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불만의 일상

by 윤슬


민수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한숨부터 쉬었다.
“하아… 출근하기 싫다.”


창밖으로 햇살이 고요히 내려앉았지만, 민수의 얼굴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었다.

옆자리에서 자고 있는 아내를 흘끗 보고, 여전히 이불을 걷지 않은 아이들의 방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나만 맨날 고생이지 뭐…”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며 거울을 보자, 피곤이 가득 묻은 얼굴이 비쳤다.

눈 밑에는 다크서클이 내려앉았고, 잔주름은 어느새 또렷하게 자리 잡고 있었다.


막 잠에서 깬 아내가 눈을 비비며 물었다.
“여보, 오늘 회의 있다고 하지 않았어?”
“응, 또 말도 안 되는 프로젝트 발표해야 해. 위에선 맨날 말 바꾸고, 밑에선 실력도 없는 후배들이 문제 만들고… 도대체 왜 나만 이 고생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어.”


민수는 스마트폰을 들고 구겨진 얼굴로 뉴스 앱을 훑었다.

거기엔 누군가의 성공 이야기, 억대 연봉 개발자의 인터뷰, 직장인을 위한 워라밸 꿀팁이 가득했다.


“이 사람들은 무슨 복으로 저런 인생을 사는 걸까.”


불만 섞인 중얼거림은 아내에게도 들렸고, 아내는 익숙한 듯 말없이 아침상을 차렸다.


“아빠, 오늘 나 학교까지 데려다줄 수 있어요?”
큰아들이 조심스레 말을 건넸지만, 민수는 고개를 저었다.
“아빠 오늘 늦었어. 회의 준비해야 하니까 걸어서 가.”

아들의 눈빛이 잠시 흔들렸지만, 민수는 그걸 알아채지 못한 채 서둘러 신발을 신었다.


버스 정류장에 도착한 그는 뒤늦게 자신의 지갑을 집에 놓고 온 걸 떠올렸다.
“아, 진짜… 이것도 다 아내가 정신을 안 차려서 그래. 아침에 좀 도와주면 어디 덧나나?”


그는 다시 집으로 향하며 짜증 섞인 한숨을 내쉬었다.

옆집 아주머니가 “좋은 아침이에요!” 하고 인사했지만, 그는 듣지 못한 척 지나쳤다.


회사의 사무실에 도착했을 때, 동료 후배가 인사를 건넸다.
“선배님, 어제 제가 말씀드린 코드 리뷰 한 번 봐주시겠어요?”
“그걸 왜 이제 와서 말해? 시간 맞춰야지. 나도 바쁘다고.”


후배는 움찔하며 뒤로 물러섰다. 민수는 자리에 앉자마자 커피를 들이켰고, 회의 자료를 펼치며 또 중얼거렸다.


“내가 무슨 기계도 아니고… 맨날 이 짓을 왜 하는 거지…”


점심시간이 되어도, 그는 동료들과 밥을 먹지 않았다. 혼자 사무실에 남아 편의점 도시락을 먹으며 스마트폰을 또 들여다보았다. 이번엔 SNS 속 친구들의 사진이 그를 괴롭게 했다.


“여긴 또 여행 갔네. 누군 여행 갈 시간도 있고, 돈도 있고… 참 부럽다, 부러워.”


그의 손가락은 화면 위를 무심히 스쳐 지나갔다.
회사, 집, 학교, 세상 모든 것이 그에겐 불만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정작 민수는 깨닫지 못했다. 그의 투덜거림이 가족에게 상처가 되고, 회사에서의 불평이 후배들에게 부담이 되며, 그의 부정적인 눈빛이 스스로를 더 깊은 어둠 속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것을.


그날 밤, 그는 아이들이 잠든 뒤 소파에 앉아 TV를 틀어놓은 채 다시 투덜댔다.


“다른 인생을 살 수 있다면, 정말 행복하게 잘 살 수 있을 것 같은데...”


민수는 그렇게 중얼거리며 소파에 몸을 깊숙이 파묻었다. TV에서는 예능이 흘러나왔고, 가족들은 이미 모두 잠자리에 들었다. 전등을 끄지 못한 채, 그는 눈을 감았다.







금요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