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서 회복하다.

2025.10.13

by 위 래


글을 안 쓴 지가 오래되었다.

누가 내 글을 봤었을까, 혹은 궁금해했을까

추석 연휴 인스타그램에 친구들의 근황을 보고 한국을 가장 많이 떠올렸다.

추석 때가 되면 가족들끼리 모여 여러 이야기를 나눴다.

사진을 좋아하는 아버지는 항상 오순도순 앉아있는 가족들의 사진들을 셀프카메라로 찍고는 했다.


초등학교 때, 닌텐도로 게임을 했을 시절, R4 칩이었나, 무료 게임들을 잔뜩 다운로드하였을 시절

열차표는 여전히 구매하기 어려운 것 같더라, 가끔 입석일 때는 오히려 엄마 아빠 몰래 게임을 길게 할 수 있어서 좋았었다. 사촌들과 멀티 게임을 하기도 했었지


중학교 때부터는 SNS 가 유행했다.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옆에 있는 가족들의 생활보다는 그때는 내 친구들이 뭐 먹었고, 누구랑 같이 있는지가 더 중요했었던 시기지


고등학교 때는 무엇이 중요했었는지 기억도 안 난다.

추석 때보다는 어느 날 밤이 기억난다. 내가 입시 공부를 할 때, N2 테스트가 떨어져 독서실에서 풀이 죽어서 엎드려 잠을 자고 담배 몇 대 피고 독서실 페브리즈를 뿌리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할머니가 돌아가셨다는 문자를 받았다.


돌아보니 어느 순간 여기까지 와있다. 지금은 한국도 아니고, 당연한 것처럼 추석을 가족들과 보내지 않는다.

제사도, 명절 음식도, 용돈도 ( 몇몇 분은 계좌로 보내주시지만 )

이번 명절은 해쉬태그 병원이다.


감기인지, 코로나인지, 새로운 인플루엔자인지

잠도 편히 못 자고, 밥도 편히 못 먹고 쓰러질 것만 같았던 하루하루

일본인 여자친구인 하루노가 내 방 옆에서 마스크를 쓰고 간호를 해주었다.


감기가 낫고 나면 할 것들을 주황색 천장 등을 보며 침대에 누워 떠올린다.

그중 유학 생활에 글들을 쓰며 더 많은 기억들을 업데이트해놓고 싶어서,

힘들 때마다 외로울 때마다 나도 내 글을 보며 추진력을 얻고 싶어서 다시 글을 써본다.


긴 연휴가 끝나고 다시 월요일이다.

내 몸도 감기가 다 나은 듯하다. 또다시 인생을 즐겨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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