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번째 곡 곡, 거북이의 <비행기>

by Seb

https://youtu.be/WTLDRmcr3QI?si=UtdsiOgkNzrK9JEq

얼마 전, 친구와 걷다가 길에서 우연히 거북이의 <비행기>를 마주했습니다.


90년 대생들에게 <비행기>와 관련된 추억이 없는 사람이 과연 몇이나 될까요? 운동회나 행사에서 단골로 나오는 곡이었고 반에서 단체로 부르는 경우도 많았죠. 특유의 쉬운 랩과 가사 그리고 신나는 멜로디는 <비행기>를 어떤 축제와도 잘 맞는 곡으로 만들어주었습니다.


성인이 되어 사회에 나온 뒤 다시 듣는 <비행기>는 더 이상 마냥 신나지 않고 어딘가 애틋하고 애잔한 감정이 더 많이 듭니다. 이런 감상이 저 혼자만 그런 줄 알았는데 그건 아니더군요. 저와 같이 들은 친구도 그렇고 위 영상 속 댓글들 속에서도 비슷한 이야기를 심심찮게 찾을 수 있었습니다.


어쩌면 그것은 <비행기> 속 화자가 당장 비행기를 앞둔 사람이 아니라 철없을 적의 '나'를 회상하고 있는 인물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애써 내색하지 않으려는 불안감

날기만 하면 아무 걱정 없어 보인다는 철없음과 순진함

안절부절못하지만 그럼에도 마지막 게이트를 통과하는 마음


자기 자리를 잡은 것처럼 보이는 어른들을 볼 때마다 느끼는 어떠한 부러움과 두근거림이 남일 같지 않게 들립니다. 하지만 아주 짧은 순간만 밖에 있어도 알 수 있죠. 비행기를 타고 나아가봤자 아무 걱정 없어 보이는 표정 뒤에는 또 다른 종류의 불안이 있고 점점 갈 수 있는 곳이 사라져 간다는 현실이 있을 뿐입니다.


물론 지금 이 순간에만 느낄 수 있는 고유의 기쁨과 행복이 있고 과거의 순간이 늘 반짝반짝하고 좋았던 것은 아닐 겁니다. 다만 그 시절 만이 가질 수 있는 무언가는 늘 그리움을 내포하고 끊임없이 과거를 추억하게 만듭니다. 유일하게 순수한 천진난만함을 조금이라도 간직할 수 있고 미래를 향한 순진한 기대를 할 수 있는 그 시간들을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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