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 고독 하얀 고독

세상을 바꾼 1만 시간의 고독

by 낭만밖엔 몰라

#새벽의 고독


시계의 초침 소리가 불 끈 방안을 점령군처럼 자정의 성벽을 넘어 새벽을 향해 재깍거리는 불면의 밤입니다.. 그대의 삶이, 그대의 불면이 적막하고 고독하신가요? 그렇다면 잠시 제 글을 읽어 주실래요? 텅 빈 실존과 고독의 허기짐에 쩔쩔 메는 새하얀 밤이 서글프게 찾아온다면 이 글을 읽어 주실래요?


사람에 따라 상황에 따라 그 깊이와 빛깔은 다르겠지만 고독감은 인간의 복잡한 감정중 절대지존의 자리를 차지하며 지독하게 우리 곁을 절대로 떠나지 않지요. 기쁨으로 충만할 휴일의 밤에 거꾸로 밀려오는 허탈한 고독감을 당신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다루시는지요?


포르투갈의 애절한 민요 음악 '파두(Fado)를 세계에 알린 국민가수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검은 돛배' 노래를 가만히 들어 봅니다. 바다로 간 연인의 죽음을 알린 검은 돛배를 보며 비탄에 잠긴 가수는 절규합니다...'당신이 떠나가 버린 것이 아니라 영원히 내 가슴속에 나와 함께 하고 있다고..' 죽음의 보자기에 둘러싼 검은 바다와 검은 돛배 그리고 검은 고독을 영원의 하얀 고독의 노래로 승화시킵니다. 이 한곡의 명곡이 애절한 Spanish Guitar 리듬으로 만들어 지기까지 오랜 시간 사별의 비탄과 고독으로 발효되었으리라 짐작합니다. 이 노래를 수백 번 듣다 보면 걷잡을 수 없는 검은 슬픔이 거꾸로 듣는 이로 하여금 애이불비(哀而不悲)의 하얀 영혼의 울림을 주니까요.


https://www.youtube.com/watch?v=EYKbHPjE-yc&feature=share


#생산적 하얀 고독의 법칙


많은 이에게 인용된 <1만 시간의 법칙>이 허무와 고독의 시간에도 적용되어 발효하지 않을까요? 현실이 견디기엔 아프고 넘을 수 없을 것 같은 거대한 벽으로 서 있지만 하루 3시간을 고독에 투자하면 일주일에 약 20시간이 되고 합하여 총 10년간 고독과 집중의 시간을 가진다면 1만 시간의 법칙이 작동하게 되는 것이지요.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동계올림픽의 변방국가 스켈레톤 종목애서 기적의 금메달을 대한민국 국민에게 선물한 윤성빈 선수도 불과 5년 전에 나홀로 이 종목을 시작했지요. 아무도 상상하지 못한, 남의 나라의 것이라고 여긴 종목의 벽을 넘어 정상에 오르기까지 그 자신과 주변의 사람들은 과연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을까요? 미래가 불안하지 않았을까요? 정상의 질주를 마치고 승리의 큰 절을 올리기까지 1만 시간 동안 얼마나 아프고 고독했을까요?



#몸이 기억할 때까지 1만 시간


다른 경쟁 주자들은 스켈레톤 경기장에서 평균 10회의 연습을 했는데 윤성빈 선수팀은 380회의 코스 연습을 했다고 합니다. 무려 38배 더 미치고 더 지치는 피나고 멍들고 아픈 연습의 시간을 보낸 거죠. 그는 스켈레톤 코스를 ‘머리가 아닌 자신의 몸에 이미 익숙해질 때까지 연습했다’고 말했습니다.


10년도 아닌 5년의 시간 동안 1만 시간의 법칙을 미분하고 집중하여 불가능한 금메달을 비전으로 삼고 선두 경쟁자의 강약점을 분석하고 전략을 짜고 그 전략이 몸에 완전히 체화될 때까지 때로는 먹은 음식을 토할 만큼 연습을 즐기면서 견뎌 냈습니다. 불안과 절대 고독의 젊음을 그는 계산된 도전의 시간으로 사용했습니다. (물론 타고난 재질도 당연히 있지만 주제에 맞게 글을 쓰기 위하여 이 부분은 생략합니다)


따지고 보면 특별한 인간의 불안함과 고독함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멀리 보고 활용하는가에 따라 누구나 하얀 고독의 대가가 된다는 말이지요. 목표가 있는 고독을 하얀 고독이라 부르고 싶습니다.


보편적인 인간으로서 마음속의 깊고 넓은 오대양의 검은 바다를 떠다니는 고독하고 검은 삶의 돛배를 지울 수는 없겠지요. 그러나 우리 각자가 꿈을 찾고자 한다면, 꿈이 있다면, 1만 시간 동안 쉼 없이 하얀 고독의 돛배를 띄우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하겠죠. 인간이 희망을 포기한다면 남는 것은 절망과 죽음밖엔 없으니까요. 내게 주어진 인생의 조건에서 주인공이 되려면 폭풍우가 몰아쳐 배가 침몰할 것 같은 순간에도 하늘의 북극성을 지향하며 일사불란한 행동으로 조직과 사회의 하얀 돛배의 엔진을 정비하고 더 많은 하얀 돛배를 건조하는 것이 리더의 파두(Fado, 숙명; 포르투갈어)가 아닐까요?


#하얀 고독은 세상을 변화시킨다


최초로 에베레스트 무산소 등정의 위업을 달성한 라인홀트 메스너는 등정을 축하한 사람들의 찬사를 뒤로하고 바로 히말라야의 베이스캠프로 홀로 돌아가 낭가 파르트 단독 등반을 감행했지요. 탈진과 산소부족으로 불안과 두려움, 삶과 죽음,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절대 고독의 기나긴 시간을 불굴의 투지와 1만 시간의 연습으로 획득한 등반 전문성을 통해 검은 고독을 자신의 빛나는 존재감으로 인식하는 하얀 고독의 세상을 변화시키게 되지요.



#리더의 숙명 - 하얀 고독


리더란 과연 어떤 사람일까요? 신이 아닌 이상 리더는 명확한 수학적 사고로 무장하여 치밀한 계산을 통해 북극성을 찾아가는 나침반을 제공하고 소통하는 사람이지요. 리더는 폭풍이 몰아치는 검은 바다를 조용히 잠재울 신의 능력은 없지만 구명정과 구명조끼를 빈틈없이 준비하고 항해를 하는 동료들이 구명정과 구명조끼를 최단시간에 능숙하게 사용하는 스킬과 프로세스를 익히도록 현장을 눈 부릅뜨고문제의식을 놓치지 않는 고독한 사람이지요. 리더란 신의 계시와는 무관하지만 신이 인간에게 제공한 검은 돛배와 하얀 돛 배중 선택의 여지없이 오직 미래로 가는 <하얀 고독의 돛배>를 선택하는 숙명(Fado)을 지닌 호모 사피엔스가 아닐까요?



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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