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22 리쿠가 일하는 일본 스타벅스에서 씁니다.
일본 유학 생활을 하면서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라 하면 일본 정서와 내가 어울릴까?라는 고민이 가장 컸다.
아무래도 나는 조금 많이 외향적이고 하고 싶은 말을 내뱉어야 적성이 풀리는 성향. 돌려 말하는 것을 싫어하고 거절이든 승낙이든 단칼에 하는 반면에, 보통 우리가 알고 있는 일본인의 성격이라고 하면 평균적으로 자신들이 이야기하고 싶은 걸 앞에서 말하지 않고 돌려 말하는 문화라고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건 확실히 그런 성향이 강한 편이긴 하지만, 이것이 꼭 기분이 나쁘거나 조금 불편하거나 꼭 답답하지만은 않다.
좋은 쪽에서 본다면 정말 배려심이 깊고 신중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니까...
오늘 적어볼 이야기는 내가 방금 이야기한 내가 생각했던 "일본의 정서"를 가진 나와 현시점 가장 친한 일본인 친구, 후시미 리쿠에 대한 이야기다.
리쿠는 나와 처음 만난 날 칼하트 워크 재킷에 일본 스러운 구두를 신고 있었다. 조금 덥지 않니? 생각했다.
APU 학교 특성상 일본인임에도 외국에서 살다 온 친구들도 많아 개성이 강한 편이다.
나 또한 그날 스냅백에 검은색 스카잔에 다리를 꼬고 뒷자리에 편하게 앉아 수업을 들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영어 언어 수업이었어서 ( 비교적 자신이 있는 영어 수업, 일본어가 아니기에 ) 마음이 편해서 이런 자세를 취했을지도 모른다. 아마 긴장감이 크게 없었기 때문에 주변에 것들이 더 잘 보였겠지..
자기소개를 간단하게 했고 리쿠는 러닝을 좋아한다고 했었다. 분명히 리쿠가 러닝을 좋아한다고 했어서 내가 먼저 다가가 같이 러닝 하자~ 밥 먹자~~ 하며 가깝게 다가갔던 기억이 나는데, 이 녀석은 아직까지도 자기는 이 날 러닝 이야기는 한 적이 없다고 우긴다.
뭐 어찌 됐던 좋다. 내가 리쿠 너 취미를 잘못 들었던 거라도 그거대로 행운이라 생각한다.
덕분에 네가 정말 러닝을 좋아하게 되었고, 덕분에 너 같은 좋은 친구를 얻었으니까
24년 4월 학기 시작 때부터 자주 만났다.
학교에서 학식을 먹거나, 하교하는 길에 밥을 먹거나
우리 집에 초대해 자주 밥을 먹고는 했다. 매운 걸 못 먹는 녀석.. 남자답지 않다며 놀리곤 했다.
좋아하는 여자애와의 데이트 같은 시시콜콜한 이야기부터,
바다에서 간단히 맥주를 마시고 노래를 들으며 졸업하고는 뭘 하고 싶은지, 꿈은 무엇인지에 대한 꽤나 진중한 이야기도 몇 번 나눴었다. 리쿠는 만화를 그리고 싶다고 했었다.
기억을 잘하는 편은 아닌데 이상하게 이 녀석에 관한 것들은 하나씩 떠올려보면 다 생각해 낼 수 있을 것 같다. 그만큼 특별한 친구라는 뜻이겠지
방학 때는 함께 타이완을 다녀왔다.
아까 이야기했던 영어 같은 반 여자애에 소개를 받아 타이완 사람, 한국 사람, 일본 사람 세 명이서 즐겼다.
사람은 자신이 없는 무언가를 타인에게서 찾을 때 존경심을 느낀다고 한다.
돌아보면 이 리쿠는 참 상대를 편하게 해 주고, 말을 잘 들어주며, 배려심이 깊은 친구 같다.
처음 만나는 남들이 봤을 때는 리쿠가 꽤나 낯을 많이 가리고, 소심한 친구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나는 이 녀석이 얼마나 재밌는 녀석인지 알고 있다. 뭔가 나에게만 재밌고 특별한 존재라고 생각하게 될 때가 있는데 난 이게 참 좋다.
내년에는 필리핀 어학연수를 간다고 한다.
내가 아는 리쿠에게 혼자 하는 해외 한 달 살이는 꽤나 큰 도전이 될 텐데,
건강하고 보람찬 유학생활을 하고 왔으면 좋겠다. 항상 어디서든 언제든지 응원하는 내 DAY 1.
신년인사를 미리 할게 ~ 항상 행복한 일만 가득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