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gjQwwWjxPaQ?si=Co1wCA3WCO8PEQ7F
유미의 세포들 드라마의 OST로도 활용되었던 검정치마의 <Ling Ling>입니다.
사운드가 귀엽고 락킹 하기 때문에 그럴 것 같진 않지만 가사는 권태기에 다다른 커플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가사 속 화자는 작은 불이 꺼지고 설렘도 지겨워지는 때가 왔다고 고백하죠.
이 노래를 특히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는 그렇게 서로를 잃기 직전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서로를 붙잡으려고 하거나 상황을 미화하려고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저 상대방에게 슬픈 표정 짓지 말라고, 아무 말하지 말라고 안심시킬 뿐입니다.
이 세상 모든 관계엔 결국 끝이 존재합니다. 영원할 것만 같은 상황도 결국 끝이 나는 것처럼 사람 사이의 관계도 결국 종말을 맞이하게 되죠. 그렇게 종말은 가끔 누군가의 확실한 잘못이 그 이유가 되지만 대부분은 그저 시간이 흘렀기 때문인 경우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초반의 호감과 설렘이 자연스럽게 녹아 없어지면 서로의 다른 점과 생각의 차이가 나타날 수밖에 없고
서로의 그것이 이해의 범주에 없다면 그 관계는 끝을 향해 달려가겠죠.
그렇기에 시작할 때의 뜨거움과 끝지점의 미적지근함은 심하게 차이 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그 끝지점에서 <Ling Ling> 속 화자는 시작할 때의 온도를 다시 바라거나 요구하지 않고 그저 바라보기만 합니다. 이것이 체념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오히려 상대방을 더 지긋이 바라보는 따듯함이 느껴지죠.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할 때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런 시선이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지금의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서로 간의 변화를 강조하기보다는 지금의 상대방을 따듯한 마음으로 볼 수 있는 그런 애틋한 시선 말입니다.
그리고 많이 힘들겠지만
멀어져 가는 거리를 가만히 응시할 수 있는 시선도 필요하겠죠.
Ling Ling 이건 한 줌 모래야
흘리는 순간 떠내려가는
원래 그런 사이인 거야
떠내려 가는 순간은 슬프지만 떠내려 가기에 또 다른 곳을 볼 수 있을 테니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