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히타 고등학교에서 영어 선생님이 돼 보다.

1.2

by 위 래


내 나이 24살, 그것도 다가온 25년 1월 지나고, 내 생일이 지나면 만으로 24살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것을 줄 수 있는 능력을 가졌는가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될 때가 있다.

일본에 있으면서 가끔 집 앞 돈키호테에 한국인 관광객들을 만나면 한국어로 일본 직원의 말을 번역해 줄 때, 얼마 전까지 잘 쓰다 작년 말 에브리타임 신고 누적인지... 알고리즘으로 튕겨나가 버린 일본 식당 예약, 여행 예약, 호텔 예약 전화 부업 등 내 능력을 살려 사람들을 도와보긴 했다.


굉장히 즐겁다. 육체적으로 힘겨운 노동을 동반하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는 쉬운 간단한 일들이 남에게는 정말 커다란 효과를 주고, 돈을 줄 만큼 내 능력을 인정해 준다는 건 참 기쁜 일이었다.

그리고 저번 달, 정말 값지고 재밌고 신기한 경험을 내가 있는 벳부에서 북쪽으로 조금 히타에서 하게 된다. 오늘 할 이야기는 바로 히타 고등학교, 선생님으로 일하게 된 이야기.





먼저 이 이야기를 하려면 우리 학교에 대해서 조금 설명이 필요하다.

벳부 APU에서 공부하고 있는 대학생인 나.

우리 대학교는 영어전형과, 일본어전형으로 두 가지 나눠져 있다.

일본어를 잘하는 외국인과, ( 영어가 조금 힘든 일본인, 말이 조금 힘들이지 다 잘함 )

영어를 모국어로 하는 외국인 혹은 일본어보다 영어가 편한 외국인들

두 부류의 학생이 원하는 전형으로 학교에 진학할 수 있다.


영어 전형으로 입학한 사람은 영어 수업으로 학교 공부를 하며 일본인 친구들 혹은 일본 커뮤니티에 들어가 일본어를 배우거나 일본어 언어수업을 들으며 일본어 능력을 키울 수 있고,

일본어 전형으로 입학한 사람은 그 반대로 영어 능력을 키워간다.


나 같은 경우는 일본어 전형이긴 하지만 어쩌다 보니 영어도 조금 한다.

정확히는 일본어를 백퍼센트로 잘하지도 않고... 영어를 또 엄청 잘하지도 않음.

그냥 어디 전형이나 들어갈 순 있지만 애매한 위치에 학생.

어쨌든 나는 일본어 전형으로 학교를 입학했고 ( 현시점 조금 후회 중이긴 한데 이건 다음에 기회가 될 때 포스팅 해보겠다. )

그 결과 일본어 전형 애들 사이에서는 일본어를 잘 못하지만 영어를 잘하고, 영어 전형 애들 사이에서는 영어를 꽤 하지만 영어 전형인가?라고 하기에는 애매한 포지션의 학생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왜 이 이야기가 나왔냐 하면, 얼마 전 히타 고등학교 선생님 공고가 나왔고, 일본어 전형에서 내 영어를 가르쳐주셨던 모 교수로부터 연락이 왔다.

일본어 전형 학생에게는 처음 제안 하는 것이지만, 내 영어 능력을 인정해 주셨고, 영어 전형 애들에 비해서는 일본어를 잘하기 때문에 일본인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칠 때 조금 더 유리하고 학생들이 덜 부담을 가지지 않겠냐며 나를 추천해 주신 것임.


처음 했던 이 일은 너무도 재밌었다.

일본 고등학교 1학년 애들이 준비한 영어 ppt를 듣고 피드백해주는 게 내 일이었는데,

일도 어렵지 않았고, 아이들도 나를 너무나 반겨줘서 기분이 좋았다.

히타라고 하면 꽤나 시골 마을이라고 할 수 있는데, 여기서도 한국어를 공부하고 있는 학생이 반에 2명이나 있었다는 것에, 요즘 kpop, 한류문화가 대단하구나 하며 다시 한번 느꼈다.


그렇게 2교시 아이들과 영어로 이야기하며 발표 피드백을 마쳤고,

떠날 때쯤 반 애들이 모두 일어나 인사를 해주고 짧은 시간에 정이 든 애들이 내 휴게실까지 따라오려고 할 때, 참 값진 경험이구나 속으로 말한다.




앞으로 난 어떤 능력을 키우고 얻게 될까?

더 많은 것을 배우고 싶고, 더 많은 능력을 얻고 싶다.

그리고 내 능력들을 소비해 주는 사람들 앞에서 이걸 뽐내고 싶고, 내 능력으로 돈을 벌어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문득 들게 되는 순간이었다.




돌아오는 택시 안에서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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