많이 듭니다. 더군다나 충전 단자 같은 경우, 선이 이리저리 꺾일 가능성이 높은 자동차 내 환경을 고려해서 전반적으로 단자 부가 굵게 만들어져서 나오는 것도 많은데.. 이런 케이블을 사용하기 다소 어렵습니다.


충전 단자가 위치하고 있는 곳의 우측 면을 보면 무언가 분리를 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를 볼 수 있습니다. 고무 패킹을 벗기고 살펴보면 리튬 이온 전지가 들어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차후에 배터리 자체가 노후화되어 사용하기 어려울 때 동일 사양의 전지를 구매해 손쉽게 교체하여 사용할 수 있도록 잘 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은 설계 측면에서 정말 잘 되어 있다고 생각됩니다.


배터리가 있는 곳의 정확히 180도 반대 측면에는 락 스위치가 위치하고 있습니다. 누르게 되면 커버가 열리면서 자동차 키를 꼽아 넣을 수 있는 공간이 있습니다. 이 부분에 기존 사용하고 있는 자동차 키를 꼽아 넣는 것으로 하드웨어 적 모든 작업은 끝이 나게 됩니다. 이후 해야 되는 설정은 통신 및 소프트웨어 밖에 없습니다.


통신이나 소프트웨어로 넘어가기 전에, 이 부분 관련해서 조금 디테일하게 살펴보면, 커버에는 모든 자동차 키를 대응할 수 있도록 홈이 만들어져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본체 쪽으로는 차 키 마다 구조가 달라진다는 것을 자동차 키 타입 표기인 H1을 통해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즉, 이 부분을 분리해서 다른 타입으로 교체하는 것으로 충분히 다른 자동차 키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인데요,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참 아쉽게 다가오는 부분 중 하나입니다. 이 부분만 따로 교체할 수 있게 끔 부품을 따로 판매하면 모르겠으나, 판매처 Q&A를 보니까 다른 타입인 경우 본체 자체를 아예 교체를 해야 된다는 것 같더군요.


또한, 이러한 구조가 만들어진 이유 자체도 구동을 시켜보니까 바로 이해가 되었는데, 내부적으로 모터를 구동시켜서 버튼을 대신 누르는 기구가 움직이는 구조이더군요. 자동차 키 자체를 뜯지 않고 디지털 키로 전환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점에 대해서는 참 긍정적으로 생각하는데 굳이 이렇게 만들었어야 했는가? 생각이 꽤 많이 듭니다.


다른 서드 파티 제조사도 아니고, 현대 자동차의 부품을 설계하고 만들고 있는 현대 모비스에서 만든 제품이잖아요? 충분히 모터가 동작하는 것이 아니라 자동차 키의 통신 네트워크를 활용해서 단일 모듈로 그룹 내 모든 자동차 키가 호환될 수 있는 물건을 만들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참 많이 들고 있습니다. 크기도 지금보다 훨씬 더 작고 말이지요.


주파수 대역과 보안 상 키 값 자체가 암호화되어있어 이렇게 만들어졌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생각하는데.. 그래도 그룹 내 계열사에서 만든 물건이기 때문에 충분히 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생각이 쉽게 떠나질 않습니다.


브링 앤티의 설정은 누구나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잘 되어있습니다. 플레이스토어나 앱스토어를 통해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한 후, 전화번호를 기입하여 새로운 회원으로 가입하고 권한 설정과 함께 디지털 키 하드웨어 등록 겸 자동차 등록 작업만 해주면 끝입니다. 이것저것 설정하느라 왔다 갔다 할 필요 없이 순서대로 쭉쭉 따라 하면 끝이라 마음에 듭니다.


주요 기능으로는 자동차 내 배치한 디지털 키와 통신하여 문을 열고 닫을 수 있는 기본 기능과 함께 설정을 진행한 스마트폰에서만 사용할 수 있는 오토 도어 기능이 있습니다. 블루투스 수신 감도에 따라서 일정 범위 이내에는 자동으로 문이 열리고, 일정 범위가 벗어나면 자동으로 문이 닫히게 해주는 기능인데요. 사용해보니까 정말 편리하고 괜찮습니다.


하지만, 설정 과정 자체는 정말 귀찮은데요.. 자동차 내 브링 디지털 키 하드웨어를 집어넣어 놓고, 일일이 문이 열렸으면 하는 지점, 문이 닫혔으면 하는 지점으로 이동해서 3초 이상 대기 후 설정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한 번 고생해서 해두면 끝이라 생각하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설정하는 장소와 주변 환경에 따라 조금 상세하게 값을 수정해야 되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 그리고 사용을 하다 보면 조금 값을 변경하고 싶은 경우도 은근히 많이 있고요.


특히나, 주변이 탁 트인 개활지인가, 아니면 주변에 벽이나 주차되어있는 자동차 등으로 방해되는 요소가 있는 가에 따라 감도 차이도 크게 납니다. 설정할 때 값과 나중에 사용할 때 값이 거리를 재어보았을 때 아예 다른 경우가 많아도 너무 많습니다.


차라리, 슬라이드 기반의 드래그로 값을 변경할 수 있거나 수치 값을 상세하게 입력해서 설정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로 되어 있었다면, 손쉽게 수정이 가능하니까 그려려니 하고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은데.. 일일이 위치 이동하면서 수정을 해야 하니, 정말 아닌 것 같습니다. 개선이 꼭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이외에도 브링앤티는 앱에서 방문 교체 / 방문 세차 / 타이어 / 방문 장착 / 용품몰을 서비스로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드웨어 가격이 저렴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장기적인 측면으로 보았을 때 인건비 및 서버 비용을 고려해보면 하드웨어 판매 수익으로는 사용 기간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손해로 넘어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서비스 자체에 광고를 넣어서 추가 이익을 얻고자 하는 경우가 많이 있는데, 이걸 적당한 선에서만 하면 모르겠지만, 아예 광고로 도배하는 경우가 참 많아서 썩 그리 긍정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것이 현시점의 많은 서비스의 문제점입니다. 이러한 부분에 있어 브링앤티는 광고보다는 서비스 플랫폼으로써의 수익 창출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으로 생각합니다.


다만, 출시한 지 한 달 정도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아직 서비스 가능 지역이 수도권에 한정적으로 머무르고 있을뿐더러, 변화가 없다는 점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현실적인 어려움이 충분히 이해가 되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광역시 단위로 일부 서비스를 늘렸어야 되는 시점이 지나지 않았을까? 하고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애플리케이션 완성도 관련해서는 아쉬움이 은근히 많이 있는데요, 일단, 다크 모드를 제대로 지원하고 있지 않습니다. 요즘 스마트폰에서 안드로이드/iOS 구분할 것 없이 양쪽 모두 다크 모드를 지원하고 있기 때문에 개발 시 무조건 적으로 다크 모드를 지원을 하게 하던가, 아니면 특정 모드를 배제를 하고 개발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하지만, 위의 이미지처럼 버튼만 색상이 바뀌는 식으로 정말 어정쩡하게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차라리 글자 색상이라도 같이 바뀌었으면 덜 욕했을 것 같은데.. 그냥 버튼 색상만 바뀌니 이게 무슨 버튼이었지 싶을 때가 많습니다. 분명하게 수정이 이루어져야 될 부분이지요.


두 번째는 무조건 자동 로그인 중.. 이 화면을 봐야 된다는 점입니다. 그냥 단순히 앞서 가고 있는 사람을 배려해서 자동차 문을 먼저 열어주고자 할 때, 서브 스마트폰을 들고 나왔을 때, 같이 일하고 있는 사람에게 트렁크에서 물건을 가져오라고 할 때 등 그냥 단순하게 문을 열고 닫고자 할 때마다 이 화면을 꼭 봐야 합니다.


LTE 등 데이터 통신망을 활용하고 있는 하드웨어 설루션 같았으면 모를까, 분명히 블루투스 4.2 LE 기반으로 동작하는 설루션인데.. 굳이 왜 네트워크 통신 프로세스로 인해 자동 로그인 중 화면을 매번 보아야 하는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나마 로그인 자체도 빠르게 이루어지면 모르겠는데, 상황에 따라서는 10초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더군다나 경우에 따라서는 오지여서 아예 통신 망이 제대로 안 잡혀서 로그인 조자 안 되는 경우가 많은데.. 이러면 아예 사용조차 못합니다. 새로 로그인하라는 창이 올라오고 있어요. 확실히 무언가 잘못되어도 한참 잘못되었습니다.


디지털 키 공유 기능 때문에 이러한 형태가 된 것으로 추측되는데, 다른 것 다 떠나서 블루투스 통신 기반이면, 일단 데이터 통신 상관없이 동작을 해야죠. 이 부분은 확실하게 고쳐져야 합니다. 디지털 키를 공유받은 것도 아니고 디지털 키를 등록한 스마트폰에서도 네트워크가 안되면 사용조차 못한다니.. 참.. 어이가 없습니다.


지금까지 현대 모비스에서 나온 디지털 키 설루션, 브링앤티를 살펴보았습니다.


몇 가지 불만 사항을 제외하고는 정말 편하게 잘 사용했습니다. 출퇴근을 비롯해서 평소 자동차를 가지고 움직일 때 따로 차 키를 신경 쓸 필요 없이 스마트폰만 가지고 다니면 된다는 점부터 시작해서, 두 손에 짐이 많을 때 근처에만 가도 잠금을 풀어주어서 그냥 손잡이만 당기면 되게 해주는 오토 도어까지 브링앤티 디지털 키가 제공해주고 있는 기본 기능 자체는 정말 편리했습니다.


하지만, 그만큼 아쉬운 점도 참 많았습니다. 하드웨어 적인 부분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니 그렇다고 하더라도, 소프트웨어 적인 부분은 조금만 더 사용자 입장에서 무엇이 우선이 되었어야 하는지 생각하고 기획과 개발이 이루어졌다면 더 괜찮았을 부분이었습니다.


차 끌고 산에 등산 갔다가 통신이 느려서 자동 로그인이 제대로 안되고, 이거 때문에 집에 못 가고 있는 상황이 벌여졌을 때는.. 참 당황스러워도 정말 당황스러웠습니다. 이후 무조건 통신 신호가 약하다 싶으면 차 키는 따로 빼서 챙기고 있을 지경입니다.


각설하고 평을 내려보면 편리한 만큼 제발 문제 개선이 이루어졌으면 하는 디지털 키 설루션입니다. 나아가서 디지털 키를 담을 수 있는 지갑 설루션(삼성 페이, 애플 페이, 구글 월렛 등)과 연계가 이루어질 수 있으면 참 좋을 것 같은 설루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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