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곡, 언니네 이발관의 <아름다운 것>

by Seb

매일같이 출근을 해서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어제와 비슷한 고민을 하며 하루를 살아가다 보면 혹시 이런 일상이 영원히 이어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흔한 착각에 빠지곤 합니다.


교복을 입고 있을 땐, 영원히 교복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만 같았고

친구들과 있을 땐, 영원히 이 친구들과 함께 놀 수 있을 것만 같았습니다.


하지만 거짓말 같이 그런 순간들은 지나가버렸고 지금의 '나'만이 남아있습니다. 여전히 지금의 순간이 영원히 반복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내가 남은 것이죠.


그런 착각에 빠져 있는 시간이면 그동안 지나왔던 시간들을 떠올리곤 합니다.


언젠가 끝날 것임을 모르고 살던 그 시간들.


지금은 그 시간들 속에 행복이 있고 아름다움이 있었음을 알고 있음에도, 어찌나 당시엔 그것이 아름다운 줄도 모르고 흘려보내버렸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혹시나 지금도 여러 아름다운 것들을 흘려보내고 있는 것은 아닐까 불안할 때가 있습니다.


사랑했다는 말 난 싫은데
아름다운 것을 버려야 하네


어쩌면 <아름다운 것>의 가사처럼 이미 흘러간 것들은 어쩔 수 없이 버려야 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불안해한다고 한들 이미 놓친 것을 다시 느낄 순 없고

행복이란 일부러 느낄 수 있는 종류의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다만 적어도 흘러가버린 시간들 속에 아름다움이 있었음을 알았으니

지금의 순간 속 어딘가에 아름다움과 행복이 숨어있다고 믿을 순 있겠죠.

그 믿음이 보답해 주는 순간이 올 지는 모르겠지만 말입니다.


이상으로 세 번째 퇴근곡, 언니네 이발관의 <아름다운 것>이었습니다.


https://youtu.be/MYYXLw8jRD0?si=WZZD1tltWxUtHIh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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