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시야가 트이고, 분명
내가 있어야 할 자리엔
책들만 덩그러니.
거의 모든 이에게
잠시 비울 시간은 정해져 있는가
그 시간의 테두리 속에 난 없다.
잠시 동안의 공백, 허망 그리고 자유
곧 그들은 돌아올 것이다.
오랫만에 만난 벗과
책과 시간에 대한 대화를 나눔에
같은 시간 속에 있으나
그와 나 사이엔 공백이 있었다
수렁과도 같고 벽과도 같은, 허나
계속 시간은 흐르고
그 속에 있는 공백도 움직이니, 다만
그 연속선 상의 나를 주시하리라
공백은 개별적인 하나이고
연속은 그대로 하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